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빠, 건강한 남편이라는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지난 4월 말부터 연구실에서 가까운 자연대 헬스장에 등록해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요, 그동안 매우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곤란하겠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 이상, 웬만하면 네 번 이상은 운동을 했으니 그럭저럭 열심히 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게을러져서 처음에는 아침 일찍 운동을 했지만 요즘은 저녁 때 운동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긴 합니다만...

원래 운동 시작할 때 바로 했어야 했는데, 결과가 두려워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 체성분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뭐... 참담합니다. 옛날 옛적에 포스코 헬스장에서 체성분 검사를 받았을 때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데...

지방 20 kg을 줄이면 건강한 몸매가 된다고 하는군요... 앞으로 이마트 같은 데 갈 때마다 1L 짜리 우유통들을 볼 때마다 저거 스무 개 정도 분량의 지방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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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Apple - Nike + iPod 페이지

원래 말랐던 적도 없었고, 그렇잖아도 남 부럽지 않은 많은 지방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쪄 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6개월 머무르는 동안에는 차도 없고, 연구소가 집에서 적당히 먼 거리에 있다 보니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별로 의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좀 빠졌었습니다. 그나마 좀 살이 빠진 제 모습을 보고 와이프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죠...

그러나... 다시 한국 와서 차 타고 출퇴근하다 보니 어느새 체중은 계속해서 최고치를 갱신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한 바퀴라든가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 몇 바퀴 같은 프로젝트는 작심삼일은 커녕 한 번 하고는 귀차니즘의 압박에, 또는 바쁘다는 핑계로 무기한 연기되곤 했습니다.

Nike + iPod은 애플에서 나이키와 함께 개발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터넷 서비스로, 아이팟하고 무선으로 연결되는 센서를 운동화에 집어넣고 (운동화 깔창 아래쪽에 센서를 집어넣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기를 하고, 나중에 운동이 끝나고 나서 아이팟을 컴퓨터와 싱크하면 (거리, 속도, 경사도 등 코스에 대한 각종 정보가 포함된) 운동 기록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기존 기록들하고 비교를 한다든가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뭐 이런 장치가 처음 나온 것도 아니고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장치들을 만들었지만, 아이팟과 만났을 때 매우 훌륭한 궁합을 자랑하는 조합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단순하게 음악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달리는 리듬에 맞는 음악을 틀어준다든가 지금 몇 킬로미터 달렸다든가 하는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실은 살을 빼야지 하면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걸 살까 헬스클럽을 등록할까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실험실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위치에 자연대 헬스장이 생기면서 그냥 고민은 끝! 오늘 가서 과감하게 6개월치를 등록했습니다. (아... 다음 달 카드대금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6개월치 등록하면 20% 할인을 해 주는 데다가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면 항상 한 두 달 다니다가 관뒀던 기억이 나서 이렇게 확 질러놓으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가서 봤더니 러닝머신마다 앞에 TV 모니터도 달려 있어서 걷기나 달리기를 할 때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길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긁어버렸습니다. 포스코 체육관에 있는 것보다 훨씬 좁고 러닝트랙도 없고 사우나실도 없이 샤워실만 덜렁 있으면서도 가격은 같다는 단점이 있지만 운동기구 등은 뭐 다 준비되어 있고, 실험실에서 가까우니까 아무래도 가는 데 부담이 덜하니 열심히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기대를 해 봅니다.

일단은 군대 시절 PT test를 할 때 2마일을 13분대에 주파했던 기록을 회복하고, 10 km 45분 기록 달성을 목표로 운동을 해 볼까 합니다. 6개월 뒤에 이 포스팅을 다시 봤을 때 부끄럽지 않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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