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도 우리 그룹하고 같이 일하시는 한국인 박사님이 한 분 계시고, 그 외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숙소에도 한국 분들이 적지 않게 살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을 만나는 게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집사람하고 영상채팅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한국말을 할 일이 없죠... 그렇다고 일본어를 쓰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broken English 실력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식 영어를 알아듣는 데도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옛날에는 일본식 영어 들으면 내 영어도 덩달아 어버버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그런 것도 별로 없고요... ㅋㅋㅋ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하드 트레이닝한 결과입니다.
오늘은 일본 와서 처음으로 한국 식당엘 가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숙소에서 걸어서 한 3분이면 가는 거리에도 항아리라는 한국 식당이 있는데, 거긴 뭔가 좀 회식 분위기 같기도 해서 한 번도 가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츠쿠바 센터 근처의 크레오 스퀘어라는 쇼핑몰에 생긴 도라지라는 한국 식당엘 가 보기로 했죠.
잠시 망설이다가 들어갔는데, 종업원들이 별로 한국인 같이 생기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메뉴도 한국어로 된 음식 이름을 카타카나로 적어놓은 게 아니라, 나름대로 일본어식으로 표현해 놨더군요. 그러면 정말 못 알아먹죠...
그나마 육개장 같이 생긴 게 있길래, 그걸 시켜보려고 했는데, 음식 이름에 면이 붙어 있어서 밥도 같이 주냐고(일본어 못 합니다... 영어로...) 물어봤더니, 종업원 분께서 메뉴를 펼쳐 보이면서 밥이 있는 메뉴를 찝어 주시더군요. 그래봤자 까막눈이라서 뭔 소린지 모르지만... 실은 한국 사람인데, 한국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수가 없으니 이상하다고 영어로 투덜거렸더니... 종업원 분께서 “한국에서 오셨어요?”라고 반갑게 한국어로 말씀해 주시더군요. 일본에서 일하시는 한국 분이셨습니다. :) 뭐 많은 얘길 나누진 못했지만, 그래도 밥 먹고 나오는 길에 고추장 튜브를 두 개나 챙겨 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그 가게에 종종 가야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그래도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제법 비슷한 음식을 먹었더니... 맵더군요. 하지만 맛있었습니다...
근데... 육개장에다가 아주 조그만 공기에 밥 조금이랑 구운 쇠고기 조금 얹어 주고(원래는 김밥을 몇 개 준다는데, 김밥이 떨어지면 그렇게 준다고 하더군요.)... 나름대로 런치 세트라서 싼 건데도 980엔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먹는 가격의 두 배 정도 되죠... 뭐 이제는 익숙해져서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만... (반찬 없는 건 좀 서운했습니다. 반찬 3종 세트는 330엔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뿌듯해져서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거기서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고는 밖에 있는 파라솔 밑에 있는 테이블로 나가서 노트북을 펼치고 번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밖에 나가거나 커피숍 같은 델 가면 작업 능률이 오르는 걸까요? 인터넷 접속하기가 불편한 델 가야 하는 걸까요?)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번역하고 있는데, 옆에 한 가족(부부와 시어머니, 아기, 이렇게 네 명이었습니다.)이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뭔가 우리 말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우리 말이더군요. 한참 있다가 꼬마애한테 “몇 살이예요?”라고 물어봤더니 그 부부 분께서 한국에서 오셨냐고 하시면서 반가워 하시더군요. 그렇게 아주 잠시 얘기를 나누고는 그 가족분들은 가셨고... 또 번역을 열심히 하고 있었죠.
날씨도 안 좋아지고, 시간도 세 시간 정도 지나고 해서 슬슬 챙겨서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저 쪽에 있는 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뭔가 한국인스런 느낌을 발하고 있더군요... 얘기하는 걸 좀 들어 보니 한국말이었습니다.
이 조그만 도시에서, 조그만 쇼핑몰에서 한 네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한국 사람들을 일곱 분이나 만났습니다.
정말 한국인 많은 것 같아요... :)
근데 왜 친한 한국인은 만들기 힘든 건지... ㅠㅠ
붙임성이 좋은 사람들이 정말 부러워지는 일요일 오후입니다.
오늘은 일본 와서 처음으로 한국 식당엘 가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숙소에서 걸어서 한 3분이면 가는 거리에도 항아리라는 한국 식당이 있는데, 거긴 뭔가 좀 회식 분위기 같기도 해서 한 번도 가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츠쿠바 센터 근처의 크레오 스퀘어라는 쇼핑몰에 생긴 도라지라는 한국 식당엘 가 보기로 했죠.
잠시 망설이다가 들어갔는데, 종업원들이 별로 한국인 같이 생기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메뉴도 한국어로 된 음식 이름을 카타카나로 적어놓은 게 아니라, 나름대로 일본어식으로 표현해 놨더군요. 그러면 정말 못 알아먹죠...
그나마 육개장 같이 생긴 게 있길래, 그걸 시켜보려고 했는데, 음식 이름에 면이 붙어 있어서 밥도 같이 주냐고(일본어 못 합니다... 영어로...) 물어봤더니, 종업원 분께서 메뉴를 펼쳐 보이면서 밥이 있는 메뉴를 찝어 주시더군요. 그래봤자 까막눈이라서 뭔 소린지 모르지만... 실은 한국 사람인데, 한국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수가 없으니 이상하다고 영어로 투덜거렸더니... 종업원 분께서 “한국에서 오셨어요?”라고 반갑게 한국어로 말씀해 주시더군요. 일본에서 일하시는 한국 분이셨습니다. :) 뭐 많은 얘길 나누진 못했지만, 그래도 밥 먹고 나오는 길에 고추장 튜브를 두 개나 챙겨 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그 가게에 종종 가야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그래도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제법 비슷한 음식을 먹었더니... 맵더군요. 하지만 맛있었습니다...
근데... 육개장에다가 아주 조그만 공기에 밥 조금이랑 구운 쇠고기 조금 얹어 주고(원래는 김밥을 몇 개 준다는데, 김밥이 떨어지면 그렇게 준다고 하더군요.)... 나름대로 런치 세트라서 싼 건데도 980엔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먹는 가격의 두 배 정도 되죠... 뭐 이제는 익숙해져서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만... (반찬 없는 건 좀 서운했습니다. 반찬 3종 세트는 330엔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뿌듯해져서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거기서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고는 밖에 있는 파라솔 밑에 있는 테이블로 나가서 노트북을 펼치고 번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밖에 나가거나 커피숍 같은 델 가면 작업 능률이 오르는 걸까요? 인터넷 접속하기가 불편한 델 가야 하는 걸까요?)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번역하고 있는데, 옆에 한 가족(부부와 시어머니, 아기, 이렇게 네 명이었습니다.)이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뭔가 우리 말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우리 말이더군요. 한참 있다가 꼬마애한테 “몇 살이예요?”라고 물어봤더니 그 부부 분께서 한국에서 오셨냐고 하시면서 반가워 하시더군요. 그렇게 아주 잠시 얘기를 나누고는 그 가족분들은 가셨고... 또 번역을 열심히 하고 있었죠.
날씨도 안 좋아지고, 시간도 세 시간 정도 지나고 해서 슬슬 챙겨서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저 쪽에 있는 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뭔가 한국인스런 느낌을 발하고 있더군요... 얘기하는 걸 좀 들어 보니 한국말이었습니다.
이 조그만 도시에서, 조그만 쇼핑몰에서 한 네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한국 사람들을 일곱 분이나 만났습니다.
정말 한국인 많은 것 같아요... :)
근데 왜 친한 한국인은 만들기 힘든 건지... ㅠㅠ
붙임성이 좋은 사람들이 정말 부러워지는 일요일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