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으나, 계속 미루고 미뤘던 일 한 가지를 했다. 바로 자전거 완전 분해정비를 맡긴 일.


자전거 완전 분해정비(overhaul)는 자전거에서 분해할 수 있는 모든 부품들을 다 분해한 다음 꼼꼼히 하나씩 때 빼고 광 내고, 교체할 것 있으면 교체하고, 그리스나 오일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발라주고 한 다음 다시 조립하는 걸 말한다. 당연히 숙련된 자전거 수리공이 해야 할 일이고, 은근히 공구류도 많이 필요한 일이다.


이걸 미뤘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용가치 때문이었다. 자전거 완전 분해정비는 가격이 10-20 만원이 드는 일인데, 내 자전거가 그 정도 유지비를 기꺼이 지불할 만한 고급품이 아니다 보니 매번 고민하다가 미뤄왔다.


하지만 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지도 이미 3년 반이 됐고, 주행거리도 4,600 km 정도가 됐는데 딱히 교체한 소모품도 없다 보니 체인, 스프라켓, 변속기 및 브레이크 케이블, 바테이프 등 교체해야 할 게 많았다. 어차피 교체할 때 공임 들어갈 거 감안하면 조금 더 보태서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나서 갈아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해정비 업체를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집 가까운 곳 중에서는 당정동에 있는 알톤 군포점(구 바이키 군포점)이 괜찮다는 평이 있었다. 우리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도 자전거 여행이라는 괜찮은 자전거 샵이 있는데, 그 샵 사장님은 분해정비 서비스를 안 하시는 것 같았고 로드 자전거보다는 MTB에 더 집중하시는 분위기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로드 자전거 분해정비하시는지 여쭤보기라도 해야겠다.


지난 토요일, 큰 맘먹고 차에 자전거를 싣고 샵을 찾아갔다. 위치가 당정역 바로 근처라 자전거를 타고 가서 맡기고 전철 타고 와도 되긴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자전거를 타고 싶지가 않았다.


영업시간을 잘 모르고 갔는데, 마침 내가 갔을 때가 딱 두 시, 사장님이 막 영업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여셨을 때였다. 자전거를 거치대에 걸고 여기저기 꼼꼼히 보셨는데,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을 많이 찾아내 주셨다. 우선 헤드셋 유격이 심하다는 것. 한 6개월 전쯤부터 느끼고 있긴 했는데, 이래저래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헤드셋 유격은 브레이크를 꽉 잡은 상태에서 자전거를 앞뒤로 끄덕여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움직임이 없으면 유격이 없는 거고 좀 끄덕거리면서 흔들리면 유격이 있는 거다. 유격이 있으면 브레이크를 세게 잡을 때마다 헤드셋 베어링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베어링이 깨질 수 있다고 한다. 나중에 분해를 한 후, 헤드셋 베어링 중 한쪽은 볼이 죽어서 교체해야 된다고 연락을 해 오셨다.


체인은 오래 탄 것 치고는 상태가 괜찮다고 했다. 아마 안 갈고 좀 더 타도 됐을 것 같기도 한데, 체인 갈려고 전에 사 뒀던 새 체인을 꺼내서 보여드리니 그럼 그냥 체인하고 스프라켓을 가는 것도 좋다고 하셨다. 전에 어디선가 체인 세 개 갈고 스프라켓 갈고, 스프라켓 세 개 갈고 체인휠 한 번 갈면 된다는 얘길 들은 것 같은데, 그 방법은 체인 세 개를 자주 돌려가면서 교체해서 쓸 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고, 체인이 이미 이 정도 늘어난 상태면 스프라켓도 같이 갈아줘야 한다고 한다. 체인 세 개 로테이션하면서 스프라켓 좀 더 오래 쓰는 거랑 비교해서 그냥 체인+스프라켓 한 방에 교체하는 방법이 비용 면에서도 크게 손해는 아니라서 사장님은 그냥 체인+스프라켓 교체하는 쪽을 추천하시는 분위기였다. 나 같은 게으름뱅이에게는 후자의 방법이 확실히 더 자연스럽다.


스프라켓을 갈기로 하니, 이 김에 좀 큰 스프라켓으로 교체하면 언덕 오르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마침 매장에 티아그라 구동계랑 동급의 11-32t 스프라켓 신품이 매장에 있길래 그걸로 교체하기로 했다. 기존 스프라켓 이 개수는 12-13-14-15-17-19-21-23-25-28 이고, 새로 장착될 스프라켓 이 개수는 11-12-14-16-18-20-22-25-28-32 이므로, 같은 케이던스라고 할 때 최대 속도는 9% 정도 빨라지고 최저 속도는 13% 정도 느려지게 된다. 물론 그만큼 페달 밟기가 제일 빠른 기어비에서는 9% 무거워지고, 제일 느린 기어비에서는 13% 정도 가벼워질 거다. 스프라켓 단 수는 똑같이 10단이니 아마 기어 한 단 바꿀 때 더 부하가 더 크게 변할 거고, 거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민감한 사람들은 11단 스프라켓에서도 11-28t에서 11-32t로 갈 때 각 단의 부하 차가 너무 커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50-34 콤팩트 크랭크에 32t가 웬 말이냐고 하는 사람도 아주 많다. 하지만 나처럼 업힐에 약한 사람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빨리는 못 가도 끌바만이라도 하지 않고 언덕을 오를 수 있다면, 평지에서 각 단별 부하 차이가 커서 힘든 것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궁극적인 해결책은 근력을 기르고 체중을 줄이는 거겠지만, 별로 심하지 않은 업힐에서도 다리에 쥐 나서 끌바해야 하는 내 처지라면, 일단은 장비 구성을 변경해서라도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장님이 친절하고 붙임성도 좋으시고 경험도 많으셔서 한참 동안 자덕 수다를 떨다 집에 왔다. 분해정비가 다 끝나고 나면 전화를 주신다고 했는데, 어차피 수리가 다 끝나도 주중에는 찾으러 가기 힘들고 토요일이나 돼야 찾으러 갈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이렇게 큰 맘먹고 큰돈 (특히 자전거 가격 생각하면 더욱더 큰돈) 들여서 자전거 때 빼고 광 내고 소모품도 갈았으니 앞으로 한 3년은 더 타야 되겠다. 업그레이드는 그냥 나중에 크게 한 방에 하는 걸로... ㅎㅎㅎ


바이키 군포점 찾아가는 길: https://blog.naver.com/bifix/120187323066

문 앞에 붙어있는 쪽지에 의하면 동절기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라고 한다. (일요일은 휴무)

매년 5월쯤에 열리는 자전거 대회 중에 화천 DMZ랠리 전국 평화자전거대회라는 대회가 있다. 화천 DMZ랠리라고들 많이 부르는데, 아마추어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겁게 참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회라고 한다. 대회에 나갔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평이 좋다. 거리도 70여 km 정도라 짧고, 업힐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탈 만한 모양이다. DMZ 구간을 상당히 많이 달리고, 민/관/군이 합동으로 후원하는 대회라 교통 통제도 잘 되는 편인 것 같다. 다른 그란 폰도들 처럼 힘들지도 않고, MCT 선수급의 동호인들보다는 그냥 좀 편하게 놀러 오는 동호인들이 많은 대회 같은 느낌이랄까...


어제저녁쯤에 자전거 동호회에서 화천 DMZ 접수 얘기가 나오길래 잠시 찾아보다가 페북에 갈까? 하고 운을 띄우니 재방이도 힘을 더해준다. 종혁이 형도 같이 뛰시겠다고 하시고... (내가 기상령도 무사히 넘고 끌바 안 하고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되어) 잠시 고민이 들기도 했으나, 지난번처럼 감상실 선후배 세 명이 재미있게 타고 오면 되겠구나 생각하며 그냥 일단 신청해 보기로 했다.


오전 10시에 알람을 맞춰놓았다가, 10시 되자마자 컴퓨터로 접속을 했는데, 신청까지는 잘 되는데 카드 결제로 잘 넘어가질 않는다. 부하가 많이 걸려서 그런가 하고 좀 기다리고 있는데, 재방이는 핸드폰에서 무사히 신청을 마쳤다고 한다. 부랴부랴 핸드폰으로 다시 들어갔더니 카드 결제가 간단하게 끝난다. 대충 10시 10분쯤에 접수와 결제를 마친 것 같고, 특별히 시스템이 버벅거린다든가 접속이 잘 안 된다든가 하는 문제는 없었어서, 그리고 인터페이스도 간단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근데, 의외로 접수는 금방 마감된 모양이다. 종혁이 형님은 미팅이 있어서 10시 20분쯤 접속했더니 이미 접수가 완료돼서 접수를 못 하셨다고 한다. 안타깝다. ㅠㅠ


대회는 5월 20일, 일요일에 열린다. 8시까지는 집합장소에 가야 하고, 화천이 집에서 은근히 멀기 때문에 5시쯤에는 일어나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9시 출발이고, 느긋하게 컷오프 시간 안에 오는 걸 목표로 하면 오후 1시쯤에는 도착할 거다. 정리하고 밥 먹고 집에 오면 해질 무렵쯤에 도착할 수 있겠네.


올해 랜도너스 접수를 하나도 못 했는데, 마침 오늘이 일부 날짜의 랜도너스 접수 시작일이라 찾아가 보니 천안 랜도너스는 5, 6월 빈자리가 좀 있다. 5월 20일 하고 너무 가까운 시기에 랜도너스까지 뛰면 아내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6월 9일 천안(서) 200 km를 일단 신청해 봤다. 4월 중하순쯤에 200 km 한 번 뛰면 딱 좋겠는데, 갈 만한 유일한 게 4월 21일 천안(서) 200 km 경기다. 그 시기의 브레베는 다들 300, 400, 600 대회라서 내가 낄 수가 없다. 가끔씩 들어가서 빈자리가 생기는지 노려봐야지.


코스트코 타이어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명 정가보다 싸긴 하지만 인터넷으로 사서 교체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든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사서 교체하기에 도전해 봤다.


타이어 전문 인터넷 매장으로 유명한 곳은 http://www.123tire.co.kr 하고 http://abctire.co.kr/ 가 있다길래 다른 데 특별히 검색해 보지는 않고 그냥 두 군데에서 찾아보고 싼 걸로 샀다. (아, 내가 저 두 업체에서 뭐 협찬을 받은 것도 아닌데 괜히 공짜로 광고하는 기분이 드네... ㅠㅠ)


타이어를 사기 전에 제일 먼저 할 일은 지금 쓰고 있는 타이어 규격을 확인하는 일이다. 차종으로 검색해도 나오지만, 같은 차종이어도 옵션에 따라 타이어 규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쓰고 있는 타이어 옆면에 적힌 수치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우리 집 소나타 타이어를 보면 P215/55R17 이라고 적힌 부분이 있는데, 215는 타이어의 단면 폭, 55는 타이어 편평비(타이어 단면폭을 타이어 단면 높이로 나눈 값에 100 곱한 값), 17은 휠 지름(17인치)을 나타낸다. 


규격에 맞는 타이어를 양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제일 맘에 드는 걸 싸게 사면 된다. 나는 123tire에서 넥센의 CP672라는 놈을 저렴하게 팔고 있길래 무난하게 그걸로 고르고는 장착점 선택하고 주문했다. 현금이체하면 좀 더 할인해 주길래 현금이체해서 291,200원 주고 네 개를 주문했다. 보통 타이어를 발송하면서 타이어 사양과 제품정보, 그리고 발송한 타이어의 생산일시(내가 산 건 17년 34주) 같은 정보도 같이 보내준다. 신문이나 TV에서 종종 들었던, 오랫동안 보관해서 상태 안 좋은 타이어를 대충 팔아넘기고 그러는 게 요즘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주문할 때는 집으로 배송을 받을 수도 있고, 장착점으로 배송을 받을 수도 있으며, 아무 데로나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골 카센터에서 장착비 저렴하게 받고 장착해준다고 하면 단골 카센터 주소로 배송받는 것도 문제 없다. 타이어는 타이어 교체 장비 없으면 바꿀 수 없는 것이므로 당연히 교체할 곳으로 주문하는 게 좋다. 나는 단골 카센터 이런 거 없어서 그냥 집 가까운 장착점으로 배송 신청했다. abctire든 123tire든 제휴 장착점에서 다 무료로 장착을 해 주는 것 같다. 대신 123tire는 타이어 압력 센서라든가 에어밸브(구찌라고 부르는 것) 비용, 런플랫 등 특수사양 타이어나 휠 등은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문제(?)가 있다면 적지 않은 장착점에서 에어밸브 비용을 좀 비싸게 부른다는 것. 구찌가 보통 하나에 300원이라는데 많은 장착점에서 5천원씩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 2만원 정도는 낼 마음의 준비는 하고 갔다.)


타이어가 지정 장착점에 도착하면 문자가 온다. 그래서 장착점에 전화를 해 보니 6시 이전까지 와야 된다고 해서 일찍 퇴근해서 부랴부랴 갔다. (장착점마다 다른데, 인터넷으로 주문한 타이어 장착은 제한된 낮 시간에만 해 주는 등 좀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가면서 지금까지 브레이크 패드도 한 번도 안 갈았고 바퀴가 충격을 받은 적도 많은데 휠 얼라인먼트도 한 번도 안 봤기 때문에 아마도 추가 비용이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 보니 역시나 편마모가 꽤 있고 브레이크 패드도 앞쪽은 가는 게 낫겠다고 해서 갈았다. 12만원 추가 지출 발생. (얼라인먼트 5만원, 브레이크 패드 교체 7만원) 검색해 보니 싼 건 아니었지만 바가지를 쓴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요런 비용을 더 쓰다 보니 (아마 타이어만 갈았으면 2만원 쯤 받았을) 구찌 값을 달라고 하진 않아서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근데 타이어 교체하고 나서 아저씨가 핸들 유격이 좀 심하다고, 빨리 가서 손 보라고 한다. 그렇잖아도 YF 소나타 MDPS 교환받아야 된다고들 하던데 한 번 날 잡아서 가서 고쳐야지. 전에는 주차할 때나 유격이 좀 신경 쓰이지 주행중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비하신 분 얘기를 듣고 나니까 계속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뭔가 똑바로 잘 안 나가는 느낌도 들고 그렇다.


P.S. 한 선배님이 알려주셨는데, 123tire, abctire 같은 데서 고르고 나서 지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서 다시 한 번 검색하면 (해당 사이트의 오픈마켓 미니샵 등에서) 더 싸게 팔거나 해당 오픈마켓 쿠폰, 적립금 등의 혜택을 볼 수 있어서 더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P.P.S. 현기차 MDPS 무상수리는 지금 기간이 끝났다면서 안 해 줄 수도 있다고 하네요.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본사 방침을 확인하기 위해 담당자를 바꿔달라는 등의 요청을 하면 무상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코딩한다거나 셸 명령을 내릴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다른 모듈 가져다 쓸 때 프락시 설정하려면 조금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우선 에러 메시지를 잘 보고 urllib을 쓰는지 urllib2를 쓰는지 확인합니다.


urllib을 쓰는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코드를 적당히 집어넣어 줍니다.


import urllib.request


proxy_support = urllib.request.ProxyHandler({'http' : 'http://proxy.info', 

                                             'https': 'https://proxy.info'})

opener = urllib.request.build_opener(proxy_support)

urllib.request.install_opener(opener)


urllib2를 쓰는 경우에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proxy = urllib2.ProxyHandler({'http' : 'http://proxy.info', 'https': 'https://proxy.info'})

opener = urllib2.build_opener(proxy)

urllib2.install_opener(opener)


끝.

이런 건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꼭 처음부터 다시 삽질하게 된다.


여기 적혀있는 내용은 2017년 12월 19일 기준이며, Anaconda로 Python 3.6을 깔아놓은 윈도우 7 시스템에 CUDA를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가 설치된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텐서플로우 1.4를 깔아서 사용하기로 했다.


혹시 방화벽 때문에 프록시 설정이 필요하다면 conda, pip, git 등에 대해 각각의 프록시 지정 방법을 숙지하고 작업해야 한다.

(conda나 pip는 설정 파일에서 지정해도 되고 아니면 --proxy=https://proxyUsername:proxyPassword@proxy.server.com:port 같은 식으로 명령행 옵션을 줘도 된다. git의 경우는 git config --global http.proxy http://proxyUsername:proxyPassword@proxy.server.com:port 같은 식으로 프록시를 설정하면 된다.)


1. CUDA Toolkit 설치

현재 CUDA 툴킷 최신 버전은 9.1이지만, 텐서플로우 1.4에서는 8.0만 지원하므로 (9.1이 깔려있다고 하더라도) 8.0이 안 깔려 있는 컴퓨터라면 8.0을 깔아줘야 한다.

다운로드 주소: https://developer.nvidia.com/cuda-80-ga2-download-archive 여기서 자기 시스템을 클릭클릭하면 다운로드 적합한 버전에 대한 링크가 뜬다.


2. cuDNN 설치

cuDNN도 최신 버전은 7이지만 텐서플로우 1.4에서는 6만 지원하므로 (7이 깔려있다고 하더라도) 6이 안 깔려 있다면 6도 깔아줘야 한다.

다운로드 주소: https://developer.nvidia.com/rdp/cudnn-download 이건 그냥 다운받을 수 없고 nVidia 개발자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한다. 뭐 돈 들고 그러는 거 아니니까 잽싸게 가입하고 나서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설치 방법: zip 파일을 받으면 디렉토리 안에 파일이 몇 개 들어있다. bin 디렉토리에 있는 건 CUDA 툴킷의 bin 디렉토리에 (보통은 C:\Program Files\NVIDIA GPU Computing Toolkit\CUDA\v8.0\bin)에 넣고, include, lib 디렉토리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디렉토리로 복사해 주면 끝난다.


3. Tensorflow 설치 (https://www.tensorflow.org/install/install_windows 참조)

우선 텐서플로우용 환경을 하나 만든다. 파이썬 3.6을 쓰고 환경 이름은 tensorflow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명령을 쓰면 된다.

conda create -n tensorflow python=3.6

다음과 같이 하여 tensorflow 환경을 활성화한다. (프롬프트 바뀌는 것 확인)

activate tensorflow

그리고 나서 gpu 버전의 텐서플로우를 설치한다.

pip install --ignore-installed --upgrade tensorflow-gpu


4. HDF5, h5py 설치

이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Keras에서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고 싶다면 설치해야 한다. 그냥 conda 프롬프트나 Anaconda 내비게이터에서 설치하면 된다.

conda install hdf5

conda install h5py


5. graphviz, pydot 설치

이건 시각화에 필요한 모듈인데, 아나콘다에서 바로 설치가 되진 않는다.

pip install graphviz 명령으로 graphviz를 설치한다. 그리고 나서 시스템 PATH에 graphviz의 bin 디렉토리를 추가해야 한다. (그냥 별 옵션 없이 설치하면 C:\Program Files (x86)\Graphviz2.38\bin 이다.)


pydot도 파이썬 3.6에서는 기본 conda로 설치는 안 되고, 대신 pip install git+https://github.com/pydot/pydot-ng.git 라는 명령을 써서 설치해야 한다.


설치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https://pythonhaven.wordpress.com/tag/pydot/ 여기에 있는 간단한 예제를 실행시켜보자.


6. scipy, matplotlib, PIL, pyyaml 설치

이것저것 하다 보면 PIL이 없어서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다. scipy, matplotlib 같은 건 거의 필수 아이템이니까 설치해야 하고...

scipy, pyyaml은 pip로 케라스를 설치하면 의존성 때문에 자동으로 깔아주는데, 혹시 케라스 설치할 때 UnicodeDecodeError가 나면서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면 따로 먼저 깔아보자. 나도 UnicodeDecodeError가 나서 잠시 고민했으나, 따로 깔아주니 괜찮았다. 

conda scipy

conda matplotlib

conda install pillow

conda pyyaml


7. Keras 설치

여기까지 하면 케라스 설치를 할 준비가 끝난다. 케라스 설치는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리면 된다.


pip install keras


끝.

간단하게 계산을 한다든가 파이썬 스크립트를 돌릴 때 Jupyter notebook을 띄워서 iPython 환경에서 작업을 할 때가 많습니다. 작업한 내역을 그대로 문서처럼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그대로 열어서 보기가 좋기 때문에 노트 겸용으로 쓰기 편하니까요. 


회사에서는 OS 기본 브라우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설정해놓고 쓰는데, 이러면 Jupyter notebook을 실행시키면 일단 IE에서 창이 뜨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뭔가 설정을 잘못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IE에서는 Alt-Enter (셀을 실행한 다음 다음 셀에서 삽입 모드로 전환) 기능에 뭔가 문제가 있어서 매번 셀을 실행한 다음에 다음 셀로 내려가서는 한 번 더 엔터 키를 눌러야 삽입 모드로 들어가서 좀 불편합니다. 그래서 크롬에서 새 창이나 탭을 열고 주소를 입력해서 주피터를 시작하는데, 이게 또 하다 보면 귀찮습니다.


그래서 Jupyter notebook 기본 브라우저를 변경하는 방법을 찾아보니 https://stackoverflow.com/questions/35229604/how-to-change-the-default-browser-used-by-the-ipython-jupyter-notebook-in-linux 같은 글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대로 해 봤는데, 파일 경로를 영 못 알아먹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크롬 브라우저 실행파일이 C:\Program Files (x86)\Google\Chrome\Application\chrome.exe 라고 할 때, c.NotebookApp.browser = u'C:/Program Files (x86)/Google/Chrome/Application/chrome.exe' 같은 식으로 설정파일에 지정을 해 줬더니 "No such file or directory: C:/Users/MY_USER_NAME/Files"라는 에러 메시지가 뜹니다. "MY_USER_NAME" 부분은 윈도우 시스템의 사용자 이름이고요. 절대경로 상대경로가 꼬이면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드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근데 의외로 간단한 해결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BROWSER라는 윈도우 시스템 변수를 이용하는 거였습니다. 시스템 변수 설정하는 데 가서 BROWSER라는 시스템 변수를 새로 만들고, 그 값으로 iPython에서 사용하길 원하는 기본 브라우저의 주소를 "C:\Program Files (x86)\Google\Chrome\Application\chrome.exe" 같은 식으로 적어주는 거죠. 이렇게 하고 나니 jupyter_notebook_config.py 설정파일에서 따로 브라우저를 지정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주피터 노트북이 크롬에서 바로 뜹니다. 물론 webbrowser 모듈의 get 함수 같은 걸로 브라우저에서 뭔가를 띄웠을 때도 마찬가지로 BROWSER 변수에서 지정한 브라우저가 열립니다.


오늘의 삽질기 끝.



옛날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넌 취미가 뭐냐고 해서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고 답했다. 주로 어떤 음악을 듣느냐고 해서 I usually enjoy listening to classical music. 이라고 답했는데, 그 친구가 "classical music"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classic music"을 좋아하는지 물은 적이 있었다. "classical music"과 "classic music"의 차이를 몰랐기 때문에 차이를 물어보려 했으나, 다른 사람이 조금 연관된 다른 잡담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흐지부지 그 얘기는 지나가고 말았었다. 한 번 기록도 남길 겸 Classical music, classical music, classic music의 차이를 적어볼까 한다.


우선 첫 글자를 대문자로 써서 고유명사처럼 적는 Classical music은 우리말로 옮기자면 고전주의 음악을 뜻한다. 최대한 상세하게 풀어쓰자면 music from the Classical period in Western music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양음악사에서 대략 1730년경부터 1820년경까지의 시기에 만들어진 음악이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같은 작곡가의 곡들을 떠올리면 된다.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시기의 작곡가라고 할 수 있긴 하다.)


첫 글자를 소문자로 적는 classical music은 우리말로는 고전 음악, 서양 고전 음악, 또는 클래식 음악이라고 옮길 수 있는 음악으로, 우리나라에서 “클래식”으로 통용되는 게 보통 classical music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레고리오 성가 같은 중세 음악, 바흐의 바로크 음악, 하이든, 모차르트의 고전주의 음악, 바그너, 브람스의 낭만주의 음악, 드뷔시, 스트라우스의 근대음악에서 라이히, 글래스의 현대음악/포스트모던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음악으로 분류할 수 있다.


"classical"이 아닌 "classic"이라는 단어로 수식하는 "classic music"은 장르를 불문하고 오랫동안 많은 대중들이 널리 즐겨들어온 음악을 가리킨다. 그냥 우리가 “고전이라고 할 수있는”, 또는 “고전이 되어 버린” 정도의 수식어를 붙이는 음악들은 다 classic music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classical music이 classic music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클래식 음악 뿐 아니라 락, 컨트리, 재즈 등에서도 classic music으로는 여러 곡들을 꼽을 수 있다. 앞의 두 음악에 비하면 정의 자체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걸 고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는 여지가 많다.


집합 관계로 따진다면 Classical music은 classical music의 부분집합이고, classical music은 classic music의 부분집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classical music 중에서 현대음악이나 포스트모던 음악은 classic music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법하다.)


P.S. 회사에서 오픽 시험을 보라고 하는데, 그거 준비하려면 취미 같은 거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좀 해야 하는 것 같아서 이런저런 걸 떠올려 보다가 classical music과 classic music의 차이가 생각나서 끄적여봤다.


P.P.S. 궁금해서 네이버 영어사전에서 classical music을 검색해 봤는데, 이건 뭐 완전 총체적 난국이다.

나는 원전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원전 없이 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 있는 원전들을 당장 폐쇄해야 한다는가 하는 주장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원전을 우리나라에 더 짓는다든가 무리하게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건 반대한다. 예전에 비하면 태양광 발전 같은 게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고, 적게 만들어서 적게 쓰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황해 연안에 엄청나게 많이 새로 짓고 있는 원전에 대해서도 당연히 반대하긴 하지만, 요즘처럼 미세먼지 심한 거 보고 있노라면 어차피 깔릴 원전, 빨리 깔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중국에서 원전을 만드는 데 우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면 더욱 더 그렇다. (중국이 우리의 엄중경고에 원전 건설 계획을 취소할리가...) 물론 중국이 대국답게(?) 원전 대신 사막에 태양광/태양열이나 풍력 발전소를 대륙의 스케일로 건설해서 그 전기를 사용해 준다면 훨씬 더 행복하긴 하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국내 발전만이라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 없이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작년 그린피스 발표에 의하면 한국 미세먼지의 70%가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하고, 나사에서도 국내에서 발생된 미세먼지가 절반 정도라고 했던 것 같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만 확 줄여도 공기 질은 분명하게 좋아질 거다.


한전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발전량은 545.5 TWh 정도였다.** 그 중 이산화탄소 배출 및 미세먼지 배출 문제가 거의 없는 에너지원의 발전량은 수력 5.8 TWh, 원자력 164.8 TWh, 대체에너지*** 16.7 TWh였다. 그러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 문제가 있는 에너지원의 발전량은 총 358.2 TWh이다. 과연 이것을 전부 태양광 발전소로 바꾸려면 땅이 얼마나 필요할지 대략적으로 따져보자.


100 kW 태양광 발전소 하나당 평균 연간 발전량은 130 MWh 정도이며, 에너지 효율 16%인 다결정 태양광 모듈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100 kW 태양광 발전소 하나당 면적은 넉넉잡아 2,000 m^2이다.**** (약 45 m x 45 m 크기니까 꽤 작은 발전소다.) 면적으로 따진다면 5,511,000,000 m^2, 또는 5,511 km^2가 필요한데, 이는 축구장(7,140 m^2) 77만개 정도에 달하는 면적이다. 서울 면적(605 km^2)의 아홉 배, 제주도 전체 면적(1,848 km^2)의 세 배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남한) 총 면적이 100,295 km^2니까 우리나라의 5.5%에 달하는 땅을 태양광 패널로 덮어야 한다.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이걸 짧은 시간 안에 하려고 하면 엄청난 반대에 부딪힐 게 뻔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태양광 발전 등의 확산에 있어서는 정책적인 유도가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장이나 사무실 등 업장 건물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다고 해 보자. 지붕 면적이 1322 m^2 (약 400평) 정도면 100 kW 발전소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보통 이 정도 업장이면 전기요금이 사업에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 공장 지붕에서 만들어낸 전기를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게 당연히 에너지 관점에서는 최선이지만, 한전의 요금체계를 감안한다면 공장용 전기가 워낙 싸기 때문에 직접 발전해서 쓴 만큼 할인받는 걸로는 투자대비 수익이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공장 지붕 같은 것을 지금은 공장주가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주고 임대료를 받고, 거기에 발전소를 세운 사람이 한전에 전기를 팔아 돈을 버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에서 요금 및 구매 가격 체계를 바꾼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공장, 건물, 창고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이 깔릴 수 있을 거고 그만큼 더 깨끗해질 수 있을 거다.


몇 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전력 매매 시스템으로는 투자대비 수익률이 그럭저럭 괜찮기도 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제일 중요한 땅(또는 돈)이 없는 관계로 아직 그냥 손가락만 빨고 있다. 아직 집도 없어서 먼 미래의 일이 되긴 하겠지만, 혹시라도 몇 억 정도 투자할 돈이 생긴다면 최우선적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참고로 100 kW 태양광 발전소를 하나 만들면 연간 전력 판매 수입은 가중치 1.2 적용 발전소 기준 대략 36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깊지 않은 시골 어딘가 적당한 지역에 땅을 사서 거기에 채소공장을 짓고 그 지붕에 태양광 발전소 까는 것. 그리고 그 옆에 식당을 지어서 채소공장 투어도 시키고, 채소공장 프랜차이즈(?) 같은 것도 하고 식당도 운영하고 그러는 거다... ㅎㅎㅎ


* 한국전력통계 제85호, 2016년 6월, 한국전력공사

** 같은 해 기준 발전설비 용량은 101 GW 정도였다.

** 대체에너지에 매립지에서 생성되는 가스나 공장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가스로 만들어낸 에너지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러한 가스는 어차피 대기중으로 배출되었을 때 이산화탄소 못지않은, 또는 더 강한 온실가스 역할을 할 것이고 연소 후 미세먼지 배출량도 미미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추가로 생성해내지는 않는 것으로 쳐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문제는 폐기물 소각장(청라, 백석, 명지소각장 등)에서 만들어내는 에너지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 부분을 왜 여기에 포함시켰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자료 출처: 주한 영국대사관 김지석 에너지 혁신 담당관 

게을러서 사진이 없다. 글로만...


돼지고기는 등심과 안심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냉장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파는 어떤 지마켓 판매자의 판매가격을 참고하자면, 100g당 가격은 다음과 같다.


뒷다리살(지방 포함) 558원

뒷다리살(지방 미포함) 598원

등심 1080원

안심 1080원

앞다리(껍데기 미포함) 1360원

앞다리(껍데기 포함) 1300원

갈비(찜용) 1380원

갈비(구이용) 1410원

등갈비 2200원

삼겹살(일반) 2180원

삼겹살(벌집 또는 뼈 제거) 2280원

목살 1980원

갈매기살 2580원

항정살 2700원

가브리살 2500원

등뼈 425원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 돼지고기 구이집이나 보쌈집에서 많이 소비되는 부위는 확 비싸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확 싸다. 등심 안심은 뒷다리살 같은 것보다는 비싸지만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것보다는 꽤 싸기 때문에 적은 식재료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돼지 등심/안심은 소의 등심 안심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고기의 질감은 많이 다르다. 둘 다 기름이 거의 없는 살코기라서 조리를 잘못하면 잘못 익히 닭가슴살처럼 꽤나 퍽퍽하고 맛 없게 될 수 있다 보니 인기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수비드로 조리를 하면 질감이 정말 신기하리만치 달라진다. 등심을 예전에 수비드로 익혀 먹었을 때 촉촉하고 쫀득한 식감에 깜짝 놀랐는데, 이번에 먹은 안심도 그랬다. 아내랑 애들이랑 “역시 아빠는 고기를 정말 잘해”라며 폭풍칭찬을 해 줘서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참고했던 레서피 사이트: http://www.seriouseats.com/recipes/2016/07/sous-vide-pork-tenderloin-recipe.html 


수비드 온도에 따른 고기 느낌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54도 - medium rare - 버터처럼 부드럽고 육즙이 아주 풍부함

60도 - medium - 탄탄하지만 연하고 육즙이 적절함

66도 - medium-well - 완전히 단단하고 육즙이 적절합

71도 - well done - 마르고 퍼석할 수 있음


글이나 사진만으로는 아쉽고, 실제로 만들어서 먹어봐야 하는데, well done 제외하면 다 고기가 조금 분홍색 기운이 돌기 때문에 시각적인 두려움을 안겨줄 수 있어서 일단은 66도, medium-well을 목표로 조리를 시작했다.


* 요즘은 여러 식당에서 핑크색이 도는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을 많이 내놓고 있다. 많이들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 등을 걱정해서 무서워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 USDA)에서 정해놓은 식품안전을 위한 조리온도 및 시간은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모두 63도, 3분이다. 63도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조리하면 된다는 뜻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충분히 시간이 길면 된다. FDA 기준 화씨 130도(섭씨 54.44도)에서 112분 이상, 화씨 140도(섭씨 60도)에서 12분 이상 조리하면 안전하다고 한다.  식품안전 관점에서 보자면 위의 표에서 rare에 해당하는 54도에서 조리한다면 (속까지 온도가 올라가는 시간을 감안해서) 3-4 시간 충분히 돌려야 하고, 66, 71도처럼 높은(?) 온도에서 요리한다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만 익혀도 충분할 것이다. 실제로도 조리시간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짧게 가져갈 수 있다.


수비드를 할 때도 오븐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예열이 중요한데, 물 온도를 조리온도까지 올려놔야 한다. 오늘은 66도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 대강 끓인 물 3-4 리터 정도를 수비드 물통에 넣고 찬물을 부어서 온도를 대충 맞추면 된다. 처음부터 찬물 넣고 수비드 돌려도 되는데 그러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물 양이 많으면 물 데우는 데만 30-40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고기를 염지하면 육즙이 풍부해지긴 하지만 맛이 옅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수비드를 하는 경우에는 굳이 염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있다. 특히 돼지고기는 염지했을 때 질감과 향이 햄에 가까워지는 특성도 있다고 한다. 위 링크의 글을 쓴 이는 염지를 하고 싶다면 염지액에 담그는 방식보다는 고기에 소금 뿌리고 싸서 냉장고에서 몇 시간 또는 밤새 보관하여 살짝 절이는 방식을 쓰면 육즙은 잘 가두면서 액상염지 방법을 썼을 때 맛이 옅어지는 문제는 피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나는 염지를 전혀 하지 않고 요리를 시작했다.


조리 방법

1. 물을 원하는 온도로 예열한다.

2. 고기 겉에 후추와 소금을 뿌린다. 좀 많지 않나 싶을 정도로 충분히 뿌린다.

3. 비닐봉지에 담는다. 원한다면 허브 및 각종 양념들을 같이 넣는다. 올리브유도 넉넉하게 뿌려준다. (수비드로 돌리면 고기가 되게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기름을 넉넉하게 넣어줘어 고기끼리 붙어서 고기가 엉뚱한 데서 찢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물론 밀봉에도 도움이 되고 향도 좋아진다.) 진공포장기로 밀봉하거나 물에 담아서 밀봉한다. 나는 진공포장기가 없어서 집락을 쓰고 물에 담가 밀봉하는 방법을 쓴다.

4. 수비드로 익힌다. 최소 45분, 최대 4시간까지 괜찮다. 66도 정도면 1시간 반에서 두 시간도 충분하다.

5. 꺼낸 돼지고기를 키친타올로 닦는다. 겉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야 빠르게 겉을 익힐 수 있다. 비닐 봉지 안에 남아있는 액체는 나중에 소스 만들 때 쓴다.

6. 고기 겉을 익힌다. 팬에 식용유를 1 tbsp 정도 두르고 기름이 끓을 때까지, 또는 연기가 날 때까지 강한 불로 가열한다. 고기를 넣고 겉면이 모두 고르게 갈색으로 익도록 겉을 익힌다. (이런 용도로 주물팬이 최고다.) (총 2-3분 정도) 속은 어차피 다 익었으니까 겉만 바삭하게,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익히면 충분하다.

7. 겉이 다 익어갈 무렵 버터 1 tbsp과 각종 향신료(샬롯, 마늘, 타임, 오레가노 등. 그냥 말린 것 뿌렸는데 먹을만 했다.)를 얹어준다. 숟가락으로 녹은 버터와 향신료를 고기 위에 올려준다. 총 45초 정도 해 주면 된다. 돼지고기를 적절한 망 같은 데 올려놓고 팬에 남은 액체를 그 위에 부어준다.

8. (소스 만들기; 소스 안 쓸 거면 생략 가능) 고기를 구운 팬에 다진 샬롯(없으니까 양파로 대체하자) 1 tbsp 넣고 15초 정도, 향이 나도록 볶는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나 vermouth 1컵 넣고 반으로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통겨자, 수비드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육즙, 버터 1 tbsp을 추가한다. 걸쭉해질 때까지 잘 저어주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나는 대충 양파, 맛술, 소금, 후추, 밀가루 넣고 걸죽하게 익혀서 냈는데 고기에 비해 소스는 좀 별로였다. 임팩트 있게 썬 고기 위에 굵은 소금만 살짝 뿌려서 내도 충분히 훌륭할 것 같다.

9. (서빙) 향신료는 제거하고 고기를 썰어서 낸다. 소스를 스푼으로 덜어서 올리거나 굵은 소금을 위에 뿌려서 내면 된다.


1 kg을 했더니 식구들 모두 행복하게 먹고 좀 남아서 다음 날 아침에 얇게 썰어 빵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도 해 먹고 그랬는데, 그것도 아주 좋았다. 햄 비싸니까 안심이나 등심, 또는 뒷다리살을 염지하고 수비드로 익혀서 햄 대신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liquid smoke 같은 거 사서 좀 넣고 수비드해도 좋을 것 같고...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 터보트레이너로 운동을 좀 하겠다고 자전거를 거실에 옮겨놨다. 막내가 자전거 만지다가 다치거나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가끔씩 바퀴를 손으로 돌려서 손이 좀 더러워지는 거 빼면 큰 문제는 안 생기고 있다. 근데 자전거를 빨래 건조대 대용으로 쓰면서 빨래가 체인에 닿아 시커먼 기름이 묻는 일이 몇 번 있고 나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체인 청소나 하자는 생각이 들어 어제 자전거 체인 청소에 도전했다. 2014년 여름 자전거를 산 이후로 체인을 풀어서 청소한 적이 한 번도 없고, 특별히 험한 데서 타진 않았지만 체인이랑 체인링, 스프라켓을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서 습식 체인 오일을 많이 썼더니 오일과 이물질이 섞여 엄청나게 찐득하고 새까맣게 된 구두약에 흙 비벼놓은 것 같아 보이는 오염물이 체인 전체를 덮고 있었다.


손이 기름으로 뒤덮여 너무 더러워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사진 없이 글로만 남기려니 많이 아쉽다. 다음에는 아들 불러서라도 사진 찍어서 남기리...


준비물:

체인을 세정액에 담가둘 적당한 플라스틱통 - 두부 두 모 들어가는 두부 포장 플라스틱통 사용.

버릴 칫솔

플라이어 - 체인링크 풀 때 사용

체인 잡는 고리 - 체인 링크를 풀거나 체결할 때 양쪽을 잡아서 당겨줘야 한다. 손이 모자라니까 고리로 잡아줘야 하는데, 파는 것도 있지만 그냥 철사 옷걸이 하나 끊어서 구부려서 만들었다. (참고: http://blog.naver.com/jun18th/220739302056)

오렌지 세정제 - 누군가가 비교기를 올렸는데 석유 같은 것보다 오렌지 세정제가 효과가 더 좋다고 해서 오렌지 세정제 사용. 등유 사러 주유소 가기도, 세정 끝난 등유 버리러 다시 어디 가기도 귀찮았다.


첫 단계는 체인 링크 풀기.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보니 체인링크를 잡아 누르면 구멍이 큰 안쪽으로 밀려가면서 쓱 빠지는 것 같아서 대충 세게 누르면 되겠거니 했는데, 영 안 된다. 손에 찐득한 기름 잔뜩 묻히고 한참을 고생하며 전용도구를 사야 하나 고민하다가, 손 씻고 핸드폰을 검색핬다. http://www.coolwarp.net/1074 이 글을 보니 두 체인 링크를 플라이어의 서로 반대편 날에 걸고 눌러주면 허무하게 툭 빠진다길래 해 보니 호... 정말 그렇다. 역시 기술을 배워야 해.


체인을 잘 풀어서 플라스틱 통에 넣고는 오렌지 세정제를 팍팍팍팍 뿌려서 체인을 담그고 칫솔로 문지르고 통을 흔들어 찌든 때를 녹여내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했다. 세 번째 정도 뿌린 후에는 그대로 담가놓고 크랭크 체인링과 스프라켓, 앞 뒤 드레일러와 풀리 등을 물티슈로 청소했다. 체인을 뺀 상태로 하니까 훨씬 수월했다. 풀리 둘 중 하나는 손가락으로 돌리면 한참동안 잘 도는데 다른 하나는 돌릴 때 큰 저항감은 없지만 휙 돌리면 금방 멈춘다. 나중에 체인청소할 때 한 번 분해해서 속에 있는 베어링을 점검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다시 찾아보니 둘 중 위쪽에 있는 건 가이드 풀리, 아래쪽에 있는 건 텐션 풀리라고 하는데 가이드 풀리는 체인 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원래 아주 잘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물론 고급 제품에서는 둘 다 실드 베어링을 써서 잘 돌아가겠지만, 텐션 풀리만 잘 돌아가면 큰 문제는 없는 모양이다. 괜히 쓸 데 없는 데 신경 쓸 뻔했구나. 아, 애초에 이런 데 신경을 썼던 것 자체가 좀 쓸 데가 없는 건가? 


스프라켓을 속시원하게 씻어내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베란다에서 자전거 세차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만하면 만족한다. 제대로 하려면 물 살살 뿌려가면서 세정제로 팍팍 씻어낼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이 필요할 것 같다. 스프라켓 청소를 하다가 예전부터 빼고 싶었던 스프라켓 안쪽 플라스틱 보호대를 없앤다고 또 쇼를 했다. 나도 예전에는 이 플라스틱이 꼭 필요한 부품인 줄 알았는데, 없어도 되는 거라고 해서 없앨까 생각도 했지만 귀찮아서 안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몇 군데 부러뜨리면 쉽게 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또 찾아보니 그거 하다가 스프라켓이나 스포크 상하느니 그냥 두는 게 낫다는 얘기도 보였다. 이미 일부분을 지저분하게 부러뜨려놓은 후라 이대로 둘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오기를 내서 다시 시작. 일자 드라이버로 스프라켓과 스포크 안 상하게 잘 힘을 가해서 몇 군데 부러뜨려서 겨우 다 제거했다. 제거하고 나니 자전거가 좀 더 고급져 보인다. 


오렌지 세정제에 담가놨던 체인은 물에 여러 번 깨끗하게 헹궈내고, 몇 번 털어서 물기를 빼고 키친타올로 꾹꾹 눌러 다시 한 번 물기를 제거했다. 다시 체인링크 채우고 건식 테플론 오일을 발라주고 크랭크 한참 돌리면서 기어 바꾸고 하면서 상태를 체크하고 오일을 골고루 묻혔다. 키친타올로 남은 오일을 닦아냈는데, 스프라켓에 남아있던 기름때가 다시 좀 녹아서 체인에 묻기 시작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다음에는 스프라켓 공구를 사다가 스프라켓을 분해해서 청소해볼지, 아니면 그냥 뒷바퀴만 빼서 욕조 가서 오렌지 세정제 뿌리고 샤워기로 물 살살 뿌려서 청소를 해 볼지 생각 중이다. 스프라켓 분리 자주 하는 것도 아닌데 몇 만원 주고 공구 사기가 부담스러우니까.


그리고 다음에는 꼭 면장갑이라도 끼고 작업해야겠다. 더러운 오일 손에 잔뜩 묻었는데 오렌지 세정제로도 쉽게 지워지지 않아 아직 손 끝이 시커멓다. 손톱 밑에도 새까맣게 때가 껴 있어서 땅거지가 된 느낌이다. 독한 오렌지 세성제를 맨손에 잔뜩 뿌려대서 피부가 상한 것 같아 보습제를 열심히 바르고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손이 거칠거칠한 느낌이다.


처음으로 체인을 분리해서 청소하다 보니 거의 2-3시간은 걸린 것 같다. 웬만하면 청소 안 하고 다시 2-3년 타면 좋겠지만, 다시 청소를 하게 되는 날이 오더라도 다음 번에는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익숙해지면 1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로드보다 훨씬 더러운, 옛날에 산 철티비도 체인을 청소해야 하는데, 큰애가 그 철티비를 자주 타게 될 것 같으니 조만간 체인 청소에 재도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