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이 정도면 이번 시즌 확실히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턱걸이긴 했지만 4월에 3승이면 이 추세로 가면 정말 15승 넘기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최고 기록인 18승도 한 번 넘볼 수 있을 것 같군요...

오늘 게임 기사에 처음 나오는 것도 박찬호 사진...


기사 내용에도 박찬호의 호투가 많이 부각되어 있군요...

멋집니다. 옛날에 박찬호 선수가 다저스 있던 시절, 경기가 있을 때면 옹기종기 모여서 응원하던 그 시절이 기억나는군요... :)
여기는 츠쿠바 시골 동네에서 가장 번화한 편에 속하는 츠쿠바 센터 지역의 크레오
스퀘어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은 커피를 좋아하는 편인데, 연구소 근처에는 그런 커피를
파는 데가 없습니다. 실험실에서 일회용 드립 커피(우리나라에서는 못 봤었는데,
티백 같은 걸 뜯고, 양쪽의 날개를 당겨서 그 백을 벌리면 조그만 종이컵
비스무레하게 되는데, 거기에 물을 부어서 내려 먹는 방식입니다. 내 돈 내고 사는
건 아니라서 가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럭저럭 맛이 괜찮은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티백을 물에 퐁 담가서 우려내 마시는 커피보다는 좀 더 진하고
괜찮은 편...)만 맨날 먹다 보니, 에스프레소로 뽑은 커피가 고파서 가끔씩 자전거
타고 번화가의 스타벅스를 찾아옵니다. 뭔가 더 맛있는 커피집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메뉴에 영어도 적혀 있고 하다 보니 스타벅스에서만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오늘 포함해서 두 번째 마시는 겁니다.)

처음 스타벅스 온 날에는 카운터에 있는 사람이 거의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샷 하나
추가해달라고 하는 데 5분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도 적응이 좀 됐고,
전보다는 나은 사람이 주문을 받아서 금방 주문을 했습니다. (hot은 "호또"라고
발음하더군요. 첨엔 그걸 몰라서 메뉴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쇼를 했습니다. ㅠㅠ)

토요일을 맞이하여 오늘도 츠쿠바 센터에 왔고, 스타벅스에 와서 그란데 카페 모카에
에스프레소 샷 하나 추가한 걸 받았습니다. 자리가 없네요. 밖으로 들고 나오니
바람이 좀 불고 쌀쌀하긴 하지만, 빈 자리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이 앉아있는
자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ㅠㅠ

샷 추가한 카페 모카 그란데 사이즈는 470엔입니다. 한국 가격하고도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괜히 일본 물가가 비싼 걸 의식해서 그런 건지, 돈을 내는 손이 벌벌
떨립니다... 사실 500엔도 동전이기 때문에 5000원짜리 지폐를 낼 때에 비해 뭔가 더
대수롭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밀린 일이 있어서 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작업을 할까 하고 아이북을 펼쳤습니다.
혹시나 해서 무선랜을 켜 보니 신호가 잡히더군요. 아싸... 무려 세 개나 잡힙니다.
그 중에 가장 신호가 강한 놈은 WEP가 걸려 있어서 나머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웹질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노트북에 핸드폰용 모듈을 연결해서 쓰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그나마도
핸드폰이랑 USB 케이블로 연결해서 잠깐씩 쓰는 분위기 같은데, 여기는 노트북에
핸드폰용 PCMCIA 혹은 CF 모듈을 연결해서 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자제품 매장 가면 과자 또는 휴지에다가 H.64나 CDMA 데이터 통신 서비스 광고
전단을 붙여서 나눠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실제로 그걸로 인터넷 쓰는 사람들도
꽤 자주 봤고요. 연구소 네트워크가 제약이 심해서 그런지, 그걸 벗어나서 작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인터넷 쓰는 걸 종종 봤습니다. 다른 회사 소속이면서
연구소에 파견되어 있는 사람들이 자기 회사 네트워크에 연결할 때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처음에는 노트북 PCMCIA에 뭘 꽂아놓고 신호를 찾는 듯한
폼으로 노트북을 들고 창가에 서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여기에 무선랜이
있나보다 했는데, 제 노트북으로 아무리 해도 아무 신호도 안 잡히더군요. 나중에
PCMCIA 카드 뽑아놓은 걸 보니 CDMA G3 어쩌구 저쩌구 써 있더군요...ㅠㅠ 아직
WiFi보다는 핸드폰 대역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이 발달한 느낌이 듭니다.

츠쿠바는 시골이긴 하지만 (하이마트라든가 베스트 바이 스타일의) 전자제품 매장도
제가 가 본 곳만 네 군데 정도 되고, 그 중에 가장 작은 데를 빼면 전부 애플 제품을
취급합니다. 세부 백화점도 있고, 곳곳에 이마트 식품매장 같은 수퍼마켓들이
있습니다. (이 동네는 カズミ(카스미)라는 체인이 꽉 잡고 있는 것 같군요.) 크레오
스퀘어라는, 의류 및 패션 관련 제품과 생활용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몰도 있고요...

내일은 처음으로 동경엘 가 볼까 합니다. 한 시간 40분 거리라는데, 왕복 버스비만
우리 돈으로 3만원은 듭니다. 긴자에 있는 씨티뱅크 가서 돈도 좀 뽑고, 동양에서
처음으로 오픈한 긴자 애플 스토어 구경도 좀 하고, 좀 돌아다니면서 멋진 건물들
사진도 좀 찍고 올까 합니다.

동경엘 다녀오면 아마 츠쿠바도 그리 심한 시골은 아니다는 생각이 좀 바뀌긴
하겠지만, 그래도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에 둘러싸인 동네에 비하면 여전히
츠쿠바는 나름대로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오늘 박찬호 선발 경기가 있었다죠...



지난 시즌 앤젤스와의 경기에서 네 번을 지고,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은 경기에서 잘 던져줘서 1승을 챙겼습니다.
정말 장합니다.

박찬호가 처음에 메이저 리그에서 잘 나갈 때 그가 1승을 챙길 때마다 꽤 신이 났던 기억이 나네요.

그동안 몸도 안 좋고, 성적도 안 좋고, 연봉은 많은데 밥값 못하는 투수라는 욕을 많이 먹어서 마음 고생도 심했을텐데, 올해는 꼭 좋은 결과 얻어서 몸값 톡톡히 하는 선수라는 평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MLB.com에 갔더니 그 경기 헤드라인이 "A beatiful day with Park"이더군요... 괜시리 뿌듯하네요.

어제 이승엽도 홈런 날리고, 오늘 최희섭도 홈런 날리고, 박찬호는 1승 챙기고... 외국에 있는 한국 야구 선수들에게서 희소식이 줄줄이 들려오니 기분이 참 좋네요... :)
처음 오던 날 찍었던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비행기 안에서 찍었던 사진... 에어버스 기종이었는데, 뭐 그럭저럭 탈만 했습니다. 노스웨스트 나리타 경유 미국행이었는데, 제 옆에 탔던 분은 일본에서 유학중인 한국 분이었습니다. 그 분도 D70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반가웠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츠쿠바행 버스를 기다리다가 찍었던 사진. 차들이 좌측 통행이라 버스도 저런 방향으로 정차합니다. 여기에 와서 차를 그리 많이 타질 않아서 그런지, 아직도 차들이 왼쪽으로 움직이는 게 적응이 안 됩니다...


나리타 공항에 있는 흡연장소. 우리나라 흡연실들하고 비슷한데,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흡연실에 있는 여자분들의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습니다.


음료수 자판기. 음료수 되게 비쌉니다... ㅠㅠ 연구소 안에 있는 자판기에 있는 음료수들도 전부 100엔씩입니다. 밖에 있는 건 좀 더 비싸고요...


나리타 공항에서 츠쿠바로 오는 동안 거의 계속 이런 풍경이었습니다. 한국하고 그리 크게 다른지 않습니다. 좀 다른 게 있다면, 한국에 비해 확실히 전통적인 디자인의 건물들이 많다는 것 정도인 듯 합니다. 그리고... 도로의 차선 폭이 되게 좁습니다. 지금은 그럭저럭 적응이 됐는데,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가면 길이 확 넓어져서 한동안 또 적응 안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4월 3일이니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가네요...
또 글 올리겠습니다. :)
일본에 가면 와이프랑 화상 채팅이라도 할까 해서 iSight를 살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숙소에서도 무선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침대나 소파에서 느긋하게 인터넷을 즐길까 하고 Airport Express를 하나 구입할까 하는 고민도 했다.

iSight는 학생할인을 받으면 16만 2천원이다. Airport Express도 학생할인을 받으면 12만원대에 살 수 있다. 웹캠이 보통 싼 건 3-4만원이면 사고 로지텍에서 나오는 꽤 근사한 것도 iSight보다는 조금 싼 편이다. 물론 CCD 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질이 상당히 좋다는 점, 그리고 디자인 및 애플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Sight의 가격도 그리 비싸지만은 않다. WiFi 액세스 포인트도 사실 단순 AP는 요즘 5만원 선이면 살 수 있지만, Airport Express에는 iTunes와 연동하여 음악을 내보낸다거나 USB 포트로 프린터를 연결하는 등의 추가 기능이 들어있다는 점과 디자인 등을 감안할 때 Airport Express의 가격도 그리 비싼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어제까지만 해도 iSight랑 Airport Express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애플스토어에 학생할인용 인증번호까지 요청을 해 놨었다.

그런데...

혜선이는 자동차 운전 면허가 오토 면허다. 내 차는 스틱이다. 그래서 항상 나만 운전을 했는데, 이번에 일본 가면서 6개월 동안 차를 썩히기도 그렇고, 집에서 학교까지 차로 3-40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전철 및 버스를 타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는 점 때문에 혜선이가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오토 자동차로 바꿔야 했다. 처음에는 마티즈2 CVT 모델을 중고로 살까 했는데, 여기저기 알아보니 CVT 미션에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들려서 중고로 사는 건 포기. 마침 이번에 새로 나온 올 뉴 마티즈가 갑자기 눈에 띄는 바람에 덜컥 차를 계약해 버리고 말았다. 차 값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싸지 않다. 지금 타고 있는 마티즈는 600만원대에 구입했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건 오토로 구입하다 보니 차값이 900만원 선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새 차를 구입하는 바람에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결국 거의 강림하셨던 지름신은 나의 의지를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고 떠나셨다.

간만에 지름신을 물리쳤다...

종종 사진 찍어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서로 보고, 전화하고 음성 채팅 등으로 만족하면서 살아야지...ㅠㅠ
이제 3월 10일이면 일본으로 출국합니다.
일본 츠쿠바에 6개월 동안 실험/연구하러 갑니다.

ㅠㅠ

일본어 하나도 모릅니다. 정말 걱정되네요...

그냥 요즘 글을 하도 안 써서 한 번 올려봤습니다.



스노우캣 홈피에 올라와 있던 레서피입니다.
누군가가 스노우캣 작가분한테 알려준 방법인 듯 하군요... :)
만드는 방법 상당히 까다롭네요.
이래가지고서야 한 번 만들어 먹고 나면 기운 빠져서 다시 만들어먹을 수 있을지... (물론 아주 맛있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겠지만요...)

Recipe. Hot Chocolate

@초콜렛 잘게 부숴서 200g
(가능하다면 쓴맛과 단맛을 반반씩 섞어보세요)/
@우유 500ml
@물 250ml/
@코코아 파우더 2와1/2 테이블 스푼의
(네스퀵 아님, 무가당 코코아 파우더)/

쓴맛과 단맛의 초콜렛을 골고루 넣어 만드는 것이
가장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별다른 재료 없이 초콜렛을 녹여 만드는 핫 초콜렛이니만큼
초콜렛의 질이 맛을 좌우하겠죠.
물론 정성스럽게 온도조절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유와 물 코코아가루를 섞어 냄비에 넣고 끓입니다.
막이 생길 정도로 팔팔 끓이진 마시고 주변이 부글부글하면서
김이 올라오는 정도까지만 끓여주세요.
역시 우유도 순식간에 넘어버리니 주의 하셔야겠죠?
저는 우유를 끓일 때 바닐라 줄기를 넣고 같이 끓여주기도 합니다.

우유가 끓으면 불을 끄고 잘게 다져놓은 초콜렛을 넣습니다.
그리고 덩어리 없이 잘 녹도록 저어주세요.
그리고 몇 시간 정도 내버려 둡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요
몇 시간이라도 묵힌 뒤 데워 마시는 것이
초콜렛의 향과 부드러운 감촉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숙성시킨 초콜렛을 데울 때에는 역시 끓이지 않고
그저 따끈하게 해서 마시는 방법이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죠.

저는 우유를 조금 더 첨가해서 차게 마시는 것을 즐기는데요
여름철 기운없을 때 아주 그만이죠.

대접할 때 작은 계피 가지를 꽂거나 럼 또는
꼬냑을 조금 첨가해서 마시기도 합니다.
애인한테 끓여주실 때는 마쉬멜로우를 몇 개 띄우거나
크림으로 하트를 그려보세요.



by 손녀
나는 폭탄주에 엄청 약하다. 그냥 맥주, 소주, 양주 가운데 한 주종으로만 마시면 괜찮은데, 그리고 양주 먹다가 맥주 먹거나 하는 식으로 마시면 별로 상관 없는데, 폭탄주를 마시면 다음 날 거의 100% 올리고 헤롱헤롱한다.... 좋은 후배 성재가 자기 미니홈피에 폭탄주에 대한 글을 올렸길래 퍼나른다. :)

============================================================


폭탄주...먼저 잘 모르시는 분(들도 틀림없이 계시리라)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하면,
기본은 맥주 한 잔에 양주 스트레이트를 섞어 먹는 혼합주의 일종.

80년대 초반에 어느 고위 법조인(까먹었다.)의 고안으로 세상에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인간을 험한 숙취의 숲으로 보낸 악명높은 혼합주. 숙취의 숲에 들어가지 않으려 발악하는 자에게는 주사의 늪을 주셨고, 주사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면 깊은 수면의 바다로 인도하시는, 잔혹한 바커스의 이름이다. 보통 그만그만 술을 마시며 살아온 인간에게는 딱 열 잔을 맥시멈으로 허락하시고, 술 좀 마시고 침 좀 뱉어봤다 하시는 거만한 인간에게는 스무 잔을 허락함과 동시에 숙취의 숲과 주사의 늪과 수면의 바다를 종합 선물세트로 안겨주시는 참으로 성격 '더러운' 주신의 제왕.

나는 손에 바를 정자 그려가며 27잔 마셔봤다. 절대 자랑이 아니다.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폭탄주는 스스로 팔색조와 같은 모습으로 술자리-대개는 상하고저가 존재하는 자리에만 왕림하신다-에 모습을 바꿔가며 등장하는데 그래도 일단 기본은 있다. 앞서 말했듯이 맥주 한 잔에 양주 한 잔. 순서야 고스톱 룰처럼 동네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눈처럼 순결한 물수건을 놓을 접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물수건. 제조를 맡은 자는 정갈한 마음으로 물수건을 접시 위에 고이 세팅하고 좌중의 주목을 요구한다. 그리고 양주를 스트레이트 잔에 따른다. 양은 자리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양주잔이 적당히 차면 이번에는 맥주잔을 채운다. 역시 양은 다를 수 있지만, 양주와 합체했을 때 맥주의 거품이 컵의 rim에 살짝 닿거나 조금 넘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양주잔을 맥주잔에 넣는 정통적인 제조법과 양주를 맥주 위에 붓는 포스트모던한 방법. 첫번째 방법은 양주잔을 맥주에 넣는 순간 끝이지만 두 번째 방법에는 추가된 메뉴가 있다. 바로, 얼음을 휘휘 젓는 것이다. 얼음을 젓는 것도 중요하다. 그냥 넣어서 돌리면 양주가 맥주에 고르게 섞이지 않아 마실때 '약'같은 느낌이 많이 나므로 이는 마시는 사람을 위함이 아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집게로 얼음을 꽉 잡은 뒤 맥주잔의 2/3 지점부터 바닥까지 약 5회 정도에 걸쳐 상하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때 부드러운 거품이 생겨 술의 외관이 훨씬 좋아지는 경우가 있으나 지나치면 넘치므로 힘조절도 중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폭탄주를 누구에게 주느냐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순진한 사람이다. 첫 잔은 제조자가 스스로 먹는다. 이는 자기가 그간의 노하우로 '내가 먹어도 맛있는' 폭탄주를 만들었음을 만방에 고함과 동시에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바커스의 고귀함을 알리는 중요한 의식이다.

다 마셨으면(물론 원샷이다. 꺾기는 사마외도.) 잔을 높이 들어 의식의 성공을 알린다. 알잔(양주잔)이 들어 있을 경우 좌우로 3~4회 흔들어 청아한 소리를 내면 금상첨화. 그러나 간혹 깨지는 수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깨진 잔은 산산조각 나는 것이 아니라 미세하게 균열이 간 채로 계속 술자리를 방황하는 수가 있으므로 스스로 과도하게 흔들었다 생각되면 불빛에 잔을 세심하게 비추어 볼 것.(술기운에 잘 안되겠지만.)

여기까지 끝났다면, 당신은 폭탄주를 좌중에게 분배할 권한을 갖는다. 절대양주와 절대맥주를 합석자들의 위로 운반해야 할 폭탄주계의 프로도가 되는 것이다. 대개 clockwise나 counter-clockwise의 순서를 따르나 개의치 말라. 폭탄주의 절대 선은 취해 쓰러질때까지 모두가 동일한 양을 마시는 '균등'임을 명심한다면 순서따위는 상관없다.

이번에는 마시는 방법.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핵심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술잔을 입에 대는 순간 훗~하고 냄새를 맡지만 폭탄 바커스는 냄새로 승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순수한 맥주나 순수한 양주에 비해 냄새는 덜한 편이다. 양주 잔이 안에 들어 있는 경우 마시고 난 뒤 멋지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포스트모던한 방법에 비해 우수하나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농도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맥주 거품, 그 다음에는 맥주, 마지막에 양주:맥주=1:1인 기막힌 녀석이 들어온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속도' 뿐이다.

잠깐 이야기가 새지만,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 손바닥으로 잔의 바닥을 감싸고 먹는 법이 그것이다. 실제로 평소처럼 잔을 잡고 먹는 것과 그다지 큰 차이는 없지만, 심리적인 효과가 우수하다. 그야말로 '홀딱' 마신다는 자세. 대외적으로 '이렇게 망가진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나 자주 애용할 경우 금방 맛이 간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두 번째는 마실 때 술을 보지 않는 것이다. 양질의 양주라면 호박색 액체가 연갈색의 맥주에 섞이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이걸 본다면 심리적으로 무너지기 쉽다. ('젠장, 이런 걸 먹고 있구나.') 그냥 눈의 초점을 풀고 천장을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하겠다. 눈을 감으면 다른 감각이 강해지므로 역효과. (술을 '건'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본다는 소수 의견이 있는데, 자칫하면 자폭할 수 있다. 양주의 양 따위는 어차피 제조자의 마음이란 말이다.잘못하면 맥주와 양주의 포션이 바뀐 핵탄두가 등장한다.-_-;)

만약 당신이 술을 '적당히' 즐기는 사람이라면, 폭탄 바커스도 꽤나 반갑게 맞아들일 수 있다. 그나마 인구에 회자되는 '폭탄주의 좋은 점'이라면 빨리 먹고 빨리 취한다...라는 것이다. 아까 폭탄주는 대개 상하고저가 확연히 구분되는 자리에 등장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는데, 어차피 상사와 '마셔 주어야'하는 자리라면 소주를 홀짝거리는 것 보다 짧고 굵게 자리를 마칠 수 있다. 그 후에 2차를 가는 것은 이 자리에서는 언급을 피하겠다.

다만, 조심할 것은 이 '짧고 굵음'에 매료되어 폭탄 바커스를 아무 자리에나 초빙하는 것이다. 친구와의 오붓한 술자리나 명절때 가족 친지와의 단란한 술자리에 폭탄 바커스를 '소환'하는 무리가 있는데, 이는 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폭탄 바커스는 경외의 대상이지 애호의 대상은 아니다.(반성.-_-;)

최근에는 폭탄주의 개념이 확산되어 몇 가지 아류가 생겨났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공식 이름이 있고, 다른 하나는 아직 없다. 이름이 있는 것은 '드라큐라 酒'. 피처럼 붉은 이 술은 맥주 대신 적포도주를 이용한다. 탄산이 있는 맥주로 만드는 보통의 폭탄주보다 뇌관(즉 양주)의 선택이 중요하다. 이것도 궁합이라고, 드라큐라 주에 가장 어울리는 양주 뇌관은, 짐작하다시피 꼬냑이다. 본인도 한 번 밖에 마시지 못했으나, 그 맛은 가히 관 속의 드라큐라가 벌떡 일어날 만큼 쇼킹했다.(절대 맛있다고 안 했다.)

아직 이름이 없는 것은 맥주 대신 무알콜의 탄산 음료를 이용하는 것이다. 상표명을 직접 거론하여 좀 뭣하지만 본인이 경험한 것을 얘기하면 '마운틴 듀'에 '캐나디언 클럽'을 섞는 달착지근한 폭탄주. 콜라에 버번 위스키를 섞는 위스키 콕은 물론 논외다.(그건 잔부터 다르지 않은가.) 아무튼 이 술은 일명 '앉은뱅이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항간에서는 '선수'들이 '작업'중에 많이 쓴다고 한다. (따라서 본인과는 별 인연이 없는 술이라 하겠다. 쓰으읍)

바리바리 끄적이다 보니 처음에 왜 이런 얘기를 쓰기 시작했는지 목적을 잃어버렸다. 역시 폭탄 바커스는 무섭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실체에 탐구의 자세를 가진 어린 양이 대들면 이런 식으로 성정을 흐려버린다. 그나마 야근중에 선배들과 두어 잔 마셨기에 망정이지, 정식적인 주도를 갖춘 본격적인 자리-다시말해 종이컵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오비 맥주잔과, 미끈한 스트레이트잔, 그리고 목이 따끔할 정도로 시원한 맥주와 캡틴큐부터 조니워커 블루 라벨까지 실로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위스키, 또 눈처럼 하얀 물수건과 그 물수건이 오롯이 놓일 접시가 있는-였다면 감히 이런 글을 끄적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썰렁하게 글을 맺기는 좀 허무하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

폭탄주는 절대 '즐기면' 안되는 술이다.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차원에서 마시고, 취해야 한다. 그것이 폭탄 바커스를 맞이하는 전세계 모든 음주가들에게 요구되는 자세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근데, 다른 나라에도 폭탄주가 있던가? 에이, 없겠지, 설마.
이사 전에는 학교에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분 정도? 길어야 10분이면 됐다. 그래서 심지어는 아홉 시에 일어나도 아홉 시 반까지 학교에 올 수 있었다.

근데... 이사를 가고 나니 아침 출근 러시아워에는 50분 정도는 걸리는 듯하다... 흑흑...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적게는 다섯 배에서 많게는 열 배 정도 늘었다.

그래도 오히려 전보다 일찍 오는 것 같은니, 다행이긴 하다. 원래 학교 가까운 데 사는 애들이 지각을 잘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야겠군.
지난 25일(화) 드디어 이사를 갔습니다.
2년간 잘 살았던 관악구 봉천 4동의 서울대 가족생활동을 떠나서 멀리 가려니 기분이 싱숭생숭 하더군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