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즈 시스템에 연결된 프린터를 사용하는 게 그리 어려운 건 아니지만, 가끔씩 아주 드물게 적당한 드라이버를 찾을 수 없는 기종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종을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해서 적어 봅니다...

요즘은 웬만한 좋은 프린터들은 USB나 패러렐 인터페이스 외에 RJ45 소켓을 갖추고 있에서 랜 선으로 허브에 연결하기만 하면 되고(심지어 IEEE 802.11b/g를 갖추고 있어서 그것도 필요 없는 것도 있죠), LPD/LPR을 이용한 IP 인쇄를 비롯하여 다양한 인쇄 프로토콜을 지원합니다. 플랫폼하고 상관 없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용하기가 상당히 수월한 편이죠. 그리고 맥에서도 CUPS, gim-print 등을 통해서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 - 사실상 거의 모든 프린터라고 보면 되죠 - 는 전부 사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우리 실험실에서는 Panasonic의 Workio DP-2500이라는 복사기, 스캐너, 팩스 복합기를 사용합니다. 이게 상당히 편리한 사무기기긴 한데, 매킨토시용 드라이버를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어서 그동안 제대로 쓰질 못하고, pdf 파일을 저장해서 옆에 있는 윈도우즈 머신으로 인쇄를 하곤 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을 해 보니, linuxprinting.org의 메일링 리스트로 보이는 곳에 Generic PCL6/XL printer 에뮬레이션이 되니까 그에 해당하는 PPD 파일을 다운 받아서 쓰면 된다는 답변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몇 시간을 씨름해도 안 됐습니다. 다시 한 동안 구글링을 해 보니 결국 pcl 6 emulation은 옵션인 듯 하더군요.

그래서 사용한 방법이 바로 http://iharder.sourceforge.net/macosx/winmacprinter/ 에서 소개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방법은 윈도우즈 컴퓨터에 연결돼서 잘 돌아가고 있는 프린터라면 무조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천하무적의 공유 방법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불편하기 때문에 맥에서 쓸 수 있는 PPD 파일이 있는 프린터를 사용할 때는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방법이죠. 어쨌든 저는 DP-2500의 맥용 드라이버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썼습니다.

생각보다는 간단합니다. 위에 있는 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일단 윈도우즈에서 연결해서 잘 쓰고 있는 프린터가 있어야 되겠죠?

2. 그 프린터가 연결돼 있는 컴퓨터에 몇 가지 프로그램을 깔아야 합니다.
Ghostscipt를 깔아야 합니다. 일반 윈도우즈용(32비트) 8.51 버전은 여기에서 다운 받아서 설치하시면 됩니다. 뭐 설치 복잡할 것 없고, 그냥 바로 실행해서 설치하시면 끝납니다.
그리고 GSView도 깔아야 합니다. 윈도우즈(32비트)용 4.7 버전은 여기에서 다운 받아서 설치하시면 됩니다. 이것도 그냥 실행시키고 몇 번 클릭만 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프린터 포트를 리다이렉트시켜주기 위한 RedMon (Redirection Port Monitor)을 깔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다운 받아서 설치해 주시면 됩니다.

이제 프린터 설정을 해야 합니다. 위에 소개시켜 드린 사이트에 나와있는 대로 쭉 따라하면 되는데, 영문 윈도우즈 XP 기준으로 나와 있지만, 뭐 따라하기는 쉬울 겁니다.

간단하게 한글로 요약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면 캡처를 안 해 놨네요... 앞에서 소개한 사이트에 있는 그림들을 참고해 주세요. 저작권 등의 문제로 그림을 바로 링크하지 않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시작->프린터 및 팩스 선택, 프린터 추가 선택, "다음" 클릭

2. 로컬 또는 네트워크 프린터를 선택하는 부분에서 "이 컴퓨터에 연결된 로컬 프린터" 라디오 버튼 선택, 그 밑에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프린터를 자동으로 검색 및 설치" 박스는 선택 해제. "다음" 클릭

3. 프린터 포트 선택하는 화면에서 아래쪽의 "새 포트 만들기" 라디오 버튼 클릭. 포트 종류를 고르는 리스트에서 Redirected Port 선택. "다음"을 클릭하면 포트 이름을 입력하라는 팝업 창이 뜨는데, "RPT1:"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됩니다. OK를 클릭하면 프린터 기종 선택하는 창이 뜹니다.

4. 프린터 기종은 아무 거나 해도 되는데, 나중에 맥에서 드라이버가 잘 지원되는 걸로 고르는 게 좋으므로 Apple 프린터 중에서 PS 프린터 종류로 고르는 게 제일 무난한 듯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페이지에서는 컬러 프린터를 사용할 거라서 Apple Color LW 12/660 PS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그냥 흑백이라서 Apple LaserWriter 16/600 PS를 선택했습니다. 컬러인지 아닌지에 따라 둘 중에 골라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드라이버가 이미 컴퓨터에 있으면 기존 드라이버를 쓸지 새 드라이버를 쓸지 물어볼 텐데, 그냥 기존 드라이버 쓰시면 됩니다.

6. 다음으로 넘어가면 프린터 이름을 입력하라고 하는데, 적당히 하시면 됩니다. 저는 그냥 Ghostscript라고 했습니다. 그 밑에 있는 기본 프린터로 사용하겠냐는 물음에는 "아니오"를 선택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7. 프린터 공유 여부를 물어보는데, 이 때 주의할 점이 "공유하지 않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유할 프린터는 잠시 후에 다시 만들 거니까 여기에서는 꼭 공유하지 않는 걸로 선택해 주세요.

8. 다음으로 넘어가면 테스트 페이지를 인쇄하겠냐고 물어보는데, 그냥 아니오 선택하세요. 어차피 아직은 아무 것도 인쇄 안 됩니다.

9. 프린터 추가 마법사 종료.

자, 한 숨 돌리시기 전에 한 가지만 더 합시다. 프린터 및 팩스 창에 보면 방금 추가한 프린터(제 경우에는 Ghostscript) 아이콘이 있을 겁니다. 그 아이콘을 오른쪽 클릭해서 "속성"을 선택해 주세요. 거기 보면 "포트" 탭이 있을 텐데, 그 탭을 열고, RPT1: 포트를 선택한 다음 "포트 설정" 버튼을 클릭하세요.

제법 복잡해 보이는데, 맨 위의 에디트 박스에서는 이 포트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리다이렉트할지를 지정하면 됩니다. Browse 버튼을 클릭하시고 나서 C:\Program Files\Ghostgum\gsview\gsprint.exe 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경로는 설치할 때의 옵션과 버전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최신 버전을 기본으로 설치할 때를 기준으로 하면 위와 같습니다. iharder.sourceforge.net 사이트에 있는 사진하고는 경로가 조금 다르죠.) 두 번째 빈 칸에는 gsprint.exe 프로그램으로 전달할 인자를 적어줘야 하는데, 실제로 출력할 때 사용할 프린터의 이름(제 경우에는 Panasonic DP-2500)을 알아야 합니다. 미리 프린터 및 팩스 항목에서 원래 잘 쓰고 있던 프린터가 어떤 이름으로 지정돼 있는지 확인해서 그대로 입력하시면 됩니다.
-printer "Panasonic DP-2500" -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위 사이트에서는 컬러라서 -color 옵션이 추가돼 있지만, 저는 흑백이라서 그 옵션을 뺐습니다. 여기에서 "Panasonic DP-2500" 부분을 여러분의 프린터 이름에 따라 바꿔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실행" 리스트에서는 "숨김"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프린트 할 때마다 그 윈도우 머신에서 창 뜨고 귀찮게 굴 겁니다.

그리고 나서 "일반" 탭으로 돌아가셔서 테스트 페이지를 인쇄해 보세요. 잘 나오면 일단 한 고비는 넘긴 겁니다.

이제 유닉스 인쇄 서비스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윈도우 XP 씨디가 있어야 하고, 리부팅을 해야 합니다.
시작->제어판->프로그램 추가 및 제거를 선택한 다음, 왼쪽에서 윈도우즈 구성요소 추가/제거를 클릭합니다.
그 다음 "기타 네트워크 파일 및 인쇄 서비스"를 선택하셔서 "유닉스 인쇄 서비스"를 선택합니다. 윈도우 XP 씨디를 요구할 수도 있는데, 씨디 넣고 몇 번 클릭하면 설치 끝나고 리부팅하든지 할 겁니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시스템 관리에서 "서비스" 항목을 선택한 다음, TCP/IP print server라는 서비스를 찾아서 오른쪽 클릭해서 "속성"에서 자동으로 시작하는 걸로 옵션을 수정해 주셔야 합니다.

그게 끝나면 마지막으로 다시 프린터를 추가해야 합니다.
프린터 추가 마법사를 시작하고, 로컬 프린터로 설정, 플러그 앤 플레이는 설정 해제합니다. 그리고 프린터 포트 선택할 때 새 포트 만들기로 들어가서 LPR Port를 선택합니다. 여기에서 팝업 창이 뜨는데, Name or address of server providing lpd 자리에 IP 주소를 입력하고, Name of printer or print queue on that server에 아까 만들었던 프린터 이름을 집어넣으면 됩니다. 다음으로 넘어가서 프린터 종류는 앞에서 만들었던 프린터를 다시 선택하면 되고요... 그 뒤에 프린터 이름은 실제로 공유할 때 사용할 프린터 이름(저는 GhostscriptLPR이라고 했습니다)을 적어주면 됩니다. 다음으로 넘어가서 프린터 공유 섹션에서, 이번에는 프린터를 공유하는 걸로 하고, 공유 이름을 적당히 적어주시면(저는 전과 마찬가지로 GhostscriptLPR) 됩니다. 경고창이 하나 뜨는데, 그냥 예를 선택하고 넘어가시면 되고요... 위치 및 설명 적당히 채워주고 테스트 인쇄 한 번 해 주세요. 그리고 나서 프린터 추가 마법사를 종료하면 윈도우즈 쪽에서 할 일은 다 끝납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Mac OS X에서 프린터를 추가시켜주는 일이 남았습니다. 메뉴에서 사과 마크를 클릭하시고 "시스템 환경설정"을 클릭하신 다음 프린트 & 팩스 메뉴로 들어갑니다.

거기에서 왼쪽 아래에 있는 + 아이콘을 클릭해서 프린터 브라우저를 띄웁니다.
프린터 종류로는 Line Printer Daemon - LPD 를 선택하시고, 주소에는 프린터가 연결된 윈도우즈 머신의 IP 주소를, 대기열에는 아까 지정한 프린터 공유 이름을 적어 주시면 됩니다. 맨 아래에 있는 사용 프린터 리스트에서 공유용 프린터를 만들 때 사용한 기종과 같은 기종(제 경우에는 Apple LaserWriter 16/600 PS)을 고르시고 맨 아래 있는 "추가" 버튼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아마 이 과정을 모두 마치시고 나면 프린팅이 잘 될 겁니다. :)

별 문제 없이 일이 다 잘 진행되면 한 30분이면 프린터를 쓰실 수 있습니다. :)

그림도 없이 글로만 다 때우려 하니 읽는 분 입장에서 좀 힘드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시간 되면 나중에 그림을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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