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이 출간되었다.
예상보다 작업이 많이 늦어져서 한빛미디어의 임성춘 팀장님께 많은 폐를 끼쳤는데, 우여곡절 끝에 책이 드디어 출간이 되니 참 기쁘다.

지금까지 내가 번역해서 나온 책이 다섯 권이나 된다니...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결국은 그 책이 내가 다 타이핑한 셈이 되는데, 타이핑만 해도 참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ㅋㅋ

지금까지 나온 책을 한 번 되짚어 보면
1. Mastering Algorithms with Perl
책 자체는 좋은데, 좀 어려운 편이고,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서 별로 팔리지 않았을 것 같다.
2. Learning Java
이 책도 책 자체는 좋지만, Java 1.3 기준인데 이 책이 나오고 오래지 않아 Java 1.4가 등장하는 바람에 타이밍이 안 좋았던 책이다. 그래도 초반에는 그럭저럭 팔린 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Java에서의 OOP 개념이라든가, Java의 기초를 확실히 잡기에 좋은 책. Java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것 같고, 조금 써 본 사람들이 기초를 닦기 위해 읽어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듯.
3. Flash ActionScript, Definitive Guide
내가 번역한 책 중에 가장 평이 좋은 책일 듯 싶다. 이번에 나온 Mastering Regular Expressions도 아주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은 아무래도 수요가 많은(ActionScript를 사용하는 플래시 개발자들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 책이다보니... 시중에 그림 많은 책들도 많지만, 액션스크립트라는 언어를 제대로 배우는 데 있어서 이만한 책이 없다. 요즘 원서는 Flash MX를 바탕으로 하는 책이 나오지만, ActionScript의 큰 기반은 Flash 5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읽기 편하고 저렴한 번역판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한빛미디어 측에서도 현재 MX판을 새로 번역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4. Managing & Using MySQL, 2nd Ed.
MySQL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책. 내용이 좀 잡다하고 아주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면 MySQL을 대강 사용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DB 설계의 원칙, DB 최적화 등의 문제에 대해 알 수가 있다는 점이 좋다. 물론 지면 관계상 자세한 내용은 다른 책들을 다시 찾아봐야 속시원하게 알 수 있다는 건 좀 아쉬운 면이다.

5. Mastering Regular Expressions
Regular Expression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상당히 좋은 책이다. 지금까지 정규식을 상세하게 제대로 취급한 책(또는 문서)이 없었는데, 이 책은 정말 정규식을 정복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물론 정규식과 관련된 수학적 기반 같은 게 빠져 있는 건 아쉽긴 하지만, 어차피 그런 건 정규식을 잘 쓰는 데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두꺼운 책 더 두껍게 만들지 않으려면 빼더라도 괜찮을 것이고, 수학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들(아마 대부분일듯)에게는 부담만 될 것 같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펄을 많이 쓰는 사람들(대부분이 정규식을 많이 사용한다), 또는 다른 언어나 툴에서도 정규식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Unix/Linux 관리자 등에게도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잘 팔려야 할텐데...

이번에는 여섯 번째 책을 맡게 됐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책을 주로 번역했는데(MySQL 책은 전에 있던 책의 증보판이긴 했지만, 그냥 완전히 새로 번역을 했다.) 이번에는 추가된 내용을 번역하고 전에 있던 내용의 위치 변동이라든가 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면에 있어서 부담이 된다.

당분간 또 번역하느라 바쁘게 생겼다. 시간 딱 정해놓고 정말 매일 꼬박꼬박 정해진 분량을 번역하는 습관을 길러야지...
문득 나의 효율에 관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을까. 과연 효율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둥실둥실 떠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
인터넷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 금단현상 같은 건 없으니 어떻게 보면 인터넷 중독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 매달려 있는 시간으로 따져보면 너무 길다. 이 정도면 "당신은 지독한 인터넷 중독자야"라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다.

인터넷에서만 좀 멀어지면 효율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
정말 50분 빡세게 일하고 10분씩 휴식하는, 그런 집중력 있고 효율 좋은, 허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이렇게 늘어지고 퍼져 있으니 살도 안 빠지고 잘 되는 일도 없지.. ㅠ.ㅠ

인터넷에서 조금 멀어지기.
한 시간에 10분 이상 연구와 무관한 일로 인터넷에 매달려 있지 않기로 나와 약속...

빈둥거리는 것도 나름대로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빈둥거리는 것이, 노닥거리는 것이 분에 넘친다거나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맘 굳게 먹고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지...

P.S. 근데 이 글을 쓰는 것도 결국은 인터넷에 매달려 있는 건데.. ㅠ.ㅠ
아니야... 이런 글 쓰는 건 나를 정돈하는 시간이니깐 가치가 있어...
아니야... 이런 식으로 용납을 하다 보면 결국은 결심이 무너져...
에잇... 이게 뭐람.

P.P.S. 혜선이가 이번 주 토요일에 논자시를 본다.
논자시 준비하느라고 요즘 정신 없는데, 부디 논자시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혜선이 화이팅...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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