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구의 누나가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 31살, 아직은 세상을 뜨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이...
게다가 지금의 남편 분과 결혼하신지 1년도 안 된, 행복해야 할 신혼에 돌아가셨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누나를 참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형제자매들을 다들 좋아하지만, 그 친구는 누나 사진도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보여줄만큼 누나를 각별하게 좋아하는 친구다.

미국에 있어서 늦게서야 한국에 돌아온 친구를 만나고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그리고 빈소를 지키고 있던 친구의 매형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다.

오늘, 대학교 동창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몇 해 전부터 간이 안 좋으셔서 편찮으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친구는 몇 일 전에 간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남자친구의 친구이면서 자기 친구이기도 한 기증자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술을 받으실 수 있을 만큼 건강이 괜찮아지면 몇 가지 검사를 마친 후에 이식수술을 받을 거라고, 자기 가족에게 일어나고 있는 기적같은 일에 너무 감사하던 그 친구에게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곁에 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
얼마 전에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99년에 제대했으니 예비군 4년차인데, 작년까지는 학교에 등록금을 내는 학생이라서 학교 직장예비군이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가서는 하루만 훈련을 받는 아주 편한 예비군 훈련을 했다.

근데 이제는 수료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 직장 예비군이 아니라서 동네(지금 주소가 인천 연수동...)에 가서 여섯 시간짜리 두 번하고 3일동안 가야하는 훈련 한 번을 받아야 한다.

생전 처음 만져보는 M1-carbine이라는 소총(한국전쟁때부터 월남전 전까지 쓰던 총)을 들고는 동네 뒷산을 등산했다. 총은 별로 안 무거운데, 동네 뒷산이 동네 뒷산 답지 않게 험해서 상당히 힘들었다. 게다가 내가 등산을 얼마나 싫어하는데... 군복까지 입고 산을 올라야 하다니...ㅠ.ㅠ

하여간 이놈의 예비군 훈련 왜 받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예비군 없애면 안 되나?
현역 복무기간도 2개월 단축시킨다는데 예비군도 2년쯤 단축시키면 좋겠다.


하여간 짜증난다.
왜 이런 어거지식 머리수 채우기를 해야 하는 건지..
어차피 전쟁 나면 예비군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죽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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