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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포스트닥이 주인공인 시트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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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칠판에서 저런 식도 보고, 파인만 다이어그램도 보고...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있습니다 그려...

물론 이공계인들이 보기에 유난히 더 재미있는 거긴 하겠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꽤나 자학적인(자기들을 nerd나 geek으로 몰아가며 웃음을 주는) 면이 많지만 말이죠...

주제가 가사도 깹니다...

Our whole universe was in a hot dense state.
Then nearly 14 billion years ago expansion started.
Wait.
The earth began to cool. The autotrophs began to drool.
Neanderthals developed tools. We built the wall. We built the pyramids.
Math, Science, History, unraveling the mystery.
That started with a big bang.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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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얼마 전에는 네이버에 연재중인 정글고등학교에서 위와 같은 양자역학 스핀 문제를 본 일도 있긴 합니다. 정글고등학교 작가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손으로 식 적은 모양새가 꽤나 능숙.... 정말 물리를 전공하신 분이 아닐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 열등감을 선사한 이가 수도 없이 많이 있었지만, 오늘 또 다른 한 명을 발견했다.

이 사건은 Physical Review focus를 훑어본 데서 시작했다. 별 생각 없이 Virtual Journal of Nanoscale Science & Technology를 보다가 왼쪽 한 구석에 있는 News 섹션에서 Holding Nano-objects still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뭔가 싶어서 클릭을 했다. 이 사소한 행동에서 나의 한 시간 동안의 좌절은 시작되었다.

http://focus.aps.org/story/v15/st10
문제가 되었던 그 focus article의 URL



그 글에는 이런 그림이 있었다. 인상주의 회화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 잘 보면 뭔가 액체 안에서 막걷기(random walk)를 하면서 브라운 운동을 하는 입자들의 궤적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유체 안에 있는 입자는 주변 다른 입자들과의 충돌 때문에 한 자리에 있을 수 없고, random walk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주 조그만 꽃가루를 물 위에 띄워놓고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가만히 있지 않고 여기저기로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열등감을 안겨준 이 focus의 주인공, Adam E. Cohen은 작은 입자들(형광 플라스틱 알갱이를 사용. 크기가 대략 20 nm 정도)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걸로 PRL에 한 편, APL에 한 편의 논문을 냈다.

그냥 PRL에서 논문을 뒤지다 봤으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텐데, physical review focus에 나온 내용을 본 게 문제였다. 왜 그렇냐고? PRL 논문의 저자가 한 명이다. 혼자 실험하고 혼자 논문 썼단 말이다. 그리고... 대학원생이었다. 대학원생이 실험을 하면서 지도교수 이름도 없이 혼자 논문을 내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런데 PRL이라니... 그냥 논문을 봤으면 그냥 교수인가보다 하고 넘어갔을텐데, PRL focus를 읽는 바람에 대학원생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너무 궁금해서 뒤져보니... 이 사람 79년생이다. 나보다 네 살이나 어리다. 근데 하버드에 97년에 입학했다. 월반 등이 비일비재한 미국 교육을 감안할 때 뭐 그리 주눅 들만한 건 아니다... 근데 다른 경력도 제법 화려하다. 하버드 졸업하고 캠브리지에서 2년 후에 박사 학위를 받는다. 영국 학제가 어찌 되는지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 PhD다. 그리고 나서 지금은 Stanford에서 다시 박사과정 학생으로 있다. (조금 이상하다... 박사 받고 또 박사과정을 들어가다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고등학교 때도 각종 경시대회, 대통령 장학금 등을 많이 받았던 듯하다.)

근데 논문도 겁나게 많다. 프로시딩까지 합쳐서 13개. 그 중에 PRL이 세 개, APL이 한 개, JACS가 한 개다. Letters to Editor section이긴 하지만 Science에도 글이 하나 올라가 있다. (혼자 쓴 거다.) PRL 세 개 중에 두 개는 저자가 그 사람 한 명이다. 특허도 세 개. 그 중 하나는 혼자 낸 특허다. 논문 많이 낸 것도 많이 낸 거지만, 그 분야가 상당히 광범위하다. 정말 기 죽는다...

심지어는 페루랑 에쿠아도르를 여행하고 나서 책을 내기도 했다.

알고 보니 유태인이다. (설마 유태인도 아니면서 굳이 히브리어를 배우진 않았겠지...)

어쨌든 살면서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 많이 봐 와서 주눅 든 일들은 많이 있었다. 근데 새삼 오늘 또 이렇게 주눅이 들고 만다...

그 사람 홈페이지: http://www.stanford.edu/~aecohen

열심히 연구해야지... 나도 페이퍼 한 번 내 보자...

마지막으로, 뭐 그리 재미난 건 아니지만, 그 사람이 만들었던, 작은 입자가 브라운 운동을 하는 걸 막는 장치에다가 음악 신호를 입력으로 넣어줬을 때 입자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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