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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7 14:21

혁신과 동물적 직감 잡담2012/03/07 14:21

내 박사 지도교수님은 벨 랩 출신이시다.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벨 랩에서 10년 일하시고 한국에 오셨다.

졸업하고 회사를 다닌지 1-2년쯤 됐을 무렵, 한 번은 교수님께 여쭤봤다. 당시 벨 랩은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냐고. 교수님의 대답은 “매니저들이 똑똑했기 때문이지. 좋은 사람 뽑고 좋은 일 할 수 있게 해 줬으니까.”라고 대답하셨다.

조금은 의외의 대답이었다. 뭔가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체계, 제도 같은 게 아니라 “똑똑한 매니저”가 답이라니. 상당히 기운이 빠졌다.

많은 조직에서 “확실한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MBO(Management by Objectives)를 금과옥조로 여기기 때문에 매년 MBO를 위한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 달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적어 낸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한 해의 성과를 판단하고 인사고과를 매기며, 그 결과에 따라 승진, 연봉 인상률 등을 결정한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규칙을 적용한다.

제품을 기획하거나 연구를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 모든 걸 정량화할 수 있는 잣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성패를 결정하고 한 해의 실적을 평가, 관리한다.

상당히 공정하고 정확해 보인다.

이런 성향은 이 회사만의 특징이 아니다. 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도, 학교에서 교수를 선발할 때도, 판검사가 될 사람을 뽑을 때도, 회사에서 직원을 선발할 때도, 교수한테 연구비를 줄 때도 이런 정량적인 평가를 절대적이고도 공정한 것으로 여긴다.

반대로 많은 이들이 공정하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보기에 상당히 불공정한 방식으로 의사를 결정하곤 한다.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추천서이고, 보통 어떤 자리든 알음알음으로 채용되는 게 일상적이다.

교수를 뽑을 때도, 그동안의 트랙 레코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사람일지 그 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한국의 괜찮은 학교라면 교수 자리를 잡을 수 없는 논문 실적으로 미국의 괜찮은 학교에서 교수 자리를 잡고 나중에 혁신적인 일을 해내는 사람을 적지 않게 보곤 한다.

사람의 판단, 직관, 직감에 대한 신뢰와 인정. 이게 자리잡지 않는 이상 앞서가는 사람을 빨리 쫓아가는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혁신성은 의외로 동물적인 직감(gut feeling) 같은 것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뭐 좋게 말하면 영감(intuition), 직관이나 통찰(insight) 같은 단어로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정량화, 계량화가 불가능한 어떤 “느낌”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상세하게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여 성공하는 방식은 fast follower가 되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효과적이었지만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길을 탐구하는,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연구 분야에서 좋은 관리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훌륭한 두뇌와 열린 마음가짐을 갖추되 사람, 아이디어에 대한 gut feeling과 배짱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두뇌, 자기 생각과 다른 주장도 수용할 줄 아는 열린 마음가짐, 좋은 사람, 좋은 아이디어를 알아채는 gut feeling,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일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배짱, 이걸 모두 갖춘다면 정말 훌륭한 관리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P.S.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MBO 방식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소비에트 연방의 경제적인 몰락에서 분명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왜 굳이 망해버린 “계획경제”의 방식을 사익을 추구하는 최전선에 서 있는 사기업들이 그리 신봉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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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수
2012/01/10 22:14

Logitech R800과 키노트 Gadgets2012/01/10 22:14

로지텍에서 나오는 R800이라는 프레젠터를 샀습니다.

로지텍 R800 이미지

로지텍 R800. 사진 출처: 로지텍 홈페이지.


이렇게 생긴 물건이지요.

제법 폼나게 생겼어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조그만 LCD 창에는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어서 발표 시간을 세팅해 놓고 타이머가 카운트다운되도록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배터리 상태도 표시되고요. 아래쪽 로지텍 마크 밑에 있는 부분은 USB 동글이에요. 살짝 뽑아서 컴퓨터에 끼우면 되죠. 요즘 나노 동글이라고 해서 USB 포트에서 2-3 mm만 튀어나오는 것 같은 계열은 아니고 전통적인, 3 cm 정도 튀어나오는 동글이에요.

제일 위에 있는, 초록색으로 | 이라고 적힌 버튼이 레이저 포인터 (꽤 밝은 녹색 포인터예요. 제가 보통 써 본 다른 녹색 포인터랑 비교해 봤을 때 가장 강한 편입니다.) 버튼이고, 그 밑에 있는 < > 버튼은 슬라이드 앞/뒤로 넘기는 버튼입니다. 다시 그 밑에 있는 두 버튼은 각각 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과 (발표 중간에 화면에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게 하고 싶을 때 쓰는) 검은 화면 버튼입니다.

처음 살 때 맥을 공식 지원하진 않지만, 크게 문제 없이 작동한다는 걸 확인하고 샀죠. 다만 맨 아래쪽에 있는 두 버튼(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하고 검은 화면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두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게 아쉽지만 핵심 기능은 잘 되는데다가, 그 두 버튼도 어차피 키 맵핑 문제일 테니 어떻게든 해결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주문했어요.

오늘 물건이 와서 연결해 보니 시작/끝 버튼하고 검은 화면 버튼까지 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키 매핑이 필요하겠죠?

우선 각 버튼이 어떤 입력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해 봐야겠죠? 키/마우스 이벤트를 따내 보니까 이렇더군요. 왼쪽 화살표 버튼은 PageUp 키, 오른쪽 화살표 버튼은 PageDn 키, 슬라이드쇼 시작/끝 버튼은 한 번은 F5(MS 파워포인트에서 슬라이드쇼 시작하는 단축키), 한 번은 ESC(슬라이드쇼 종료 단축키) 키로 작동하고 검은 화면 버튼은 .(MS 파워포인트에서 슬라이드쇼 중간 검은 화면 버튼) 키로 작동합니다.

키노트 단축키 목록을 확인해 보면 프레젠터에서 쓸 만한 단축키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빌드와 슬라이드 구분에 주의해 주세요. 빌드는 각 효과 단위로 움직이는 거고 슬라이드는 실제 슬라이드 한 장 단위로 움직입니다.)

 버튼 R400/R800 기본 키
키노트 단축키
 이전 빌드 (<)
 PageDn  PageDn
 다음 빌드 (>)
 PageUp  [
 슬라이드쇼 시작  F5  Cmd-Option-p
 슬라이드쇼 끝  ESC  ESC
 검은 화면  .  b

그러니까 다른 건 그냥 그대로 두고 PageUp 키는 [로, F5는 Cmd-Opt-p로, .은 b로 대응시켜주면 됩니다.

검색해 보니 다행히도 친절한 방법이 설명되어 있더군요. 링크: Logitech R400 and R800 with Keynote

여기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위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을 우리말로 옮기고 정리한 것입니다.

맥에서 키 리매핑할 때 많이들 쓰시는 KeyRemap4MacBook 이라는 무료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1. KeyRemap4MacBook를 다운로드해서 설치합니다.
  2. 애플 메뉴에서 시스템 환경설정에 들어갑니다. 그럼 KEY라고 적힌 아이콘의, KeyRemap4MacBook이라는 패널이 추가되어 있을 겁니다.
  3. 여기에 적힌 방법을 참조하여 MenuBar 탭을 클릭하여 Setting을 하나 새로 추가합니다. (이렇게 해 둬야 R800/R400을 연결했을 때만 그 세팅을 편하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프레젠터에 따라 R800이나 R400 같은 이름을 쓰시면 되겠죠?)
  4. 이제 키 대응관계를 설정해 줄 차례입니다. 이 링크를 참조하셔서 private.xml 파일을 더블클릭해서 열고, 코드를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xml version="1.0"?>
<root>
  <list>
    <item>
      <name>R800 or R400 to function for Keynote</name>
      <appendix>Change remote . to b</appendix>
      <appendix>Change remote F5 to Option-Cmd-P</appendix>
      <appendix>Change remote PageUp to [</appendix>
      <identifier>private.logitech_presenter_keynote</identifier>
      <autogen>--KeyToKey-- KeyCode::DOT, KeyCode::B</autogen>
      <autogen>--KeyToKey-- KeyCode::F5, ModifierFlag::NONE, KeyCode::P, ModifierFlag::OPTION_L | ModifierFlag::COMMAND_L</autogen>
      <autogen>--KeyToKey-- KeyCode::PAGEUP, KeyCode::BRACKET_LEFT</autogen>
    </item>
  </list> 
</root>
  1. Change Key 탭에서 ReloadXML 버튼을 클릭해 줍니다.
  2. 3단계에서 했던 것 때문에 R800이라는 Setting이 추가되어 있는데요, R800을 선택해 주세요.
  3. 이제 R800을 선택했을 때의 키 매핑을 설정할 차례입니다. 맨 위에 있는 R800 or R400 to function for Keynote를 선택해서 활성화시키고, 그 바로 밑에 있는 General을 확장한 다음 Don't remap an internal keyboard를 선택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컴퓨터 키보드에서는 해당 키가 리매핑되지 않아요.


여기까지 다 하시고 나면 다 끝납니다. 키노트를 켜 놓고 테스트해 보세요. 혹시 원하시는 방식으로 리매핑하고 싶다면 단축키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입맛에 맞게 설정해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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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