내 박사 지도교수님은 벨 랩 출신이시다.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벨 랩에서 10년 일하시고 한국에 오셨다.

졸업하고 회사를 다닌지 1-2년쯤 됐을 무렵, 한 번은 교수님께 여쭤봤다. 당시 벨 랩은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냐고. 교수님의 대답은 “매니저들이 똑똑했기 때문이지. 좋은 사람 뽑고 좋은 일 할 수 있게 해 줬으니까.”라고 대답하셨다.

조금은 의외의 대답이었다. 뭔가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체계, 제도 같은 게 아니라 “똑똑한 매니저”가 답이라니. 상당히 기운이 빠졌다.

많은 조직에서 “확실한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금과옥조로 여기기 때문에 매년 MBO를 위한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적어 낸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한 해의 성과를 판단하고 인사고과를 매기며, 그 결과에 따라 승진, 연봉 인상률 등을 결정한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규칙을 적용한다.

제품을 기획하거나 연구를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 모든 걸 정량화할 수 있는 잣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성패를 결정하고 한 해의 실적을 평가, 관리한다.

상당히 공정하고 정확해 보인다.

이런 성향은 이 회사만의 특징이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도, 학교에서 교수를 선발할 때도, 판검사가 될 사람을 뽑을 때도, 회사에서 직원을 선발할 때도, 교수한테 연구비를 줄 때도 이런 정량적인 평가를 절대적이고도 공정한 것으로 여긴다.

반대로 많은 이들이 공정하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보기에 상당히 불공정한 방식으로 의사를 결정하곤 한다.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추천서이고, 보통 어떤 자리든 알음알음으로 채용되는 게 일상적이다.

교수를 뽑을 때도, 그동안의 트랙 레코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사람일지 그 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한국의 괜찮은 학교라면 교수 자리를 잡을 수 없는 논문 실적으로 미국의 괜찮은 학교에서 교수 자리를 잡고 나중에 혁신적인 일을 해내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보곤 한다.

사람의 판단, 직관, 직감에 대한 신뢰와 인정. 이게 자리잡지 않는 이상 앞서가는 사람을 빨리 쫓아가는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혁신성은 의외로 동물적인 직감(gut feeling) 같은 것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뭐 좋게 말하면 영감(intuition), 직관이나 통찰(insight) 같은 단어로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정량화, 계량화가 불가능한 어떤 “느낌”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상세하게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여 성공하는 방식은 fast follower가 되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효과적이었지만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길을 탐구하는,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연구 분야에서 좋은 관리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훌륭한 두뇌와 열린 마음가짐을 갖추되 사람, 아이디어에 대한 gut feeling과 배짱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두뇌, 자기 생각과 다른 주장도 수용할 줄 아는 열린 마음가짐, 좋은 사람, 좋은 아이디어를 알아채는 gut feeling,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배짱, 이걸 모두 갖춘다면 정말 훌륭한 관리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P.S.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MBO 방식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소비에트 연방의 경제적인 몰락에서 분명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왜 굳이 망해버린 “계획경제”의 방식을 사익을 추구하는 최전선에 서 있는 사기업들이 그리 신봉하고 있는 걸까?
로지텍에서 나오는 R800이라는 프레젠터를 샀습니다.

로지텍 R800 이미지

로지텍 R800. 사진 출처: 로지텍 홈페이지.


이렇게 생긴 물건이지요.

제법 폼나게 생겼어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조그만 LCD 창에는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어서 발표 시간을 세팅해 놓고 타이머가 카운트다운되도록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상태도 표시되고요. 아래쪽 로지텍 마크 밑에 있는 부분은 USB 동글이에요. 살짝 뽑아서 컴퓨터에 끼우면 되죠. 요즘 나노 동글이라고 해서 USB 포트에서 2-3 mm만 튀어나오는 것 같은 계열은 아니고 전통적인, 3 cm 정도 튀어나오는 동글이에요.

제일 위에 있는, 초록색으로 | 이라고 적힌 버튼이 레이저 포인터 (꽤 밝은 녹색 포인터예요. 제가 보통 써 본 다른 녹색 포인터랑 비교해 봤을 때 가장 강한 편입니다.) 버튼이고, 그 밑에 있는 < > 버튼은 슬라이드 앞/뒤로 넘기는 버튼입니다. 다시 그 밑에 있는 두 버튼은 각각 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과 (발표 중간에 화면에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게 하고 싶을 때 쓰는) 검은 화면 버튼입니다.

처음 살 때 맥을 공식 지원하진 않지만, 크게 문제 없이 작동한다는 걸 확인하고 샀죠. 다만 맨 아래쪽에 있는 두 버튼(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하고 검은 화면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두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게 아쉽지만 핵심 기능은 잘 되는데다가, 그 두 버튼도 어차피 키 맵핑 문제일 테니 어떻게든 해결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주문했어요.

오늘 물건이 와서 연결해 보니 시작/끝 버튼하고 검은 화면 버튼까지 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키 매핑이 필요하겠죠?

우선 각 버튼이 어떤 입력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해 봐야겠죠? 키/마우스 이벤트를 따내 보니까 이렇더군요. 왼쪽 화살표 버튼은 PageUp 키, 오른쪽 화살표 버튼은 PageDn 키, 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은 한 번은 F5(MS 파워포인트에서 슬라이드쇼 시작하는 단축키), 한 번은 ESC(슬라이드쇼 종료 단축키) 키로 작동하고 검은 화면 버튼은 .(MS 파워포인트에서 슬라이드쇼 중간 검은 화면 버튼) 키로 작동합니다.

키노트 단축키 목록을 확인해 보면 프레젠터에서 쓸 만한 단축키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빌드와 슬라이드 구분에 주의해 주세요. 빌드는 각 효과 단위로 움직이는 거고 슬라이드는 실제 슬라이드 한 장 단위로 움직입니다.)

 버튼 R400/R800 기본 키
키노트 단축키
 이전 빌드 (<)
 PageDn  PageDn
 다음 빌드 (>)
 PageUp  [
 슬라이드쇼 시작  F5  Cmd-Option-p
 슬라이드쇼 끝  ESC  ESC
 검은 화면  .  b

그러니까 다른 건 그냥 그대로 두고 PageUp 키는 [로, F5는 Cmd-Opt-p로, .은 b로 대응시켜주면 됩니다.

검색해 보니 다행히도 친절한 방법이 설명되어 있더군요. 링크: Logitech R400 and R800 with Keynote

여기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위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을 우리말로 옮기고 정리한 것입니다.

맥에서 키 리매핑할 때 많이들 쓰시는 KeyRemap4MacBook 이라는 무료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1. KeyRemap4MacBook를 다운로드해서 설치합니다.
  2. 애플 메뉴에서 시스템 환경설정에 들어갑니다. 그럼 KEY라고 적힌 아이콘의, KeyRemap4MacBook이라는 패널이 추가되어 있을 겁니다.
  3. 여기에 적힌 방법을 참조하여 MenuBar 탭을 클릭하여 Setting을 하나 새로 추가합니다. (이렇게 해 둬야 R800/R400을 연결했을 때만 그 세팅을 편하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프레젠터에 따라 R800이나 R400 같은 이름을 쓰시면 되겠죠?)
  4. 이제 키 대응관계를 설정해 줄 차례입니다. 이 링크를 참조하셔서 private.xml 파일을 더블클릭해서 열고, 코드를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xml version="1.0"?>
<root>
  <list>
    <item>
      <name>R800 or R400 to function for Keynote</name>
      <appendix>Change remote . to b</appendix>
      <appendix>Change remote F5 to Option-Cmd-P</appendix>
      <appendix>Change remote PageUp to [</appendix>
      <identifier>private.logitech_presenter_keynote</identifier>
      <autogen>--KeyToKey-- KeyCode::DOT, KeyCode::B</autogen>
      <autogen>--KeyToKey-- KeyCode::F5, ModifierFlag::NONE, KeyCode::P, ModifierFlag::OPTION_L | ModifierFlag::COMMAND_L</autogen>
      <autogen>--KeyToKey-- KeyCode::PAGEUP, KeyCode::BRACKET_LEFT</autogen>
    </item>
  </list> 
</root>
  1. Change Key 탭에서 ReloadXML 버튼을 클릭해 줍니다.
  2. 3단계에서 했던 것 때문에 R800이라는 Setting이 추가되어 있는데요, R800을 선택해 주세요.
  3. 이제 R800을 선택했을 때의 키 매핑을 설정할 차례입니다. 맨 위에 있는 R800 or R400 to function for Keynote를 선택해서 활성화시키고, 그 바로 밑에 있는 General을 확장한 다음 Don't remap an internal keyboard를 선택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컴퓨터 키보드에서는 해당 키가 리매핑되지 않아요.


여기까지 다 하시고 나면 다 끝납니다. 키노트를 켜 놓고 테스트해 보세요. 혹시 원하시는 방식으로 리매핑하고 싶다면 단축키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입맛에 맞게 설정해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내는 아이들 재우느라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나는 혼자 부엌 식탁에 앉아 밀린 일을 좀 처리하고 있다. (부엌 식탁은 내가 가장 기분 좋게 일하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내가 원하는, 벽을 마주하지 않으면서 내가 있는 공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책상하고 비슷한 모양새를 갖췄기 때문인 듯하다.)

혼자서 물을 끓여서 라벤더 차를 우려 마시면서 찬장에 달려 있는, 입주할 때부터 그냥 거기 달려 있었던 시계 겸 라디오로 그냥 93.1에서 흘러나오는 윤디 리의 라 캄파넬라에 이어 벵게로프와 베를린 필/아바도의 차이코프스키를 듣고 있는데, 그 감흥이 비싼 오디오로 듣는 것 못지 않다.

큰 공 들여 듣는 음악 못지 않게 우연히 흘려듣는 음악이 큰 감흥을 안겨주는 것처럼, 한참을 공을 들여 준비하고 행하는 일 못지 않게 얼떨결에 스쳐지나가는 일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인생의 섭리가 아닌가 싶다.



정말 진짜일까요? 조작(?)치고는 공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 이제 약정이 네 달 정도 남았고, 여기저기 상태도 안 좋아지는데 약정 끝날 때쯤 아이폰 5가 나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듭니다.
A boss creates fear, a leader confidence.
A boss fixes blame, a leader corrects mistakes.
A boss knows all, a leader asks questions.
A boss makes drudgery, a leader makes it interesting.
 - Russell H. Ewing 
inspired by a tweet by @withnabi...

당신은 두목입니까, 아니면 리더입니까?
Mu-Ming Poo라는 교수가 실험실 사람들에게 썼다는 글을 보고, 사실 웬만한 경쟁력 있는(!!) 랩이라면 대부분 교수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학교가 아니라 회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 이메일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열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파하지 못하고 강요하면서 오히려 심각한 역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주마가편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훌륭한 리더라면 열정을 강요하고 다그칠 게 아니라, 사람들 안에 숨어 있는 열정의 씨앗을 찾아내어, 그 씨앗을 어떻게 훌륭하게 싹 틔우고 키워낼지 고민하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Making it big in software라는 책에서 조금 연관되어 보이는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절박한 마음은 그저 그런 직원을 리더로, 생산성이 낮은 사람을 수퍼스타로 만들어줄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또는 일 외의 자신의 삶을 하찮게 여기기 십상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 특히 함께 프로젝트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이 - 절박한 마음 없이 일하는 데 대해 크게 좌절하곤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덩치가 있는 조직이라면 당연히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또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게 정상이다. 둘째,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일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에서도 일에 매달리고, 무조건 남들보다 오래 일하면서 일과 삶 사이의 균형이 완전히 망가져버리곤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일하는 데 있어서 정말 어려운 부분은 첫째,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자체이고 둘째, 그런 마음가짐을 제어하는 것이다. 후자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아예 전자를 포기하는 게 낫다.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세 가지 조언을 해 볼까 한다. 첫째,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되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길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둘째,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은 회사에서 일할 때로 제한한다. 회사에서는 사려 깊고 예의 바른 불도저로 사는 것도 좋겠지만, 삶 전체가 그렇게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행동한다고 해서 못되게 굴어도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을 핑계로 그 어느 누구에게도 무례해서는 안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일한다면 자기 분야에서 진정한 최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논문이라고 너무 어려워 하지 마시고 논문을 직접 읽어보세요... 

에... 영어 울렁증은 제가 어떻게 해 드릴 수 없지만서도 전문지식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논문입니다.

1974년, Journal of Applied Behavior Analysis라는 저널에 감동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논문이 출간됩니다.

The Unsuccessful Self-treatment of a case of "Writer's Block"
by Dennis Upper
J. Appl Behav Anal. 7(3), 497

여기에 가시면 그 논문을 보실 수 있어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는 논문입니다.

그리고는 30여년이 지난 2007년, 같은 저널에 후속 논문이 발표됩니다.

A Multisite Cross-Cultural Replication of Upper's (1974) Unsuccessful Self-Treatment of Writer's Block
by Robert Didden, Jeff Sigafoos, Mark F. O'Reilly, Giulio E. Lancioni, and Peter Sturmey
J. Appl Behav Anal. 40, 773

위 논문의 PDF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어요.

위 두 논문 모두 곱씹어 보실수록 그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두 논문을 인용한 논문 한 번 써 보고 싶군요.

오늘 회사 세미나에서 저 논문을 발표했어야 했는데... 쩝

제보해 주신 nowhere place의 nobody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내망용 소프트웨어는 그 태생상 뭔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존재하는 소프트웨어를 그 회사의 (특히 높은 분들의) 취향에 맞춰서 고치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도 많고, 사후관리도 잘 안 되고, 책임 질 만한 사람도 잘 없고 그렇더라고요.

게다가 비용도 많이 들어서, 회사 내에 인트라넷 담당 직원을 한 명만 운영하려고 해도 (사내망용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가 그 사람이 하는 유일한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소 1년에 2-3천만원은 인건비로 들어가게 마련이지요.

내가 만약 회사라든가 조직을 운영한다면 Google Apps + 37signals의 업무용 소프트웨어 모음 같은 것을 적극 활용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직원이 만 명이 넘어가는 큰 회사라면 어느 정도 자체 사내망 구축을 고려해 볼 만할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자체 사내망과 사내망용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비용, 별도 서버를 운용하는 비용, 그리고 그것보다 훨씬 규모가 큰 시스템 개발 및 유지보수 비용, 인건비 등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만 하죠.

더 좌절스러운 건, 그렇게 많은 돈을 잡아먹는데도 불구하고 사내망이라는 것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적어도 내가 주변에서 만나본 직장인들은 대부분 자기 회사 사내망을 그다지 만족스럽게 여기지 못하더라고요. 사내망 소프트웨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건데, 직원들이 “협업에 도움이 될 만한 걸 찾기가 힘들어요”, “내가 이거랑 씨름하다가 오늘 하루 다 보냈다니깐...” 이런 소리 하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 아닐까요?

비용과 만족도 면에서 볼 때 구글 앱스는 정말 훌륭한 해결책인 것 같아요. 사용자 수에는 제한이 없고 사용자 한 명당 1년에 50불씩 받더라고요. 이 정도면 기꺼이 낼 만하죠. 예를 들어 직원이 100 명이라면 일년에 5000불 정도 들 텐데,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 이메일 서비스, 꽤나 쓸만한, 그리고 협업 환경에서는 때에 따라 최선의 솔루션이 될 수 있는 구글 독스, 구글 캘린더 같은 걸 그 정도 비용으로 사내망용으로 쓸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게다가 시스템 점검이니 뭐니 하면서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는 일도 거의 없어요. 이런 걸 자체 구축한다거나 별도 호스팅 업체 같은 데 맡겼을 때 비용, 만족도 면에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긴 힘들 것 같아요.

37signals 같은 데서 나오는 각종 앱들도 마찬가지. 여기서는 구글 앱스하고 별로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중소기업 정도 규모에서 업무에 필요한 앱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꽤 만족스러워 보여요. 예를 들어 프로젝트 관리용 앱인 basecamp의 경우 제일 비싼 플랜이 사용자 수와 프로젝트 개수는 무제한인데다가 75 GB까지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건데, 한 달에 149불이예요. 괜찮은 가격 아닌가요?

사람들이 보안 관련해서도 걱정을 많이 하는데, 구글이나 37signals 같은 회사에서 자기 회사 정보를 빼갈까봐 걱정인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회사 내부에 서버를 놓고 돌린다고 해서 딱히 더 보안이 훌륭할 것 같지도 않아요. 오히려 더 안 좋으면 안 좋았지 말이죠. 데이터 안전성도 마찬가지. 언제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리거나 죽어버릴지 모르는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보다는 저장소가 여러 겹으로 분산돼 있는 구글이나 37signals 같은 회사의 서버 쪽이 훨씬 더 믿음직한 것 같아요.

글 써 놓고 보니 무슨 구글, 37signals 광고글처럼 되고 말았군요. 난 뭐 이 두 회사랑은 아무 이해관계 없으니깐 상관 없어요. 그냥 사내망에 불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보다 보니 든 생각이죠.


우리 잘 생기신 파인만 선생님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It doesn't matter how beautiful your theory is,
it doesn't matter how smart you are.
If it doesn't agree with experiment, it's wrong.
- Richard Feynman

아무리 아름다워 보이는 이론이라도,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만든 이론이라도,
실험하고 맞지 않는 이론은 틀린 이론이다.
- 리차드 파인만
요즘 컴퓨터들은 코어가 여러 개 있는 게 대부분입니다. 계산 작업 같은 걸 할 때는 최대한 여러 코어를 동시에 돌려야 더 빨리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가 원래 다중코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걸 쓰는 게 좋겠죠.

근데 계산용 소프트웨어 중에 보면 mpi를 지원하긴 하지만 mpi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냥 코어 하나만으로 계산하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좀 안타깝긴 하지만 단일 머신에서 mpi를 돌려서 계산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곤 하죠.

보통은 클러스터 셋업을 할 때 ssh 무인증 설정을 하지만, 저는 위에 설명한 용도로 쓰기 위해 ssh 무인증 설정이 필요했습니다. meep이라는 FDTD (Finite Difference Time Doamin) simulation 소프트웨어를 돌리려고 하는데, 이게 여러 코어를 동시에 쓰려면 mpi를 써야만 하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거든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http://unhead.tistory.com/19 글에 나와있는 것처럼 하면 되는데요, 여기에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etc/ssh/sshd_config 파일 수정 (아래의 내용이 있는 부분을 모두 uncomment해서 활성화)
    1. port 22
    2. RSAAuthentication yes
    3. PubkeyAuthentication yes
    4. AuthorizedKeysFile      .ssh/authorized_keys
  2. service ssh restart 명령 내려서 ssh 데몬 restart (여기까지는 당연히 root 권한으로, 이 밑으로는 일반 사용자 권한으로)
  3. 홈 디렉토리로 가서 ssh-keygen -t rsa 명령 실행
    1. 뭐 자꾸 묻는데, 그냥 엔터 세 번 치면 됨
  4. 아래 명령 실행
    1. cd .ssh
    2. cp -RfpP id_rsa.pub authorized_keys
  5. 머신이 여러 대 있을 경우에는 모든 머신에 각각 자신 및 다른 모든 노드들의 authorized_keys 값들이 다 들어가도록 내용을 복사해서 같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단일 머신인 경우에는 4번까지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해 두면 단일 머신에서 mpirun으로 mpi 작업 실행시킬 때 처음에 한 번만 yes 입력해 주고 나면 그 후로는 매번 비번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뭔가 더 나은 방법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귀찮아서 여기까지... ㅠㅠ

참고: meep을 mpi로 돌리는 것 관련해서는 http://ab-initio.mit.edu/wiki/index.php/Parallel_Meep 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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