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 팬, cast iron skillet, 무쇠 주물 팬은 말 그대로 철을 가지고 주물 공정으로 만들어낸 팬이다.


선수들:

이래저래 사다 보니 주물 제품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르 크루제처럼 비싼 건 안 샀기 때문에 돈을 아주 많이 들이진 않았다.

Lodge 10.25" cast iron skillet - 가장 많이 쓴다. 거의 일주일에 4-5번은 쓰는 듯

Lodge 10.25" cast iron grill pan - 이건 주로 고기나 빵에 그릴 자국이 필요할 때 쓴다. 아무래도 접촉면적이 적다 보니 익힘 정도는 그냥 평평한 팬이 낫다.

Lodge 10.5" cast iron griddle - 주로 아침 준비할 때 쓰면 좋다. 베이컨이나 달걀 같은 거 구울 때.

Lodge 12" cast iron skillet - 10.25" 제품이 좀 작아서 샀다. 고기를 많이 굽는다든가 온 식구가 다 먹을 볶음밥을 볶는다든가 할 때 쓴다.

Lodge cast iron reversible grill/griddle 20" x 10.44" - 온 식구 아침 준비할 때 조그만 팬들로는 좀그래서 스토브 두 개에 걸쳐 올려놓고 달걀, 햄, 베이컨 등등을 조리할 수 있는 걸 샀다. 근데 제대로 써먹은 건 한 번 밖에 없어서 약간 자괴감 든다. 그래도 면적이 넓으니까 온 식구 아침 빨리 준비할 때 좋긴 했다. 전 같은 거 부칠 때도 좋을 듯. 앞으로 좀 자주 써야지. 

Staub Cocotte enameled cast iron, 4 qt. - 무쇠 솥을 이거 하나만 산 건 좀 아쉽다. 더 큰 게 필요할 때도 있는데. 오븐에 넣고 오래 조리하는 스튜나 더치 오븐 빵 같은 거 만들 때도 쓰지만, 일반적인 찌개 끓일 때도 좋다. 오랫동안 천천히 끓이는 요리에는 다 좋은 듯. 김치찌개 여기다 끓일 때가 제일 맛있더라.


팁:

페이스북에서 Lodge cast iron 페이지를 팔로우하면 주물제품에 관한 정보 및 주물 팬을 사용하는 다양한 요리법을 종종 받아볼 수 있다.


장점:

1. 저렴하다. 물론 저렴하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브랜드가 유명하지 않은 제품은 3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세 개를 묶어서 팔기도 하고 그런다.

2. 오래 쓴다. 그럭저럭 관리 잘 하면 대를 물려서 쓸 수 있다. 테플론 코팅팬 같은 경우 사용량이 많으면 몇 달 정도 쓰다가 코팅이 조금 긁히거나 변성되는 것 같으면 버려야 하지만 주물 팬은 그럴 일이 없다.

3. 마구 다뤄도 된다. 시즈닝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고들 생각하지만, 음식을 볶을 때 금속 포크로 마구 휘저어도 되고, 금속제 뒤집개로 막 벅벅 긁어도 되고, 딱딱하게 눌러붙은 음식 찌꺼기 같은 걸 철수세미로 세게 긁어서 떼어내도 된다. 세제 같은 거 쓰지 말라는 얘기도 있지만, 제조사에서도 중성세제 써서 설거지하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들 얘기하고 있다.


단점:

1. 녹이 슬 수 있다./시즈닝 관리가 어렵다. 아마 이 점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같은데, 조금 경험해 보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게 애정을 써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시즈닝을 유지할 수 있다.

2. 무겁다. 이건 처음 살 때는 별 신경들을 안 쓰는 것 같은데, 꽤 무겁다. 프라이팬을 한 손으로 들고 흔든다든가 음식을 툭 튕겨서 뒤집는다든가 하는 기술은 쓰기 어렵다.

3. 산성이 강한 요리는 곤란하다. 시즈닝이 정말 잘 된 팬이면 괜찮다고 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식초, 산성 과일즙, 토마토 소스 다량, 와인 등등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를 할 때는 무쇠팬은 안 쓰는 게 좋다. 녹이 슬기 쉽기 때문이다.


관리 방법은 이 영상 한 번 보고 따라하면 된다.



시즈닝용 기름:

대체로 발연점이 높은 식용유를 추천한다. Cast iron conditioner 같은 걸 사서 써도 되지만, 꼭 그걸 쓸 필요는 없다. 제일 많이들 추천하는 건 아마씨유(flaxseed oil). 나는 아마씨유는 안 샀고, 그냥 적당한 식용유(그렇다고 올리브유 이런 건 안 되고, 적어도 콩기름 정도는 돼야... 향이 강하지 않고 발연점이 높은 걸 추천)를 쓰거나 아니면 돼지기름(삼겹살이나 베이컨 구웠을 때 생긴 기름을 커피 필터로 걸러서 입구가 큰 유리병에 모아뒀다가 요리에 써도 좋다)을 쓴다.


처음에 시즈닝할 때:

1. 깨끗하게 닦은 팬을 스토브에 올려놓고 중불로 달군다. 오븐이 있으면 오븐도 최고 온도로 예열한다.

2. 손잡이의 뿌리 쪽(팬에 가까운 쪽)에 엄지손가락을 댔을 때 좀 뜨뜻하게 됐다 싶어지면 기름을 약간 뿌리고 키친타월로 표면 전체에 골고루 발라준다. 팬 안팎, 위 아래 전체에 기름을 바른다. 흥건하게 바른다기보다는 표면 전체에 기름이 묻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금만 바른다. 너무 많이 바르면 시즈닝 끝나고 나서 끈적끈적해진다. 새 키친타월로 전체를 다시 한 번 더 닦았을 때 키친타워에 기름이 살짝만 묻는 정도면 된다.

3. 예열된 오븐에 뒤집어서 넣고 1시간 정도 굽는다. 오븐을 끄고 오븐 안에서 천천히 식힌다. 오븐을 안 쓴다면, 그냥 스토브 위에서 최대한 뜨거운 온도로 (팬에서 연기가 난 후에도 1분 정도 더) 가열했다가 불을 끄고 그대로 식혀주는 정도로도 괜찮다.


평상시 관리:

그냥 생각날 때마다 팬을 살짝 달군 다음 기름 살짝 뿌리고 키친타월로 전체에 기름 쓱쓱 바른 다음 식혀서 보관한다.


사용 후 관리:

가능하면 사용 후에 팬이 완전히 식기 전에 정리를 해 주면 좋다. 반드시 팬이 미지근한 수준까지는 식혀야 하며, 온수로 음식 찌꺼기랑 눌어붙은 것만 잘 제거해 주면 된다. 나는 주로 온수를 뿌리면서 부드러운 망사 수세미로 닦는다. 끈적거리는 게 묻어 있고 그러면 주방세제로 닦는다. 

(음식 찌꺼기가 많이 붙어 있으면 금속제 뒤집개 같은 걸로 긁어서 제거해 주거나 Lodge에서 파는 pan scraper 같은 걸로 긁어낸다. 그렇게 해도 잘 안 벗겨지면 팬에 굵은 소금을 넉넉히 뿌린 다음 스카치 브라이트 같은 수세미로 문질러주면 잘 벗겨진다. 정말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것 같으면 쇠 수세미를 동원해도 좋다. 대신 좀 과격한 방법을 썼을 때는 아무래도 시즈닝도 많이 벗겨지기 때문에 다시 시즈닝을 한 번 해 줘야 할 수도 있다.)

설거지를 다 하고 나면 팬의 물기를 닦은 다음 팬을 다시 스토브에 올려서 중불로 가열한다. 물이 깨끗하게 날아가서 건조가 끝나고 나면 기름을 살짝 뿌린 다음 키친 타월로 기름을 골고루 발라준다. 팬을 들어올려서 바닥에도 기름을 잘 발라준다. 스토브 불을 끄고 식힌 다음 정리한다.


녹 제거:

녹이 슬었다고 자괴감 같은 거 느끼고 그러지 말자. 그럴 수 있다.

원한다면 사포 같은 걸로 긁거나 그라인더로 갈아도 되지만, 일단 제일 먼저 해 볼 방법은 굵은 소금을 팬 전체에 골고루 충분히 뿌리고 통감자를 반으로 잘라서 잘린 면으로 소금이 뿌려진 팬을 원을 그리며 문질러 주는 방법이다. 감자에서 나온 수분이 소금을 덩어리지게 만들어주고, 소금이 연마제 역할을 하면서 녹을 깨끗하게 벗겨준다. 그리고 나서 처음 시즈닝할 때와 같은 과정을 한 번 거쳐주면 된다.



사용시:

스테인리스 스틸 팬과 마찬가지로 예열이 아주 중요하다. 예열이 잘 안 되면 음식이 달라붙지만, 시즈닝에 예열 잘 돼 있고, 기름 적당히 뿌려줬을 때는 거의 잘 달라붙지 않는다. 원하는 불 세기로 2-5분 정도 충분히 예열을 해 준다. 잘 관리된 무쇠 팬이라면 스크램블드 에그를 만들어도 안 달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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