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IBM Workpad C3라는 PDA를 쓴다. 사실 Palm Vx를 IBM에서 OEM해서 파는 물건이니 그냥 Vx 쓴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진 않다.



이 PDA가 나온지도 상당히 오래됐고, 내가 쓰기 시작한지도 상당히 오래됐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고, 여전히 인기도 좋고, 그리고 지금도 꽤 쓸만한 괜찮은 물건이다. 일단 얇으면서도 깔끔한 멋이 느껴지는 디자인이 좋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개인 정보 관리 및 간단한 e-book reader로는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다.

사실 요즘 나오는 PDA에 눈이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요즘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 물건은 Sony CLIE SJ33. 디자인도 상당히 괜찮고, 성능도 좋고, 가격도 뭐 그 정도면 쓸만하다. (물론 싼 물건은 아니다. 300불 정도니까 10만원 정도 되는 가죽 양장의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서 속지만 갈아끼우면서 사용하더라도 10년은 사용할 수 있을만큼의 가격이니...게다가 종이 다이어리는 나름대로의 멋이 있지 않은가...)




근데 최근에 Palm에서 Zire 71이라는 물건을 내놓으면서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디자인, 성능 면에서 SJ33을 앞서면서 가격은 같은 300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우리 이쁜 혜선이의 투철한 근검절약 정신에는 어떻게 당해낼 수 없으니 어찌하리오...



게다가 미국에 있는 후배 하나가 매장에 가서 한 번 그걸 보고 오더니 조금 조잡한 느낌이 들고 그다지 작아보이지 않다는, 예상보다 실망스럽다는 글을 쓴 걸 보고는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 물론 대신 SJ33이 다시 눈 앞에 어른거리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하여간 이런 거 구경하고 다니다 보면 명품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약간은 이해가 간다. 내가 이런 신기한 물건(?)들 좋아하는 거랑 그런 사람들 명품 좋아하는 거랑 어찌 보면 그리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간 좋은 세상이긴 한데, 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상당히 괴로운 세상이다.
실험이 잘 안 된다.
괴롭다.
얼마 전에 친구의 누나가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 31살, 아직은 세상을 뜨기에는 너무 아까운 나이...
게다가 지금의 남편 분과 결혼하신지 1년도 안 된, 행복해야 할 신혼에 돌아가셨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누나를 참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형제자매들을 다들 좋아하지만, 그 친구는 누나 사진도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보여줄만큼 누나를 각별하게 좋아하는 친구다.

미국에 있어서 늦게서야 한국에 돌아온 친구를 만나고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그리고 빈소를 지키고 있던 친구의 매형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다.

오늘, 대학교 동창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몇 해 전부터 간이 안 좋으셔서 편찮으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친구는 몇 일 전에 간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남자친구의 친구이면서 자기 친구이기도 한 기증자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술을 받으실 수 있을 만큼 건강이 괜찮아지면 몇 가지 검사를 마친 후에 이식수술을 받을 거라고, 자기 가족에게 일어나고 있는 기적같은 일에 너무 감사하던 그 친구에게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곁에 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다.

......
얼마 전에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99년에 제대했으니 예비군 4년차인데, 작년까지는 학교에 등록금을 내는 학생이라서 학교 직장예비군이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가서는 하루만 훈련을 받는 아주 편한 예비군 훈련을 했다.

근데 이제는 수료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학교 직장 예비군이 아니라서 동네(지금 주소가 인천 연수동...)에 가서 여섯 시간짜리 두 번하고 3일동안 가야하는 훈련 한 번을 받아야 한다.

생전 처음 만져보는 M1-carbine이라는 소총(한국전쟁때부터 월남전 전까지 쓰던 총)을 들고는 동네 뒷산을 등산했다. 총은 별로 안 무거운데, 동네 뒷산이 동네 뒷산 답지 않게 험해서 상당히 힘들었다. 게다가 내가 등산을 얼마나 싫어하는데... 군복까지 입고 산을 올라야 하다니...ㅠ.ㅠ

하여간 이놈의 예비군 훈련 왜 받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예비군 없애면 안 되나?
현역 복무기간도 2개월 단축시킨다는데 예비군도 2년쯤 단축시키면 좋겠다.


하여간 짜증난다.
왜 이런 어거지식 머리수 채우기를 해야 하는 건지..
어차피 전쟁 나면 예비군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죽을텐데
내가 쓰고 있는 노트북은 Thinkpad X20이다.
절친한 친구 상훈이한테서 구입해서 열 달 정도 사용한 대우 솔로 노트북에 이어서 대학원 2학년 올라가면서 구입한 두 번째 노트북인데, 이건 새 걸로 산 놈인데다가 벌써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그런지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시꺼멓고 각진 IBM Thinkpad가 디자인이 안 좋다고 하지만, 난 정말 IBM 디자인을 좋아한다. 의외로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울 때도 있지만, 어쨌든 Thinkpad의 까만색에 딱딱해 보이는 디자인은 믿음직하고 멋지다.

그런데, 이 X20의 뽀대를 급격히 감소시키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키보드였다.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키보드에 있어서 Thinkpad를 능가할 노트북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키를 누르는 감촉은 정말 압권이고, Insert, Delete, Home, End, PgUp, PgDn 키의 배치와 화살표키의 배치 등에 있어서 다른 어떤 노트북에서도 따라올 수 없을만큼 편리하다.
근데,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이 놈은 키보드를 구성하는 플라스틱의 재질이 유난히 무른지, 아니면 내가 워낙 키보드를 많이 써서 그런지 키보드가 많이 닳아서 키들이 번쩍번쩍거릴 정도가 되었다. 산지 1주일만에 스페이스바가 맨질맨질해지기 시작하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쓰다보니 어느덧 거의 모든 키가 광을 내기라도 한 것처럼 반들반들하게 되었다. F와 J 키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도 거의 닳고..

그런데 이 노트북을 살 때 받은 30만원어치 A/S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의 유효기간이 3월 31일까지였기에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키보드를 갈았다. 원래 키보드 가는 게 AS 비용까지 하면 10만원이 약간 넘는데, 이거랑 다른 거 가는 거랑 해서 한 20몇만원어치를 서비스받았다. 30만원 꽉 채우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다른 건 별로 문제되는 것도 없고 해서(많은 사람들이 상판 교체를 권했지만 별로 더럽지도 않고 교체해서 괜히 한 귀퉁이가 잘 안 맞는다던가 하는 귀찮은 상황이 오는 걸 원하지도 않았고, 어차피 안 쓰면 버리게 될 쿠폰 30만원 짜리 20몇만원만 쓴다고 해서 뭐 그리 아까울 것 같지도 않고, 20몇 만원이라는 금액의 혜택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기 때문에...) 그냥 필요한 것 두 가지만 교체를 받았다...

키보드를 갈고 나니 이놈이 새것처럼 됐다. 기사님이 액정도 깨끗하게 닦아주시고 여기저기 먼지도 털고 상판도 좀 닦아주시고 해서 정말 깨끗하고 이쁘게 생긴 노트북으로 다시 회춘을 해버렸다.

그동안 이 노트북으로 네 다섯권의 책을 번역했으니 정말 키보드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동안 고생한 키보드를 받아오고도 싶었지만, 기사님이 다시 포장을 잘 해서 어디론가 보내야 하는 것 같길래 그냥 두고 왔다. 그것도 정이 들어서 그런지 조금은 섭섭하더라...

어쨌든 새것처럼 된 이 놈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아주 오랜만에 세차해서 반짝거리는 차를 바라보는 것보다 두 배쯤 더 기분이 좋다고나 할까?

내 계획대로 된다면 앞으도로 3년 정도는 더 써야 할텐데, 그 전까지 부디 별 탈 없이 잘 쓸 수 있기를...
나야 뭐 아직 이런 거 필요 없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겠지.
일반적인 협상의 기술 정도로...


"연봉 얼마를 원해"… 머리싸움의 세계


직장인의 연봉 협상 시즌, 이른바 ‘스토브 리그’가 한창이다. 연봉제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2?4월 연봉 협상을 한다.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연봉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3월 노동부가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4998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연봉제 실시 기업은 1612개로 조사 기업의 32.3%. 1996년 조사 때의 1.6%에 비하면 30.7%포인트가 증가했다.

그러나 연봉제의 급격한 확산과는 달리 협상 내용에서는 고용자와 피고용자 양자가 치열한 머리 싸움을 하는 ‘협상다운 협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연봉 협상에 임하는 직장인들이 너무 무지(無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회사측 대리인은 수백 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탄한 전략을 미리 짜 놓은 잘 조련된 전문가다. 그런데 이에 맞서는 직장인들은 협상을 위한 첫 대면부터 자신의 모든 비밀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초보자가 대부분이다. 한 기업의 연봉 협상 책임자는 “협상에 나서는 직장인들의 태도가 너무 순진하거나 너무 무모해 웃음이 나올 때가 많다”고 말한다.

기업의 연봉 협상 책임자들이 보기에 협상의 하수(下手)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며, 그들이 두려워하는 협상의 고수(高手)는 어떤 사람들일까.

● 하수의 공통점, 욕심 많고 조급하다

연봉 협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이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 앉자마자 돈 이야기부터 하는 것은 금물. 이런 태도는 ‘나는 돈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라고 스스로 이마에 써 붙이는 것과 같다.

지난해 말 정보기술(IT) 업종 애널리스트 스카우트에 나선 한 증권사 인사담당자의 이야기.

“시장에서 꽤 인정받는 애널리스트를 만났죠. 우리 회사 사정을 설명하고 함께 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연봉은 얼마 줄 겁니까’라고 묻더군요.”

그 애널리스트가 원하는 연봉은 억대 수준이었다. 인사담당자는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니 그 정도 부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야기를 더 해보자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화가 진행될수록 이야기가 꼬여갔다. 무슨 이야기를 물어도 그는 돈 이야기만 했다.

“우리 회사에는 인터넷 보안 업종 애널리스트가 없습니다. 이 쪽도 함께 커버해 주셔야 하는데요.”(인사담당자)

“보안이요? 그 쪽은 요즘 돈이 안 되는데….”(애널리스트)

“우리 회사는 법인 영업이 좀 약합니다. 보고서를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법인을 상대로 한 투자설명회에 많이 참가해주셔야 합니다.”(인사담당자)

“아, 그거야 뭐, 돈만 충분히 주면 다 할 수 있어요.”(애널리스트)

인사담당자는 이 한 번의 만남으로 스카우트를 포기했다. 그가 알고 싶었던 것은 이 애널리스트가 자기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능력이 있느냐는 점. 그러나 상대방은 돈 외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 “회사를 위해 일할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게 인사담당자의 평가.

자신의 협상 전략을 너무 빨리 노출하는 것도 하수의 전형적인 모습. 한 벤처기업 인사담당자의 최근 경험담.

그는 몇 년 동안 함께 일해온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와 연봉 협상을 위해 마주앉았다. 그런데 평소 비교적 예의 바르던 이 프로그래머가 이상한 태도를 보였다.

“에이, 부장님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시면 안 되지” “그건 그렇게만 볼 게 아닌 것 같은데” “회사가 좀 생각을 잘 못하는 거 아닌가?” 식으로 반말 비슷한 대답을 자주 사용한 것.

그 후 며칠 동안 유심히 관찰해보니 이상한 점이 더 발견됐다. 늘 어지럽던 그의 책상이 최근 부쩍 정리가 잘 돼 있었다. 무엇보다 평소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던 그의 책과 소지품이 많이 사라졌다.

인사담당자는 직감적으로 ‘저 친구가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협상을 포기했다. 그 프로그래머는 곧 직장을 옮겼다. 떠나면서 그는 “이곳에서 더 일하고 싶었지만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이 생겨 떠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사담당자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 프로그래머가 새 직장에서 받는 연봉은 대략 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옛 직장은 그에게 6000만원 정도를 연봉으로 줄 용의가 있었다. 프로그래머가 ‘옮길 직장이 있다’는 사실만 감추고 협상에 임했다면 그는 옛 직장에서 6000만원을 제안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새 직장과 협상할 때 ‘지금 직장에서 벌써 6000만원을 제시했는데 그보다는 더 많이 줘야 할 것 아니냐’고 요구할 기회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 고수는 부드럽지만 치밀하다

연봉제를 시작한 지 3년이 되는 한 제조업체 인사 책임자 L씨(45)의 이야기. 그는 지금껏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만난 수백 명 가운데 지금 과장으로 근무하는 P씨(36)를 연봉협상의 일인자로 꼽는다. 그가 꼽는 P씨의 강점은 두 가지. 원하는 액수를 먼저 말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협상 기간 내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한다는 점.

“얼마를 원해?”라고 물어보면 그의 대답은 매년 똑같다. “회사에서는 얼마 정도를 생각하세요?”

“그러지 말고 먼저 원하는 액수를 말해 봐”라고 다그치면 그는 “저 정도 되는 사람이 얼마 정도 받는지 잘 알고 계시잖아요. 회사가 생각하는 합당한 연봉 수준을 먼저 말씀해주세요”라며 버틴다.

인사담당자들은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 전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의 범위를 미리 정하고 나간다. 따라서 상대방이 협상 때 “저 올해에는 얼마 주세요”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먼저 말하면 협상이 상당히 쉬워진다는 설명.

요구하는 돈이 회사가 미리 생각한 범위보다 적으면 “지금 회사 사정이 어렵긴 하지만 자네의 실력을 생각해 특별히 허락해주겠네”라며 잔뜩 생색을 내고 계약을 체결한다. 상대의 제시액이 회사 생각보다 많으면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지”라며 시간을 번 뒤 상대방의 약점을 치밀하게 연구한다. 그런데 P씨는 절대 자신의 희망 액수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

한 번은 P씨의 희망 연봉을 미리 알기 위해 전체 직원들에게 10여 가지 설문 문항을 만든 뒤 중간에 ‘희망 연봉을 적으시오’라는 질문을 슬쩍 끼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P씨의 설문조사 답은 “연봉은 언제든지 협상 가능합니다”였다.

P씨가 협상하는 동안 가장 많이 읊는 대사는 “이 회사가 사실 제 마음의 고향인데요”라는 것이다. 사장님 경영 철학이 어떻고, 회사의 올해 영업 방침 장점이 뭐고 등등을 말하며 이 회사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티를 팍팍 낸다.

L씨는 “아무래도 회사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 더 예뻐 보이기 마련”이라며 “P씨가 협상에 애를 먹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저 녀석은 나쁜 놈’이라는 생각은 잘 안 든다”고 말한다.

매년 50여명 애널리스트와 연봉협상을 벌이는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전병서 본부장은 “실제 협상을 해보면 하수일수록 ‘돈을 더 많이 달라’고 조르고, 고수일수록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고 말했다.


●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

한 투신사 인사담당자는 “올해 터무니없이 연봉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에게 회사가 준비한 대답은 딱 하나”라고 잘라 말한다. “그 동안 수고했으니 다른 곳 가서도 열심히 일하라”는 게 그 대답이다.

그 동안 연봉제는 크게 금융, 벤처, 대기업 임원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연봉제 도입 초기에는 억대 스타들이 양산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가운데 10억원대 연봉을 받았다는 이도 나왔고 2000년초 벤처 열풍 때는 억대 연봉에 수십억원대 스톡옵션을 받은 20대 엔지니어들이 수두룩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초만 해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했지만 올해에는 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론이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40, 50대 대기업 임원 가운데 연봉이 마음에 안 든다고 회사를 뛰쳐나올 사람은 거의 없다. 거품이 빠진 벤처 업계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중이고 최근 금융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금융권 연봉도 크게 떨어질 전망.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해 협상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올해는 ‘일단 높게 부르고 보자’는 식의 베팅은 잘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따라서 연봉 자체를 올리기 위해 싸우는 것보다는 인센티브나 옵션 등을 잘 활용해 실질 연봉을 높이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엔터웨이 박운영 이사는 “경기가 나빠 기업들도 지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올해 안에 이 정도는 반드시 해 낼 테니 연말에 어느 정도 보상을 해 주십시오’라는 전략으로 협상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봉협상 5계명▼

▽희망 연봉을 먼저 말하지 말라〓희망 연봉을 말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전략을 먼저 노출하는 것. 구직 서류에 ‘희망 연봉’란에도 절대 구체적인 수치를 쓰지 말고 ‘협상 가능’ 등으로 적는다.


▽자료는 암기한 뒤 협상에 나서라〓동종 업계 종사자들의 연봉, 자신의 1년 업적 등 필요한 데이터를 꼼꼼히 챙긴 뒤 외운다. 자료를 적은 메모 쪽지를 협상 테이블에서 들춰보아선 안된다. 상대에게 “준비했구나”라는 경계심을 불러 일으킨다.

▽터무니없는 요구는 금물〓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년에 비해 15% 이상 연봉을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요구가 먹히지도 않을 뿐더러 협상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인상을 준다.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그거밖에 안 줍니까”라는 직설적 반응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더 주십시오”라고 요구한다. 회사 반응이 요지부동이라면 옵션이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연봉을 올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대를 협박하지 말라〓회사측 협상자는 자신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늘 ‘너 아니면 사람이 없냐’라고 생각한다. 자기 주장을 당당하게 말하되 겸손한 태도를 잃지 말라. [동아일보]
드디어 이 책이 출간되었다.
예상보다 작업이 많이 늦어져서 한빛미디어의 임성춘 팀장님께 많은 폐를 끼쳤는데, 우여곡절 끝에 책이 드디어 출간이 되니 참 기쁘다.

지금까지 내가 번역해서 나온 책이 다섯 권이나 된다니...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결국은 그 책이 내가 다 타이핑한 셈이 되는데, 타이핑만 해도 참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ㅋㅋ

지금까지 나온 책을 한 번 되짚어 보면
1. Mastering Algorithms with Perl
책 자체는 좋은데, 좀 어려운 편이고,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서 별로 팔리지 않았을 것 같다.
2. Learning Java
이 책도 책 자체는 좋지만, Java 1.3 기준인데 이 책이 나오고 오래지 않아 Java 1.4가 등장하는 바람에 타이밍이 안 좋았던 책이다. 그래도 초반에는 그럭저럭 팔린 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Java에서의 OOP 개념이라든가, Java의 기초를 확실히 잡기에 좋은 책. Java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것 같고, 조금 써 본 사람들이 기초를 닦기 위해 읽어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듯.
3. Flash ActionScript, Definitive Guide
내가 번역한 책 중에 가장 평이 좋은 책일 듯 싶다. 이번에 나온 Mastering Regular Expressions도 아주 좋은 책이지만, 이 책은 아무래도 수요가 많은(ActionScript를 사용하는 플래시 개발자들에게 아주 좋은 책이다.) 책이다보니... 시중에 그림 많은 책들도 많지만, 액션스크립트라는 언어를 제대로 배우는 데 있어서 이만한 책이 없다. 요즘 원서는 Flash MX를 바탕으로 하는 책이 나오지만, ActionScript의 큰 기반은 Flash 5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읽기 편하고 저렴한 번역판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한빛미디어 측에서도 현재 MX판을 새로 번역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4. Managing & Using MySQL, 2nd Ed.
MySQL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책. 내용이 좀 잡다하고 아주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면 MySQL을 대강 사용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DB 설계의 원칙, DB 최적화 등의 문제에 대해 알 수가 있다는 점이 좋다. 물론 지면 관계상 자세한 내용은 다른 책들을 다시 찾아봐야 속시원하게 알 수 있다는 건 좀 아쉬운 면이다.

5. Mastering Regular Expressions
Regular Expression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상당히 좋은 책이다. 지금까지 정규식을 상세하게 제대로 취급한 책(또는 문서)이 없었는데, 이 책은 정말 정규식을 정복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물론 정규식과 관련된 수학적 기반 같은 게 빠져 있는 건 아쉽긴 하지만, 어차피 그런 건 정규식을 잘 쓰는 데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두꺼운 책 더 두껍게 만들지 않으려면 빼더라도 괜찮을 것이고, 수학에 별 관심이 없는 독자들(아마 대부분일듯)에게는 부담만 될 것 같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펄을 많이 쓰는 사람들(대부분이 정규식을 많이 사용한다), 또는 다른 언어나 툴에서도 정규식을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Unix/Linux 관리자 등에게도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잘 팔려야 할텐데...

이번에는 여섯 번째 책을 맡게 됐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책을 주로 번역했는데(MySQL 책은 전에 있던 책의 증보판이긴 했지만, 그냥 완전히 새로 번역을 했다.) 이번에는 추가된 내용을 번역하고 전에 있던 내용의 위치 변동이라든가 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면에 있어서 부담이 된다.

당분간 또 번역하느라 바쁘게 생겼다. 시간 딱 정해놓고 정말 매일 꼬박꼬박 정해진 분량을 번역하는 습관을 길러야지...
문득 나의 효율에 관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을까. 과연 효율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둥실둥실 떠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
인터넷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 금단현상 같은 건 없으니 어떻게 보면 인터넷 중독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 매달려 있는 시간으로 따져보면 너무 길다. 이 정도면 "당신은 지독한 인터넷 중독자야"라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다.

인터넷에서만 좀 멀어지면 효율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
정말 50분 빡세게 일하고 10분씩 휴식하는, 그런 집중력 있고 효율 좋은, 허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이렇게 늘어지고 퍼져 있으니 살도 안 빠지고 잘 되는 일도 없지.. ㅠ.ㅠ

인터넷에서 조금 멀어지기.
한 시간에 10분 이상 연구와 무관한 일로 인터넷에 매달려 있지 않기로 나와 약속...

빈둥거리는 것도 나름대로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빈둥거리는 것이, 노닥거리는 것이 분에 넘친다거나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맘 굳게 먹고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지...

P.S. 근데 이 글을 쓰는 것도 결국은 인터넷에 매달려 있는 건데.. ㅠ.ㅠ
아니야... 이런 글 쓰는 건 나를 정돈하는 시간이니깐 가치가 있어...
아니야... 이런 식으로 용납을 하다 보면 결국은 결심이 무너져...
에잇... 이게 뭐람.

P.P.S. 혜선이가 이번 주 토요일에 논자시를 본다.
논자시 준비하느라고 요즘 정신 없는데, 부디 논자시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혜선이 화이팅... !o!
애플 컴퓨터를 처음 본 건 사실 초등학교 때였다. 그 시절 우리나라 컴퓨터 시장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컴퓨터가 있었다. Apple 계열, MSX 계열, 삼성에서 나온 SPC 계열. 나는 그 시절에도 애플을 써 본 적은 없었다. 그냥 친구들 집에 가서 구경만 해 봤을 뿐. 우리 집에서는 MSX(아이큐 1000!!)를 썼는데, MSX용은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상당히 비쌌기 때문에 주로 팩,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했지만, 애플을 쓰는 친구들은 뽀대 나는 디스켓(요즘 애들은 잘 모르는 5.25인치 커다랗고 팔랑거리는 정말 floppy disk..)을 썼고, 애플에서는 로드런너, 울티마 시리즈와 같은 화면은 좀 구려도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는 IBM XT로 시작하여 고등학교 때 386 PC를, 대학교 2학년 때는 Pentium Pro PC를, 그리고 대학원 들어와서는 잠깐 상훈이한테서 구입한 대우 Solo 노트북을 쓰다가 Pentium III 600MHz가 장착된 IBM Thinkpad를 써왔기 때문에 non-PC 컴퓨터는 사용하지 않았다. (와~~ 나도 생각해 보면 컴퓨터 많이 샀다.... 정말 많이 바꾸는 사람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그래도 우리 집안의 경제력 등을 감안하면 우리 부모님은 정말 내가 사달라고 조르면 잘 사 주셨다. 부모님께 다시 감사...)

애플에서는 항상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나를 처음으로 뿅 가게 만든 건 작년 초에 등장한 일명 호빵맥이라고도 하는 new iMac이다. 정말 이쁘게 생겼다. 그리고 new iBook 시리즈도 정말 매력적이다. 하얗고 뽀샤시한 그 디자인으로 일단 사람을 확 끌어당긴다. 이 넘들은 기계 자체의 성능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아름다움 때문에라도 정말 사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요즘은 최고의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는(물론 iBook의 가격대 성능비도 장난이 아니지만) eMac과, 최고의 뽀대와 가격(넘 비싸다)을 자랑하는 PowerBook G4도 자꾸 눈길을 끈다.

계속 디자인 얘기를 했지만, 사실 애플 컴퓨터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그 OS에 있다. 요즘 인텔이나 AMD 같은 데서 나오는 무지막지한 스피드를 자랑하는 CPU들에 비하면 상당히 느린 편인 Motorola의 G4나 G3 같은 CPU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아키텍처, 그리고 이 세상 어떤 OS보다도 멋진 Mac OS X이 있기에 애플 컴퓨터에 관심이 가고 만다. BSD Unix를 기반으로 하고, 예전에 잠시 이 세상을 달궜다가 사람들의 무관심과 빈약한 경영 전략 때문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NextStep을 이어받은 OS인데, 껍데기가 상당히 예쁜 것 뿐 아니라 그 안정성과 편의성 등은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내가 애플 컴퓨터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금전적인 문제를 제외한 가장 큰 걸림돌은(사실 돈이 웬수다... 돈만 많으면 문제가 있어도 맘에 들면 사겠지... ㅠ.ㅠ) 인터넷 문제다. 우리나라는 사실 거의 모든 사이트가 Windows&MS IE에서만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에(HTML 자체의 문제 말고도 ActiveX를 사용한 플러그인이 더 심각한 문제다. 인터넷 뱅킹같은 걸 하려면 Linux나 Mac을 쓸 수 없다. 물론 vmware나 Virtual PC 등을 쓰면 되긴 하지만 귀찮을 것 같다...느리기도 하고.

내 언젠가 부자가 되는 날이 오면 원 없이 질러보리라... 흑흑...
이런 글 쓰고 앉아 있으면 더 기분이 꿀꿀해진다.

그래도 난 내 ThinkPad를 참 좋하하고,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Tom Hanks, Jude Law 등이 나오는 영화.
지난번에 빌린 광복절 특사(차승원, 설경구 연기가 잘 어울리긴 했으나 좀 약하다. 스토리 자체가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못하고 웃음을 이끌어낼만한 꺼리도 빈약한데다가 뭔가 비꼬는 맛도 없다... 2.5/5)를 돌려주고는 품행제로를 빌려오고 싶었으나, 품행제로는 역시 대여중... 어떤 걸 빌려볼까 고민을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톰 행크스 아저씨가 나오는 로드 투 퍼디션을 보기로 했다.

퍼디션은 톰 행크스의 처형(처제? 하여간 sister in law)가 있는 곳의 지명인데, 이 영화에서 그 곳은 설리반(톰 행크스)과 그 아들이 도망가고자 하는 장소로, 약간 천국 같은 장소로 그려지고 있다. 결국 톰 행크스는 그 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힘들게 돌아오자마자 아들을 남겨둔 채로 자신을 노려오던 다른 킬러의 손에 이 세상을 떠나고 말지만...

톰 행크스가 연기한 설리반은 악인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는 그와 아들의 6주간의 여정을 그리는 것이다보니 설리반이 나쁜 사람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은인이 부여한 임무에 충실했던 사람일 뿐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에는 설리반의 아들이 퍼디션의 바닷가에서 설리반에 대한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떤 사람들은 설리반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는 좋은 면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고 하기도 한다... 어쨌든 설리반의 아들에게는 그는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한 명의 소중한 아버지다. 그에게 그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가...

내 기억으로는 톰 행크스와 폴 뉴먼이라는 초특급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그다지 흥행을 하진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이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 내가 거의 영화를 보러 다니지 못해서 주의깊게 보지 못했던 탓도 있었겠지만, 주변에서도 "로드 투 퍼디션"을 봤다느니, 그 영화가 어떻다느니 하는 말을 거의 듣지 못했으니, 그다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별 문제는 없으리라.

톰 행크스는 확실히 비열하고 악랄한 사람 역할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그런 인물 역할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예전에 그가 항상 맡았던 역에 비하면 확실히 나쁜 사람으로 등장한다. 어쨌든 이런 역할을 조금 더 딱딱하면서 차가운 느낌을 주는 연기자, 악역을 많이 맡았던 연기자가 맡았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개리 올드만 같은 배우가 나왔다면 "악한이고 선한 사람이고를 떠나서 어쨌든 나의 아버지였던 사람"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영상은 꽤 괜찮다. 영상은 그 시절, 대공황 시절의 황량하고 쓸쓸하면서 서글픈 그런 정서를 잘 살리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꽤 멋진 촬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참 부러웠던 건 그 연기자들의 연기였다. 괜히 후까시 잡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배역을 너무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 영화도 잘 만들긴 하지만 단역이나 아주 세세한 면에서 볼 때까지 연기가 괜찮다고 할만한 영화는 별로 못 본 것 같다.

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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