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가 처음에는 포근해서 시시하더니 얼마 전부터 갑자기 확 추워지네요.

설 명절을 맞이하여 부모님 댁에 갈 예정인데 저녁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추운 겨울에 잘 어울릴 만한 스튜를 만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오래 걸리는 음식이긴 하지만 오븐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길 뿐 실제 요리 활동이 힘든 요리는 아니라 주말에 느긋하게 만들어 먹으면 좋습니다.

제가 참고한 조리법은 여기에 있습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쇠고기 목심 1.36 킬로그램
소금 2 tsp
후추 1 tsp
올리브유 3 tbsp
양파 2개
다진 마늘 8알
발사믹 식초 2 tbsp
토마토 페이스트 1.5 tbsp
중력분 1/4 컵
드라이 레드와인 2 컵
쇠고기 육수 2 컵
물 2 컵
월계수잎 1장
말린 타임 1/2 tsp
설탕 1.5 tsp
당근 4개
감자 450그램
파슬리 약간

보통 쇠고기 스튜는 chuck roast(목심) 부위로 하는데, 롯데슈퍼에 갔더니 목심은 한우만 팔고 100그램당 5000원에 육박하더군요. 미국산 냉장 갈비를 팔길래 그걸로 사 왔습니다. (그래도 고기값이 1.5 킬로그램에 34,000원 넘게 들어가네요 ㅠㅠ)


재료를 썰기 전에 오븐을 켜서 165도(화씨 325도)로 예열합니다.

우선 고기 표면 물기를 키친타월로 눌러서 제거한 다음 손질을 합니다. 원래는 목심을 3-4 cm 크기로 깍뚝썰기를 해야 하는데, 갈비뼈에 붙어있다 보니 그렇게는 못하고, 적당한 크기로 뼈에 붙어있는 상태로 잘라주기만 했습니다. 나중에 뜯어먹기 좋게 말이죠.


이렇게 적당히 자르고 소금 후추를 뿌려 밑간을 한 다음 솥에 굽습니다. 오븐에 넣을 수 있는 솥을 써야 하는데요, 더치오븐 같은 게 좋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에 있는 주물냄비는 좀 작아서 다른 냄비를 썼습니다. 대략 6 리터 정도 되면서 오븐에 넣을 수 있는 용기를 쓰시면 됩니다.

한꺼번에 냄비 가득 다 넣어서 굽지 마시고, 바닥 위에 한 층 정도만 올라가도록 세 번 정도에 나눠서 구워주세요. 올리브유를 한 테이블스푼 정도 넉넉하게 넣고 고기 표면이 바삭하게 익혀질 정도로 강한 불로 세게 굽습니다. 속까지 익을 필요는 없으니까 표면 전체가 팍 익을 정도로 골고루 구워주세요. 냄비에 고기가 눌어붙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맛의 원천이 됩니다. 다 익은 고기는 집게로 집어서 적당한 그릇에 잠시 보관합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고기를 넣어서 구울 때도 올리브유를 한 테이블스푼씩 넣어줍니다.

고기를 다 굽고 난 냄비에 양파(얘도 3-4 cm 정도 크기로 썰어줍니다)와 다진 마늘, 발사믹 식초를 넣고 볶습니다. 나무나 실리콘 주걱으로 바닥에 눌어붙은 고기의 흔적들을 잘 긁어서 양파, 마늘과 함께 잘 볶아줍니다.


이렇게 5-8분 정도 볶고 나서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몇 분 정도 더 볶습니다. 그리고 덜어뒀던 고기를 냄비에 다시 넣고 같이 볶아줍니다. 고기를 덜어둔 그릇에 아마 육즙이 좀 빠져나와 있을 텐데 싹싹 긁어서 다 넣어줍니다. 아까우니까요. ㅎㅎ

여기에 밀가루를 뿌리고 잘 풀리도록 1-2분 정도 잘 저어줍니다. 여기에 와인(좋은 와인을 쓰면 좋지만 저는 그냥 롯데슈퍼에서 한 병에 6500원에 파는 거 사서 썼어요), 쇠고기 육수(동네 슈퍼에서는 안 팔아서 그냥 물에 다시다 타서 넣었습니다), 물, 월계수잎, 타임, 설탕, 소금, 후추 넣고 잘 저으면서 끓입니다. 바닥에 눌어붙은 거 잘 긁어서 떼어주고 한 번 후루룩 끓입니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냄비 뚜껑을 덮어서 예열된 오븐에 냄비째로 넣고 2시간 동안 조리합니다.

그리고 당근과 감자를 적당한 크기(대충 고기랑 비슷한 크기)로 썰어서 준비해 뒀다가 2시간이 다 지나고 나면 냄비를 꺼내서 당근과 감자를 넣어줍니다. 그리고는 다시 뚜껑 닫아서 오븐에 넣고 1시간 동안 더 조리해 줍니다. 흐물흐물 무른 감자/당근을 좋아하시면 처음에 양파 볶을 때부터 감자 당근 다 넣어도 되고 고기를 한 시간만 익힌 다음 당근 감자 넣고 두 시간 익혀도 됩니다.


위에 재료에는 안 적었는데, 너무 감자 고기 당근만 보이니 색이 좀 안 예뻐서 브로컬리를 추가했습니다. 브로컬리는 생으로도 잘 먹으니까 그냥 마지막에 생으로 또는 살짝 데쳐서 넣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만든 걸 바로 먹어도 맛있고 하루쯤 차게 뒀다가 다시 데우면 더 맛있답니다.

추운 겨울 가족들 모여앉아 함께 따끈하게 먹을 수 있는 쇠고기 스튜였습니다. (서양식 갈비탕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목심 대신 갈비를 쓰기도 했지만, 그냥 목심 써도 갈비탕이랑 되게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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