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참쉬운 수경재배에서 주문한 하이드로가든 3단 행거킷이 추석 연휴 전날에 배송됐다. 하이드로가든 3단 행거킷에는 다음과 같은 아이템들이 들어있다.


  • 왕자행거
  • GG 필드 6개 (그 중 두 개는 입수구-출수구 모델, 네 개는 출수구-출수구 모델)
  • 필드 거치대 3 세트 (총 6개)
  • 포트 49개 (필드 하나당 8개씩 총 48개 설치 가능)
  • 52리터 배양액 통 (입수용 퀵커넥터가 두 개 있음)
  • 입수 호스, 출수 호스 (호스 직경이 다름)
  • 난석 (혹시 모자랄까, 더 사야 하나 걱정했는데 전혀 모자랄 것 같진 않음)
  • 20W 수중 모터
  • 수경재배 스펀지
  • 비료
  • 전원 타이머 (타이머가 왜 필요한가 했더니 포트에 옮겨심은 식물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배양액을 항상 순환시키지 않고 한 시간에 15분 정도씩만 돌리라고 되어 있다. 배양액 순환하는 데 들어가는 전기요금도 예상치의 1/4 정도면 충분할 듯)
  • 씨앗 (적치마 상추 3000립 한 팩)

기본으로 주는 씨앗이 정해져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로메인을 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로메인 씨앗을 보내달라고 했다. 재고가 있으면 로메인 씨앗으로 보내주시겠다고 게시판에 답변을 해 주셨었는데, 없었는지 그냥 적치마 상추 씨앗을 보내주셨다.

오픈마켓을 보니 다이소에서 각종 씨앗도 다양하게 파는 것 같아서 막히는 길을 뚫고 한참을 운전해서 찾아갔다. 근데 막상 오프라인 매장에 가 보니 (나름 2층짜리 큼직한 매장인데도) 씨앗은 4-5 종류만 팔고 있었다. 그 중에 로메인은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 더 가까운 종묘사에 가서 씨앗을 사 왔다.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괜히 다이소까지 갔다. 로메인, 청경채, 케일 씨앗을 사 왔는데, 씨앗이 은근히 비싸다. (세 종류에 8천원 준 것 같다. 원래 우리 둘째의 의견에 따라 브뤼셀 스프라우츠(미니 양배추)도 집었으나 재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내려놓았다. 하긴 브뤼셀 스프라우츠가 워낙 키가 크게 자라는 놈이라 우리가 사용할 수경재배 키트에는 안 어울리기도 했을 것 같다.) 허브 씨앗도 사고 싶었는데 안 팔았다. 몇 군데 돌아봤는데, 허브 씨앗은 그냥 인터넷에서 사라는 답변을 들었다.


위 사진에서 맨 왼쪽이 키트에 포함되었던 적상추 씨앗이고, 나머지 셋은 종묘사에 가서 사온 씨앗이다. 결국 구하지 못한 허브 씨앗은 지마켓에서 주문했다. 이번 주 중에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수경재배는 씨앗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모종을 사서 시작할 수도 있다. 모종을 사서 시작하면 결과물도 훨씬 빨리 얻을 수 있고, 발아하는 수고를 덜 수 있긴 하지만, 모종이 흙에 담겨 오기 때문에 수경재배를 하는 경우에는 다른 단점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모종에 (그리고 모종과 함께 온 흙에) 병충해의 원인이 딸려오는 것이다. 병충해 신경 쓰기 싫어서 수경재배를 했는데 모종에 딸려온 병충해 때문에 고생하면 억울하지 않은가! 그리고 뿌리에 묻어있는 흙 때문에 배양액이 오염되는 것도 골치 아프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냥 깨끗하게 씨앗으로 싹 틔우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발아에 실패하거나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해 봐야지.

발아할 때는 아래와 같은 수경재배 스펀지를 사용한다.



몇 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씨앗을 심기 좋게 가운데 홈이 나 있고, 잡아당기면 육면체 단위로 쉽게 뜯어져서 씨앗을 틔운 후에 재배용 화분으로 스펀지 채로 옮겨심기 좋다.


(씨앗을 물에 불려서 냉장고에 3-4일 넣어 뒀다가 꺼내서 싹을 틔우면 발아율이 올라가고, 시간이 잘 맞춰져서 모든 씨앗들이 거의 비슷하게 올라온다고 한다. 이번에는 그걸 잘 모르고 그냥 마른 씨앗을 스펀지에 넣고는 물에 적셔서 발아시키고 있다. 나처럼 소규모로 베란다에서 할 때는 씨앗을 여러 개 심고 솎아내는 게 큰 일이 아니어서 발아율이 좀 떨어져도 무방한데, 본격적으로 커다란 식물공장을 운영할 때는 솎아내는 것도 인건비가 들어가는 일이라 발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큰 일일 것 같다.)


일단 적상추와 로메인만 싹을 틔우기로 했다. 적상추 12개, 로메인 32개, 총 44개의 스펀지를 이용했고, 스펀지 한 칸에 씨앗을 세 개씩 집어넣었다. 나중에 싹이 잘 트고 나서 어느 정도 크면 하나씩만 남기고 솎아내서 더 키운 후에 수경재배 포트로 옮기고 본격적인 수경재배를 시작할 예정이다. 48개의 재배포트를 쓸 수 있으니 나머지 네 칸에는 몇 가지 허브를 키워볼 생각이다. (바질, 로즈마리, 타임, 파슬리. 이 네 작물을 선택한 이유는 집에서 요리할 때 즐겨쓰는 허브이기도 하지만, 상추 계열하고 비슷한 배양액 농도에서 자랄 수 있는 허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적상추와 로메인은 씨앗 모양이 거의 똑같다. 2-3 mm 정도 길이의 길쭉한 모양인데, 다행히(?) 적상추는 씨앗이 약간 보라색이라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었다.



씨앗은 저 정도로 스펀지 윗면에서 3 mm 정도 깊이에 들어가게 넣었다. 좀 얕게 넣은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자리를 잘 잡길 바란다. (식물 전문가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 보니 너무 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다음엔 더 얕게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핀셋으로 씨앗을 세 개씩 스펀지에 집어넣고 있는 아동노동의 현장아이들의 모습이다.


이렇게 씨앗을 집어넣은 스펀지는 적당한 그릇에 담아 물을 적셔야 한다. 마침 며칠 전에 받은 아이스크림 케익 통이 남은 게 있길래 거기에 물을 좀 넣고 스펀지를 넣었다. 떡잎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두운 데 두는 게 좋다고 해서 뚜껑도 덮어놓았다.



스펀지 높이의 1/3 정도가 되도록 물을 붓고 스펀지를 손바닥으로 쭉 눌러서 공기가 한 번 빠져나가고 물을 쭉 빨아들이게 적셔준 다음에 뚜껑을 덮어 두었다.


이렇게 한 게 9월 15일 저녁. 이제 4일이 다 되어 가는데 싹이 머리를 내민 게 몇 개 나타난 정도다. 몇 시간 만에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글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잘못 본 건가... ㅠㅠ (싹이 나는 데는 빨라도 이틀은 걸리고, 일주일을 기다려야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제 싹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햇빛도 쪼여주고 잎이 몇 개 나오면 맹물이 아닌 낮은 농도의 배양액을 써 줘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본잎이 4-5개 정도 되면 재배용 포트로 옮겨 심고 본격적인 수경재배를 시작하게 될 듯하다.


우리 집 베란다 구조 때문에 아직 수경재배 키트는 전혀 조립을 하지 않았다. 베란다에 화분 같은 거 놓을 수 있는 구획이 (얕은 콘크리트 턱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공간에 왕자 행거가 들어가질 않는다. 왕자행거의 깊이(앞뒤 간격)가 43 cm 정도라는데 그 공간은 깊이가 38 cm가 조금 안 된다. 배양액 통으로 쓰이는 52 L 짜리 플라스틱 통이 들어가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처음에는 알루미늄 프로파일로 깔끔하게 거치대를 만들어볼까 했는데, 은근히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서 (채소값 아낄라고 시작한 건데 말이지 ㅠㅠ) 안타깝게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지마켓에서 이동형이 아닌 바닥-천장 고정형 왕자행거를 주문했다. 키트에 포함된 필드 거치대(지름 28-32 cm의 봉에 끼울 수 있게 되어 있음)와의 호환성을 감안해서 수직 봉 지름도 맞고 수평 간격도 75 - 130 cm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물건으로 고르다 보면 링크된 것 중 B형을 고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17,900원의 가격에 대단한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쓸 경우 제일 저렴한 2020형을 사용하더라도 이런저런 부품 포함하면 5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것 같았다. 3030 프로파일 쓰면 10만원도 넘길 기세...) 어쨌든 못 쓰게 된 이동형 왕자행거는 애들 방 옷걸이로 다시 태어났으니 다행이다.


식물별로 적절한 배양액 농도가 있어서, 물에다가 비료를 탈 때 그 농도를 잘 맞춰야 한단다. TDS (Total dissolved solids) 농도나 전기전도도(EC; Electro-conductivity)를 측정하는 장비가 있으면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한다. 일단은 저렴하게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샤오미의 수질측정기를 주문했다. (9900원) 나중에는 EC 센서를 사든 만들든 해서 배양액 농도 모니터링/제어도 해 보고 싶지만 일단은 간단하게 배양액 농도를 수동으로 맞추는 정도에 만족해야지.


추석 연휴가 끝났으니 조만간 행거랑 허브 씨앗이랑 수질 측정기가 배달될 것 같다. 싹이 좀 올라오면 배양액 만들어서 싹 튼 스펀지에 주고, 햇빛도 많이 쬐어주고 (모자라면 LED 띠가 오기 전까지는 애들 책상의 LED 스탠드라도 임시로 투입해야지 ㅠㅠ) 해야 한다. 베란다도 아직 이사의 여파가 다 가시질 않아서 어수선한데 얼른 정리하고 행거 달고 수경재배기를 설치해야겠다.

우리나라는 농사를 짓기에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다. 일단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연교차도 크고 키울 수 있는 작물에 제약도 많다. 여름은 엄청 덥고 겨울은 엄청 추워서 작물을 기를 수 있는 기간도 짧고, 여름에는 수시로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은 것 때문에 수해를 입는다. 차라리 물만 확보할 수 있다면 사막이 농사 짓기에 더 좋을 것 같다.


광원만 괜찮은 게 있다면 식물공장을 만들어서 실내에서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일부 기업에서 사업화를 시작한지 좀 됐다. LED 광원 가격이 엄청나게 떨어지면서 매우 높은 효율로 조명을 할 수 있게 됐고, 솔라셀 가격도 떨어져서 솔라셀로 발전소를 만들고 그 전력으로 식물에 빛을 공급하면 순수하게 탄소를 흡수하기만 하는 공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탄소배출권 장사하기에 매우 좋은 사업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대기업이 시도했으나 농민단체의 반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같다. ㅠㅠ


어떤 사람들은 무농약 유기농 채소 같은 걸 먹고 싶어서 집에서 채소를 기르는 것 같은데 난 솔직히 그런 데는 별 관심이 없다.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없었다면 인류의 삶의 질은 여전히 매우 끔찍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유기농을 고집한다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정말 순수하게 호기심과 식자재비 절감을 위한 일일 뿐이다. 


(식자재비 절감을 위해서라면 술을 제일 먼저 담가 먹어야 할 것 같긴 한데...ㅠㅠ)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식물공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식물공장을 하려면 당연히 수경재배 방법을 쓰게 될 텐데, 마침 가정용 베란다 수경재배 DIY 키트를 파는 데를 찾았다. 몇 년 전부터 블로그에 수경재배 실험 결과 등을 올리던 분인 것 같은데,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수경재배용품 파는 사업을 시작한 듯하다.


참쉬운 수경재배: http://www.easyhydro.co.kr/


여기서 행거에 설치할 수 있는 이동형 수경재배 키트를 주문했다. 3단으로 총 48개의 조그만 화분에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키트인데, 일단은 우리 식구들이 제일 즐겨먹는 샐러드용 채소 중 하나인 로메인 상추를 집중공략해 볼 생각이다. 일반 상추에 비해 구하기가 어렵운 채소이기도 하고, 비싸서 직접 키웠을 때 이득이 크기도 하고, 쌈으로 먹어도 좋고 샐러드로 먹어도 좋고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은 다용도 채소이기도 해서 장점이 많다.


우리나라 로메인 가격이 대략 한 개에 3000원이 좀 안 되는 것 같다. (한 뿌리를 200 g 정도로 잡았고, 1 kg에 14500원 정도에 파는 경우로 계산함) 내가 주문한 수경재배 키트가 동시에 48뿌리를 키울 수 있으니 한 바퀴 돌리면 144000원, 대충 두 번 돌리면 설치비 나올 듯. 너무 낙관적인 예측인가?


베란다가 남향이라 아직은 별 걱정은 안 하는데, 강한 햇빛을 충분히 받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베란다 통유리가 닦기 힘들어서 지저분하기도 하니 광량이 좀 안 좋을 수 밖에 없다. 이제 가을 겨울 되면 광량이 더 부족해질 것 같아서 보완이 필요하긴 할 것 같다. 그래서 LED를 알아보았다. 참쉬운 수경재배에서 LED 광원도 팔긴 하는데, 좀 많이 비싸다. 5050 SMD LED 72개 달린 1 m 짜리 LED strip 네 개 달아서 무려 194,000원에 판다. 이걸 세 층에다가 모두 달면 LED 값만 60만원에 달한다. 물론 LED strip이 식물 재배용 광원(미국 드라마 같은 데서 지하실에서 대마초 키울 때 쓰는 것 같은 빨간색 파란색 섞인 빛)에 맞게 빨간색, 백색, 청색 LED를 섞은 형태의 주문제작품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 어차피 충분히 밝으면 백색광도 괜찮기 때문에 그냥 자작해서 쓰기로 했다. 이베이에서 (적색 쪽을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색온도가 낮은 게 유리한 것 같아서) 따뜻한 흰색(백열전구랑 비슷한 색) 5630 SMD LED가 36개 달린 50 cm 짜리 LED strip을 20개 들이 한 팩 주문했다. 중국에서 발송되고 무료배송이긴 하나 배송에 거의 한 달 걸릴 듯하다. 근데 가격은 43불 정도. 5630 LED는 5050 LED에 비해 광량이 거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50cm 두 개씩 이어서 1 m 짜리를 만들어서 장착하는 형태로 하면 20개 중에서 12개만 쓰면 내가 주문한 3단 구성에 빛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니 식물들이 적색 청색 광원 하에서 훨씬 빠르게 자란다고 한다.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의 흡수 스펙트럼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초록색에 해당하는 빛은 엽록소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적색 청색 빛만 쓸 때는 예를 들어 토마토의 라이코펜 같은 영양성분의 함량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채소별 최적 파장 조합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고 한다.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게 주 목적이 아니라면 태양광에 가까운, 연색지수 CRI가 100에 가까운 LED를 쓰는 게 좋다고 한다.)


(재배등 용도로 적색:청색=3:1로 혼합된 재배용 LED 스트립도 주문했다. 마찬가지로 이베이에서 샀고, 중국 발송이고 배송료가 없지만 배송해서 받을 때까지 오래 걸린다. 50 cm 짜리 20개에 총 69.33불. 나중에 백색광이랑 적청광이랑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여기에다가 주변광+LED광의 합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제어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불이 켜지고 꺼지게 조절하는 기능을 arduino나 raspberry pi로 구현해서 장착해 볼까 생각중이다. 식물을 계속 키우다 보면 아마 배양액 양도 줄고, 농도도 변할 텐데, 좀 오버스럽지만, 배양액의 농도(보통 전기전도도로 측정함)와 수위를 측정해서 필요한 만큼 물을 보충하고 배양액 원액을 보충하는 (이건 수도꼭지나 맹물통에 연결된 솔레노이드 밸브를 조절하고 간단하게 자작한 주사기 펌프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구현하면 될 듯) 제어기능도 구현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상황을 간단한 웹 서비스를 통해 바로바로 대시보드 같은 걸로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저렴한 웹캠 같은 걸로 원격 모니터링도 할 수 있게 해 놓아도 좋을 것 같고...


애초에 주말농장을 한다든가 실내에 화분을 놓고 채소를 키우는 데는 별로 끌리지 않은 이유는 1. 내 성격상 주말마다 (주중에도 종종) 밭에 가서 일하는 걸 꾸준히 할 것 같지 않은 데다가 2. 날씨라든가 병해, 충해 등 내가 쉽게 제어하기 힘든 요인 때문에 타격을 받는 게 정말 싫기 때문이다. 신과 옷, 기구에 묻은 흙 청소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 흙을 쓰다 보면 필히 잡초나 벌레 같은 게 따라올 수 밖에 없고... 수경재배는 이런 문제는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씨앗으로 싹 내서 그걸 수경재배하니 흙을 볼 필요가 없고, 그냥 아파트 베란다에서 하니까 막내 정후만 빼면 크게 사고가 터질 일도 없다. 시스템을 잘 갖춰 놓으면 처음에 싹을 틔워서 수경재배기에 옮겨놓고 나면 별로 손이 가지 않는다는 것도 어마어마한 장점이다.


그리고 장비를 구축하고 그 장비로 실험을 하는 것과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에 내 체질에 잘 맞는 것 같다. 처음에 시스템 구축하는 것도 힘들지만 재미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 후에 계속해서 디버깅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유지비로 가장 비싼 건 아마 전기일 것 같은데, LED 조명(5630 SMD LED 36개짜리가 평균 7 W 먹고 그걸 12개 쓰니까 84W. 소형 SMPS 효율이 얼마 정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대충 안전빵으로 50% 언저리 잡아서 LED 조명 및 arduino 구동 등에 200W 쓴다고 쳐 보자)을 풀로 하루에 12시간씩 켜 놓는다고 치면 한 달에 72 kWh 정도 사용한다. 이 정도면 보통 냉장고 한 대가 한 달에 잡아먹는 전력량하고 비슷하다. 생각보다는 크네. 물론 햇빛에 따라서 확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소모량은 다시 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24시간 돌려야 하는 배양액 순환용 펌프도 20W * 24시간 * 30일 하면 대략 14.4 kWh 나오니까 이것도 은근 전력을 먹긴 한다. 본격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농업용 전력을 쓰면 매우 저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하고 같이 장비를 만들고 시스템 구축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다. 식물을 기르면서 관찰할 수 있기도 하고, 아두이노 같은 걸로 하드웨어도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도 만들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구글에서 TensorFlow라는 딥 러닝 라이브러리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바퀴를 다시 발명할 필요는 없으니 좋은 도구가 공개되어 있다면 잘 가져다가 쓰면 되겠죠?

저는 파이썬을 깔 때 보통 아나콘다를 주로 사용합니다. 패키지 관리하기도 편하고, 제가 주로 사용하는 패키지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기도 해서 편합니다.

아나콘다를 파이썬 3용으로 셋업하셨다면 아마도 파이썬 2용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겁니다. Launcher를 실행하시면 창 맨 위에 “Environment: root” 라고 적혀 있을텐데, 여길 클릭하고 “New Environment”를 선택한 다음 Python 2.7을 선택하시고 원하는 환경 이름을 입력합니다. 저는 그냥 “Python2.7”이라는 이름을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벌써 Jonathan Helmuth라는 분이 아나콘다용 텐서플로우 패키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주소는 https://anaconda.org/jjhelmus/tensorflow 입니다. 저 페이지에 적혀 있는 명령어를 실행시키면 되는데, 그 전에 파이썬 2 환경으로 설정을 해 놓아야 합니다. 셸에서 "conda-env list" 명령을 내리면 사용할 수 있는 아나콘다 환경 목록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파이썬 2용 환경을 선택해서 전환하면 됩니다. 저는 "Python2.7"이라는 이름의 환경을 쓰기로 했으니 "source activate Python2.7"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냥 "conda install -c https://conda.anaconda.org/jjhelmus tensorflow" 라는 명령을 실행시키면 알아서 잘 깔아 줍니다.

참 간단하죠?

급하게 MATLAB을 써야 하는데 맷랩이 깔려 있는 컴퓨터가 없으면 참 당황스럽죠? 이럴 때 간단하게 Octave를 받아서 쓸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사무용 컴퓨터에 맷랩을 깔 수 없어서 잽싸게 옥타브를 깔았습니다. 근데 그래프를 찍었더니 시스템이 멎어 버리네요.

검색을 해 보니 그래픽스 툴킷 때문에 그런 버그가 생길 수 있나봅니다.


>> graphics_toolkit

ans = qt

>> agts = available_graphics_toolkits

agts =

{

  [1,1] = fltk

  [1,2] = gnuplot

  [1,3] = qt

}

>> graphics_toolkit(agts{2}) % Sets the graphics toolkit.

>> plot([1 2 3 4])

>>


위 코드에서는 우선 graphcis_toolkit 명령으로 현재 적용되어 있는 그래픽스 툴킷을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qt로 돼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플랏이 뜨질 않았습니다.

available_graphics_toolkits 명령어를 쓰면 시스템에서 사용 가능한 그래픽스 툴킷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fltk, gnuplot, qt를 쓸 수 있다고 나오네요. 실제 해 보니 qt는 안 되고 fltk하고 gnuplot이 되네요. 그나마 둘 중 나은 gnuplot으로 설정을 바꿉니다. (graphics_toolkit('gnuplot') 하시면 되겠죠)

원래 성격으로는 qt가 어떻게 잘못 설치돼 있는지 확인해 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텐데, 회사에서 일할 때는 일단 문제가 빨리 해결되는 게 장땡이기 때문에 그냥 gnuplot 되는 것 확인하고는 그걸로 썼습니다.

매번 쓸 때마다 graphics_toolkit('gnuplot') 쓰려면 귀찮으니까 기본 그래픽스 툴킷을 gnuplot으로 고쳐두면 좋겠죠? 본인 기본 폴더에 .octaverc 라는 파일이 있는지 보고, 그 파일이 있으면 파일에 graphics_toolkit('gnuplot') 요 명령을 추가하면 끝납니다. 혹시 파일이 없으면 하나 만들고 명령어 넣어주면 되고요.


참 쉽죠? :)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고한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tackoverflow.com/questions/13885973/always-not-responding-freeze-when-use-plot-with-qtoctave

http://stackoverflow.com/questions/12032494/plot-window-not-responding

며칠 전에 CycleOn의 SC-1이라는 케이던스/속도 측정계를 샀다. 요즘 나오는 가민 신형처럼 뒷바퀴 허브와 크랭크암에 각각 고무 밴드로 고정시키는 형식의 케이던서/속도 측정계가 괜찮은 가격으로 블루투스용으로 나왔다면 그걸 샀을 텐데, 그런 건 아직 없더라.

근데, 케이던스/속도 측정계를 달고 간 첫날 케이던스용 자석이 떨어져 버렸다. 케이블 타이로 크랭크암에 고정시키는 게 영 맘에 안 들었는데, 울퉁불퉁한 도로를 덜컹거리며 지나가다 보니 떨어졌나보다. 게다가 클릿 페달에서 발 못 빼서 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한 번 낙차하고, 자전거 잠시 세워놓고 쉬다가 바람에 자전거 넘어져서 이래저래 자전거가 충격을 많이 받기도 했다. 케이던스가 영 바뀌질 않아 확인해 보니 자석이 사라지고 없었다. 케이블 타이만 덩그라니 크랭크 암에 둘러져 있었다.

케이던스용 자석을 CycleOn 회사에서 따로 사도 되긴 하지만, 그냥 이 링크에 있는 방법을 쓰면 된다. 페달 고정하는 헥스 키 구멍에 사이즈 맞는 자석을 쏙 끼워주는 방법이다. 케이던스미터용으로는 네오디뮴 자석 지름 6이나 8짜리 원통형 자석(페달의 헥스 키 구멍 사이즈에 맞추면 된다. 내가 쓰는 시마노 R550 클릿 페달은 6 mm 짜리 키를 쓰니까 지름 6 mm에 높이 5 또는 10짜리 자석 사면 되는 듯하다)을 사면 된다. 속도계용으로는 스포크에 고정시킬 자석이 필요한데, 10 mm x 5 mm x 2 mm (또는 1 mm) 정도 되는 6면체 자석 사서 스포크에 절연 테이프 같은 걸로 고정시켜주면 되는 것 같다. 스포크가 납작하면 더 안정적으로 고정될 것 같은데 내 건 그냥 둥그런 철사 형태라 과연 잘 붙어있을지 걱정되긴 하네...

자석은 강할수록 센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데는 유리하긴 한데, 또 너무 강하면 미약하나마 프레임과 가까운 데를 지날 때 맴돌이 전류를 만들어내면서 에너지 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단점도 있을 것 같다. 뭐 다른 부위에서 생기는 에너지 손실에 비하면 아주 미약한 수준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하면 더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고정시켜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석은 오픈마켓에서 네오디뮴 자석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고, 개당 몇 백원 정도에 살 수 있는데 배송료가 더 많이 나오는 수도 있겠다.

혹시 자전거 가게에서도 자석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어제 집 근처에 있는 고급 자전거 전문점인 케이한 바이시클에 가 봤는데, 자석이 여러 가지 많았는데 하필이면 8 mm짜리가 없어서 못 샀다. 6 mm 짜리를 사서 써도 아무 문제는 없는데, 헥스 키 구멍에 쏙 맞는 느낌이 안 드는 게 아쉬워서 그냥 나중에 온라인으로 주문하기로 했다. 자석은 대략 개당 2천원 받던데, 배송료 안 들고 바로 살 수 있는 거 감안하면 제 사이즈가 있었더라면 개당 2천원이라도 비싸다는 생각 안 하고 샀을 것 같다.

저는 주로 Runtastic pro로 운동을 기록합니다. 특별히 런타스틱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우연히 공짜일 때 Runtastic Pro를 다운받다 보니, 그런 김에 그냥 쓰고 있을 뿐입니다. 사실 맨날 골드 회원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해서 좀 짜증나기도 합니다.

근데 런타스틱에서 (골드 회원이 아닌 경우) 부족한 기능 중 하나가 도전과제 기능입니다. 스트라바에서 한 달 동안 1000 km 달리기 도전 과제가 나온다거나 하는 거 말이죠...

좀 뒤져보니 런타스틱과 스트라바를 동시에 실행시켜서 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고) 런타스틱 운동 기록을 스트라바로 옮기는 방법을 대신 찾을 수 있었습니다.

런타스틱 운동기록을 스트라바로 올리고 싶을 때는 이렇게 하면 된답니다.

원문 출처: https://strava.zendesk.com/entries/58074034-Moving-your-activity-history-from-Runtastic-to-Strava

  1. 런타스틱에서 원하는 활동 페이지를 연다.
  2. 활동 내용 위쪽 오른쪽을 보면 “편집” 옆에 삼각형 아이콘이 하나 있는데, 그걸 클릭한 다음 “다운로드”를 클릭한다.
  3. tcx나 gpx 형식으로 파일을 다운로드한다. (.kml 형식은 스트라바에서 쓸 수 없다고 한다)
  4. 스트라바에 올릴 활동이 여러 개 있으면 위 과정 필요한 만큼 반복한다.
  5. 스트라바 계정에 로그인한다.
  6. 화면 맨 위를 보면 + 표시가 있는 아이콘이 있는데, 그 아이콘에서 “활동 업로드”를 선택한다.
  7. 올릴 파일을 지정해서 업로드한다. (한 번에 25개까지 업로드 가능)
  8. 필요하면 활동의 이름을 지정하고 내용을 편집한다.

근데 수십, 수백 개의 활동을 일일이 다운받는 게 귀찮을 수도 있겠죠? 여러 활동을 자동으로 TCX 파일로 받아주는 스크립트도 누군가가 만들어서 공개해 줬습니다. 링크: http://blog.favo.org/post/56040226362/export-all-activities-from-runtastic-as-tcx

이 스크립트를 이용하면 1년치 활동 파일을 주루룩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1. 런타스틱 웹사이트에서 활동을 선택한 다음 원하는 연도를 클릭하면 그 연도의 활동이 쭉 다 뜬다.
  2. 그 상태에서 자바스크립트 콘솔을 띄운 다음 위 링크한 사이트에 있는 코드를 입력하고 실행시킨다. (자바스크립트 콘솔은 크롬 기준으로 Ctrl-Shift-J 누르면 뜹니다. 아니면 주소창 오른쪽에 있는 세 줄 아이콘(Chrome 맞춤설정 및 제어)을 누르고 “도구 더 보기” > “자바스크립트 콘솔”을 차례로 클릭해도 됩니다.)
위 링크된 블로그에 있는 pr0phet 님의 댓글에 있는 코드를 대신 써도 됩니다. (대신 그 댓글에 있는 코드 그대로 쓰면 GPX 형식으로 저장됩니다. TCX 형식을 원하시면 코드 안에 있는 gpx만 tcx로 바꾸면 됩니다.)

일단은 이렇게 런타스틱 프로 계속 쓰면서 필요하면 스트라바에 파일 올리는 걸로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자전거 타고 하루에 제일 긴 거리를 움직인 건 지난 주, 3월 8일에 탔던 하트코스 확장판이었다. 100 킬로미터를 살짝 넘기는 거리에 불과했다. 15일에는 주행거리를 늘리면서도 조금 다른 코스를 타 보고 싶었다. 일단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속도 내기 좋은 길로 가야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일단 제법 잘 뚫린 자전거길을 가려면 안타깝게도 어느 정도는 전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

지하철로 점프를 할 때는 보통 집 앞 역에서 전철을 타고 금정역이나 석수역으로 가서 가까운 안양천변 길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과천 쪽에서 전철에서 내려서 양재천을 따라 자전거를 탈 수도 있는데, 이건 썩 마음에 들진 않았어서 앞으로 웬만하면 하진 않을 것 같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한강 자전거길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4호선 동작역에서 내리면 전철을 갈아탈 필요도 없고 지하철역 출구에서 바로 한강으로 연결되니 좋을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7시쯤 동작역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타고 한강 자전거길과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양평역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대략 120 km 정도 되는 것 같아서 이 코스에 도전하기로 했다. (근데 실제로는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서 동작역에 도착하니 이미 8시가 좀 넘었다. 이후로도 여러 이유로 속도를 잘 못 내서 계획보다 훨씬 늦게 집에 돌아왔다.) 코스 지도는 이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맵 지도오늘 달린 왕복 코스. 한강 및 남한강 자전거길로만 달리는 코스로, 동작역에서 출발해서 양평 군립 미술관 인증센터까지 갔다가 동작역으로 되돌아오는 120 km를 살짝 넘는 코스다.


동작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서면 바로 반포천 자전거길이 나오고, 북쪽으로 100 미터만 더 가면 한강 자전거길이 나온다. 한강 자전거길에서 동쪽으로 하염없이 갔다. 그 날 한강변에서는 서울오픈 마라톤이라는 대회가 있어서 그런지 달리기 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겨우내 운동을 게을리 해서 몸이 영풀리질 않은 데다가 양평까지 가는 동안 거의 쉬지 않고 바람이 계속 동풍(역풍)이어서 도무지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전에는 암사고개를 넘어갈 때도 그냥 언덕이 좀 힘들구나 했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몇 번을 내려서 걸어가야 하나 고민을 해야 했을 정도로 몸이 엉망이었다. 컨디션 괜찮을 때는 강변 자전거길처럼 평평한 데서 탈 때는 50 km 넘게 달릴 때까지 한 번도 안 쉬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영 상태가 안 좋아서 미사대교 밑에서 헐떡거리면 한 번 쉬어야 했다. 터보 트레이너를 열심히 탈 걸 사 놓기만 하고 타지 않았던 게 진심으로 후회됐다. 이 상태로 갔다가 혹시 팔당대교 건널 때 자전거를 끌고 건너야 하는 건 아닐까 살짝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3월 중순인데도 아침에는 날씨가 추운 것도 꽤 고통스러웠다. 로드용 클릿 신발은 겉보기에는 아주 딱딱한 플라스틱 같은 모양으로 당연히 방수가 될 것 같은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겨울용이 아닌 이상 방수는 커녕 바람이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구조다. 아직 공기가 찬 상태에서 이 신발을 신고 자전거를 타면 발가락이 얼어서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 미사대교 밑에서 쉬는 동안에도 발이 시려워서 신을 벗고 한참 손으로 발끝을 녹여야 했다.

팔당대교를 건너 옛 중앙선 철로를 따라가는 자전거길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길이다. 철로였던 길을 자전거길로 고쳐놓다 보니 경사나 좌우 굴곡이 다 완만한 편이고, 길 자체도 꽤 잘 포장돼 있고, 관리도 잘 되고 있다. 그렇다고 아라뱃길처럼 지루한 것도 아니다. 좌우로 한강과 숲길이 적당히 바뀌어 가면서 펼쳐진다.

여지껏 자전거길 종주 수첩이 없었다. 이번에 길을 떠나면서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가 수첩을 사는 거였는데, 능내역 자전거 대여점을 찾아가서 수첩을 (큰아들 것까지) 두 권 사서는 내 수첩에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사실 아라뱃길이나 청주댐을 제외한 한강 구간, 그리고 남한강의 능내역까지는 몇 번 이미 달려본 구간이라 그 날 처음으로 가 본 데는 양평 군립미술관 인증센터 한 군데 뿐이긴 했지만, 그래도 도장을 찍고 나니 나름 소소한 성취감에 기분이 괜찮았다.

역풍을 헤치고 겨우겨우 양평 군립미술관 인증센터를 찍고는 돌아오다가 중간에 뒷바퀴에 펑크가 난 걸 발견했다. 다행히 길가에 자전거를 걸어둘 만한 스탠드와 벤치가 있는 곳이 있어서 자전거를 걸고는 뒷바퀴 튜브를 교체했다. 타이어 안 쪽을 살펴보니 알루미늄 쪼가리 같은 게 들어있었다. 대체 그게 어디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바퀴 테의 튜브 바람 넣는 구멍 근처에서 떨어진 게 타이어 안에 들어가 있었던 건지...

한참을 튜브 간다고 씨름하고 나서 기운이 더 빠져서 꾸역꾸역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국도변에 있는 옥천 냉면에 들러서 물냉면 하나에 냉면 사리 하나를 추가해 달라고 했더니 여기는 기본 양이 많아서 사리 추가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냉면을 받아 보니 그럴 만도 한 것 같았다. 물론 워낙 배가 많이 고팠어서 싹싹 다 먹고도 1-2시간 후에는 배가 고파졌지만... 사실 큰 길가에 있는 가게 말고 정말 맛있는 데가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가족이나 다른 일행과 같이 간다면 거길 찾아가서 완자도 같이 먹어야겠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부근부터 사람이 정말 많아졌다. 날씨도 좋고 기온도 올라가고 하니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되면 시속 20 km도 힘들다. 지그재그로 타는 사람들, 두 명이 정답게 나란히 길 막고 달리는 사람들 때문에 무리해서 속도를 내려고 했다가는 사고만 나기 십상이다. 게다가 점심 시간 무렵부터 바람 방향도 바뀌어서 돌아가는 길은 순풍이겠거니 했던 기대도 산산히 부서졌다.

종주수첩을 산 김에 광나루, 뚝섬까지 전부 도장을 찍고 싶었다. 근데 광나루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출발하는데 또 뒷바퀴 바람이 빠져 있었다. 광나루 공원에서 자전거를 뒤집어놓고 튜브를 살펴보니 이번에는 튜브를 갈면서 끼어들어간 듯한 바퀴 테의 장식용 페이트 조각 같은 게 튜브에 구멍을 낸 것 같았다. 기껏 새 튜브 끼우고 그 날 바로 펑크가 나니 가슴이 아팠지만 여분 튜브도 더 이상 없고 해서 그냥 패치로 때우고 다시 열심히 바람을 넣었다. 하루에 펑크 두 번은 처음이었다. 결국 두 번째 펑크를 경험하고는 힘들어서 강 건너 뚝섬 인증센터에 갈 마음이 안 났다. 한강 자전거길은 오는 내내 교통 체증 상태. 그냥 정신줄 놓고 겨우겨우 동작역까지 갔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뒷바퀴 바람이 또 빠져 있다. 대체 이건 뭔가 했는데, 튜브를 물에 담가 확인해 보니 패치 한 쪽 구석으로 공기방울이 새나온다. 아마 패치를 잘 못 한 모양이다. 패치 있는 근처에 패치를 한 번 더 덧붙였다.

결국 이 날 펑크 때문에 고생을 하고는 바로 CO2 주입기하고 CO2 캔, 그리고 여분의 튜브까지 넉넉하게 샀다. 다음에는 펑크가 나도 조그만 휴대용 펌프로 바람 넣느라 체력을 소모하진 않기를...

중간에 돌아갈까 말까 고민을 여러 번 했지만 이왕 나선 거 집에 좀 늦게 가도 목표로 했던 거리는 다 채우자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페달을 돌렸는데, 그래도 나름은 최장거리 기록을 해서 기쁘다. 이제 점점 몸이 적응되고 나면 더 먼 거리를 더 짧은 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기를...




3월 8일에는 금정역 출발, 하오고개-탄천-한강-안양천, 금정역 도착 코스를 시도해 봤습니다.

저전거를 타면서 가장 고민 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어느 코스를 탈 것인가 하는 것 같습니다.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맛있는 것도 맨날 먹으면 질리는 법이고, 매일 밥 김치만 먹다가도 가끔 근사한 외식도 하면 좋고 말이죠. 주중에는 멀리 가기 힘들어서 한 시간 정도 동네에 있는 반월호수 뺑뺑이를 돕니다. (물론 이 정도 되는 코스 가까이 살고 있다는 것도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밤에 10시 넘어가면 차도 별로 없고 신호등도 별로 없어서 혼자서 여기 뺑뺑이 돌러 멀리서 오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주말에 짬을 좀 내야 2-5시간 정도 되는 장거리 주행을 해 볼 수 있는데, 재미 없고 지루한 코스를 도는 것보다는 흥겹게 돌 수 있는 코스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겁니다. 집 근처에서 장거리를 탈 만한 곳은 없어서 장거리를 탈 때는 보통 전철을 타고 점프합니다. 안 그러면 좋지도 않은 인도/자전거 겸용 길로 한참을 가야 겨우 안양천에 들어가니까요.

보통 석수역에서 안양천을 타서 안양천/한강 합수부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갑니다. 거기서 서쪽으로 가면 한강-아라 자전거길을 탈 수 있고, 동쪽으로 가면 한강 자전거길로 쭉 움직일 수 있지요. 안양천 길이 석수역에서 남쪽으로 가면 좀 안 좋아집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잘 닦인 석수역 북쪽으로 움직이는 거죠.

새 시즌을 시작하면서 적당한 업힐이 섞인 장거리 코스를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부터 이미 점찍어둔, 하트 코스를 확대한 코스로 100 km 정도를 타 보기로 했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이라 좀 걱정이 됐는데, 마침 2013년 바이시클뉴스에 실린 기사에 사진도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에 뛴 코스는 https://www.runtastic.com/en/routes/geumjeong-big-heart 에 저장해 놓았습니다. (판교에서 탄천으로 넘어가는 부분 지도를 확대하면 길 못 찾아서 헤매는 부분도 나옵니다 ㅎㅎㅎ)

아침 챙겨 먹기가 귀찮아서 우유 한 잔에 단백질 가루 타서 아침 대신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전철을 타고 금정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와서 안양천 쪽으로 갔습니다. 1번출구 계단에서 쭉 이어지는 방향으로 가서 첫 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엘에스로를 따라간 다음 바로 우회전하여 호계교를 건너면 오른쪽에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경사로가 나옵니다. (이 경사로를 그냥 자전거 타고 내려가려다가 중심 제대로 못 잡고 클릿 제 때 못 빼서 어이 없게 낙차했습니다. 무릎이 좀 까진 것 빼면 저나 자전거나 별로 다친 덴 없었는데도 시작하자마자 기운이 쏙 빠지고 의욕이 줄어들더군요.)

호계교에서 한강 쪽으로 2.8 km 정도 가다 보면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쌍개울이 나타납니다. 쌍개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학의천 쪽으로 빠졌습니다. 학의천변 자전거길을 따라 청계교까지 간 다음, 백운로로 접어들어 자전거를 타고 백운호수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습니다. 백운호수 순환도로의 높은 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끝까지 내려가면 “하루”라는 카페가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에서 우회전하면 학현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학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꼭대기에서 학현터널을 지납니다. 터널을 지나 가파른 경사길로 신나게 내려가다 보면 서울외곽순환도로 아래에 우회전해서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 위로 길이 있습니다. 택배회사 물류창고 같은 걸 지나서 쭉 가면 안양판교로로 이어집니다. 

하오고개는 곧게 뻗어있고 낮은 고개를 넘어가는 새 길(57번 국도. 새로 만들어진 안양판교로)과 청계공동묘지 옆으로 꽤 높은 고개를 넘는 구불구불한 옛 길(하오개로)이 있습니다. 경사도, 고도 등을 보면 새길이 훨씬 수월해 보이는데, 저는 차가 좀 쌩쌩 달리는 차도는 겁이 나서 잘 못 가겠더군요. 그래서 옛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학현로에서 안양판교로 처음 들어설 때 가능하면 처음에는 인도 옆에 있는 자전거길로 가도 되는데, 하우현성당, 원터마을 표지판이 있는 지점을 지나가면서는 찻길로 가야 합니다. 그냥 인도 겸용도로 쪽으로 올라갔다가 버스정류장부터 길이 없어져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원터마을 표지판(큰 석조물) 지나서 바로 차도로 움직이는 것 잊지 마세요. 아직 클릿에 익숙치 않아서 오르막길에서는 클릿 잘 못 끼우는데,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설 때 자전거에서 내려야 했고, 오르막길이 계속돼서 클릿을 끼우지 못하고 한참을 자전거 끌고 올라가야 했습니다. 금정역에서 이미 한 번 자빠진 후라 자신감이 훅 떨어져서 위험한 데서 클릿 끼워볼 엄두가 안 나더군요.

수백 미터 정도 되는 짧은 거린데 그거 끌고 올라가고 나니 기력이 급 소진됐습니다. 원터마을 표지판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구 하오고개 입구가 나옵니다. 안양시립 청계 공동묘지, 도깨비 도로 방향으로 빠지면 됩니다. 여기서부터 이제 하오고개가 시작됩니다. 근데... 거의 절반도 못 올라가서 끌바를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겨울을 지나면서 근력은 약해졌지, 체중은 늘었지, 아침은 제대로 안 먹어서 집에서 나올 때부터 배고픈 느낌이었지, 초반에 어이 없이 자빠져서 기운은 쏙 빠졌지, 처음 가는 길이라 내가 지금 얼마쯤 움직였는지 전혀 감이 없지, 안 좋은 조건이 여럿 겹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마는군요.

대체 누가 이 길의 난이도를 “하”급이라고 하나요... ㅠㅠ 아마 저는 초보자 단계에도 못 오른 모양입니다. ㅠㅠ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도 분당 쪽에서 안양쪽으로 넘어오는 걸 기준으로 하자면 하급으로 분류할 만도 할 것 같네요. 평균 경사로 기준 분당->안양은 4.7%, 안양->분당은 8%라고 나와있네요. 엔하위키의 업힐/서울-경기 부분 참조)

정상에 올라가니 롱보드 다운힐을 하는 분들이 모여서 보드를 타시더군요. 저는 자전거로도 무서워서 천천히 내려가는 길을 쌩쌩 잘 내려가시더만요. 하오고개 정상부터 한참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한국학중앙연구소가 나옵니다.

그 후로 분당구청, 판교IC 방향으로 계속 이동합니다. 저는 바이시클 뉴스 기사에 나와있는대로 산운마을 아파트 401동 옆에서 운중천변 자전거길로 빠졌는데요, 그 길이 아주 좋진 않았습니다. 길 중 상당 부분은 보행자 전용으로 용도가 바뀌어서 자전거 타고 지나가기도 좀 그렇고 탄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않습니다. 그냥 운중로 또는 그 옆의 보행자/자전거 겸용 길로 움직여도 충분히 좋을 것 같았습니다.

운중로 끝의 마지막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탄천으로 이어지는 하천변 자전거길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거기로 내려가면 탄천 자전거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탄천 자전거길도 꽤 잘 돼 있더군요. 한참을 달려 한강에 도착했습니다. 탄천 합수부에서 하류가 아닌 상류 쪽으로 틀었습니다. (100 km를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탄천 합수부에서 바로 하류쪽으로 빠지면 100 km가 좀 안 되더군요.) 올림픽 대교를 지나 천호대교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는 광나루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돌려서 다시 하류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잠실철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다리를 건너 강북 자전거길을 지나 양화대교를 건너 다시 남쪽으로 넘어왔습니다. 안양천 합수부에서 안양천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쌍개울을 지나 호계교에서 여정을 마쳤습니다. 

중간에 편의점에서 알루미늄 호일 그릇에 끓여먹는 라면하고 캔커피를 먹었습니다. 조금 살 것 같더군요. (그나저나 알루미늄 호일 라면 꽤 맛있더군요. 나중에 아들이랑 같이 한강 가면 한 번 맛을 보여줘야겠습니다.) 그런데 한 80 km 정도 타니 슬개골 바로 위쪽 허벅지 근육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들어 혼났습니다. 여러 모로 겨울 동안의 운동 부족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런타스틱 기준 104.77 km, 이동시간은 5시간 12분 55초, 휴식 시간 46분 49초, 평균속도 20.09 km/hr, 2219 kcal 소모. 아까도 얘기했듯이 거의 봉크된 느낌으로 계속 타서 그런지 영 속도도 안 나고, 생각보다 재미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반월호수 뺑뺑이도 많이 돌아서 근력을 키우고 체중도 좀 줄인 다음에 좋은 컨디션으로 재도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장거리 뛸 때는 평지에서 빠르게 타는 걸 중심으로 해야겠습니다.

P.S. 다녀와서 애들 데리고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시즌 시작하고 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100 km를 탔는데도 목욕탕에서 물에 몸을 좀 담가서 그런지 근육통이 훨씬 덜하더군요... 아이들도 목욕탕에서 놀면 좋아하니 일석이조. 원래 목욕탕 싫어하지만 앞으로 종종 장거리 뛴 후에 애들이랑 목욕탕 가야겠어요.

P.P.S. 사진 없이 글로만 쓰려니 내용 전달도 그렇고 좀 아쉽네요. 다음에는 좀 귀찮아도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야겠어요.

Mac OS에서 PDF 파일을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는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여러 페이지로 이뤄진 PDF 파일을 여러 개의 png 파일로 변환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Adobe Acrobat Pro가 있으면 간단하게 되는 일인 것 같은데, 살 돈은 없고, 온라인에서 무료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를 쓰려고 하니 변환할 PDF 파일이 수백 페이지 짜리라 곤란해서 구글링을 좀 해 봤습니다.

잠시 검색한 끝에 Automator를 이용하는 편리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Automator를 엽니다.

그리고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항목을 찾아서 작업흐름(Workflow)에 넣어주면 됩니다. 우리말 지역화를 하다 말았는지, 동작 검색창에서 한국어로는 검색이 안 돼서 괄호 안에 영어 동작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1. Finder 항목 요청 (Ask for Finder Items)
  2. PDF 페이지를 이미지로 렌더링 (Render PDF Pages as Images)
  3. Finder 항목 이동 (Move Finder Items)



이렇게 하고 나서 

  1. “PDF 페이지를 이미지로 렌더링”작업 옵션에서 색상 모델이나 포맷, 해상도 옵션 등을 본인이 원하는 수준으로 설정합니다.
  2. 맨 밑에 있는 “Finder 항목 이동” 작업의 “대상” 옵션에서 변환된 파일을 저장할 폴더를 지정해줍니다.

위의 작업을 다 하고 나서 Automator 기본 창 오른쪽 위에 있는 실행 버튼을 누르면 어느 파일을 변환할지 묻는 창이 뜹니다. 거기서 변환할 PDF 파일을 고르면 변환 작업이 시작됩니다. 제 컴퓨터가 몇 년 된 거라 그런지 500 페이지 정도 되는 PDF 파일을 변환하는 데 몇 분 정도 걸리더군요. 충분히 기다려주고 나서 파일이 만들어지면 품질을 확인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옵션을 조정해서 다시 작업을 해 주시면 됩니다. 파일 제목은 원래 PDF 파일 이름 뒤에 스페이스를 한 칸 넣은 다음 페이지 번호를 넣는 형식으로 자동으로 만들어줍니다.

부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파워포인트질을 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비스무레한 걸 구현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움직이는 gif나 동영상 파일로 만들자니 화질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고민을 하다가 그림 파일 수가 아주 많지는 않아서 그림 파일 수만큼 슬라이드를 만들고 슬라이드마다 같은 위치에 같은 크기로 이미지를 집어넣기로 했다.

이런 작업을 할 때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쇼 추가 기능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생각보다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라서 위치나 사이즈 등을 원하는대로 일괄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림이 열댓장이면 그냥 일일이 하나씩 집어넣고 그림 크기랑 위치 조정하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그림이 적은 건 아니라서 완전 수동으로는 작업할 수 없는 상황. 결국 매크로를 짜서 돌리기로 했다. 

일단 파워포인트에서 매크로 쓰려면 개발 도구 탭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이미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된다. (적어도 내가 일터에서 쓰는 파워포인트 2010 기준으로는 이렇다)

  1. 파일 - 옵션 - 리본 사용자 지정 누른 다음 왼쪽 맨 위의 “다음에서 명령 선택” 드롭다운 메뉴에서 “많이 사용하는 명령” 선택.
  2. 오른쪽 위의 “리본 메뉴 사용자 지정” 드롭다운 메뉴에서 “기본 탭” 선택
  3. “개발 도구” 왼쪽의 네모 클릭해서 선택된 것으로 설정
개발 도구 탭에서 매크로를 클릭한 다음 뜨는 창에서 매크로 이름을 insert_images 쯤으로 적당히 넣은 다음 “편집” 버튼 누른다.
나는 다음과 같은 코드를 사용했다. 자기 상황에 따라 적당히 고쳐 쓰면 되겠다.
(파일은 tt_01.png에서 tt_81.png까지로 저장돼 있었다. 그림은 높이 6.96 cm, 너비 12.6 cm, 그림 위치는 왼쪽 상단 기준으로 왼쪽에서 12.43 cm, 위에서 7.33 cm 로 지정했다.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될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그림이나 텍스트는 전부 슬라이드 마스터에 집어넣었고 tt_01.png 파일이 들어간 슬라이드 한 장은 수동으로 만들었다. 그림 크기나 위치 정보는 그렇게 수동으로 만든 페이지에서 따온 것이다.)
슬라이드를 새로 추가할 때는 ActivePresentation.Slides.AddSlide(SLIDE_NUMBER, PPTLAYOUT) 메소드를 쓰면 된다.
PPTLAYOUT 자리에는 첫째 슬라이드의 레이아웃을 집어넣으면 되고, 이 때 ActivePresentation.Slides(1).CustomLayout을 집어넣어 주면 된다.
그림 집어넣을 때는 ActivePresentation.Slides(SLIDE_NUMBER).AddPicture() 메소드를 쓰면 된다.
그리고 매크로에서 그림 사이즈를 지정할 때는 픽셀 단위로 지정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파일의 해상도를 얼마로 해 놨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가장 표준적인 72 ppi로 지정되었다고 치면 1 cm는 1/2.54 인치이므로 1 cm당 72 / 2.54 = 28.346 픽셀씩 있는 걸로 보면 된다. cm2Points라는 함수로 지정해서 썼다.
코드는 다음과 같다.

' 여러 파일을 가져와서 전부 같은 사이즈로 리사이즈한 다음 새 슬라이드의 동일한 위치에 배치하는 매크로.

' 삽입할 이미지를 제외한 나머지 이미지는 전부 슬라이드 마스터에 집어넣었으며, 1 페이지에 첫 번째 집어

' 넣을 파일을 수동으로 배치하여 위치를 파악한다.

' 이 경우에는 높이는 6.96 cm, 너비는 12.6 cm, 그림 왼쪽 상단은 왼쪽에서 12.43 cm, 위에서 7.33 cm 위치에

' 들어가도록 맞추고 있다.


Sub insert_images()

    Dim file_name_stub As String

    file_name_stub = "D:\"

    Dim file_name As String

    Dim i As Integer

    Dim pptSlide As Slide

    Dim pptLayout As CustomLayout

    Dim oPic As Shape

    

    Set pptLayout = ActivePresentation.Slides(1).CustomLayout

    

    For i = 2 To 81

        Set pptSlide = ActivePresentation.Slides.AddSlide(i, pptLayout)

        file_name = file_name_stub & "tt_" & Format(i, "00") & ".png"

        Set oPic = ActivePresentation.Slides(i).Shapes.AddPicture(file_name, False, True, cm2Points(12.43), cm2Points(7.33), cm2Points(12.6), cm2Points(6.96))

    Next i

End Sub



Function cm2Points(inVal As Single)

    cm2Points = inVal * 28.346  'VBA에서는 픽셀 단위를 씀. 72 ppi 기준으로 1 cm는

                                '1/2.54 inch이므로 72 / 2.54 = 28.346을 곱하면 됨

End Fu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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